첫째가 열한살이 되었다
나는 요즘 시간이 쏜살같다는 진부한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어른이 되었다. 진통 끝에 태어난 첫째가 어느새 열한살, 4학년이 되었다. 애교많고 엄마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바다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사춘기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보다 바다가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아이가 어떻게 자신의 주장을 하는지, 어떤 점에 집중하는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탐구할 거다. 나는 (철저하게 라고 쓰고 그게 과연 가능한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탐구하고 기록해보려고 한다. 한 아이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과정을 다정하게 지켜봐주고 인정해주는 한 어른이 되어주고싶다.
요즘 변화1.
앞머리를 지켜야 한다.
앞머리를 자주 만진다. 오른손을 들어 앞머리를 꾸욱 눌러 눈썹 아래로 머리가 내려오도록 한다. 마치 이마를 보이면 자신의 힘을 잃을 것 처럼 앞머리를 지켜낸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자고 하면 "앞머리는 안 자를거야"라고 한다. "1센치, 눈썹 근처까지마 자르자"라고 부탁해서 미용실에 왔다. 미용사님께 "저는 조금만 자르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긴장하며 앞머리를 지켜낸다. 1센치도 안 되게 자르거 나면 만족스러운 얼굴로 이 정도면 됐지? 하면서 웃는다. 그래. 네가 지켜낸 앞머리가 중요하다면 중요한 거다. 인정.
할머니 할아버지 주위의 어른들은 그 앞머리가 맘에 안 든다. 그래서 머리해야겠네. 심지어 보기 싫다, 지저분하다고 한다. 아이는 어떤 면에서 앞머리가 맘에 안 드는지 말해주지도 않고 보기 안 좋다 하는 어른들이 맘에 들지 않아 뽀로퉁. 아이와 어른들 사이에서 나는 그저 웃는다. 하하하하.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아이 편에 서 주는 것 뿐.
앞머리를 지켜내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나도 그랬을까.
앞머리를 왜 지켜내려고 해?
음 내 모습이 갑자기 변하는 게 걱정돼서.
그렇구나 그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