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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볼까 마음을 담아

by 연금술사 Mar 26. 2025

작년 어느 날인가 브런치 작가가 되는 과정을 모집하는 이은경 작가님의 링크를 발견했다. 평소 이은경 작가님의 유*브를 즐겨보던 나의 알고리즘을 타고 온 링크였다.  내가 그 링크를 보고 수업을 신청한 이유는 그저 팬심에서 우러난 '이은경 작가님을 볼 수 있는 거야?'라는 작은 마음이었다.


수업이 시작되고 얼떨결에 브런치 작가 타이틀을 얻었지만 잠시 불타오르는 마음에 몇 편 발행하던 글은 심지어 새벽 글쓰기를 주관하면서도 쉽게 사그라들었다.


아침 6시 ~7시 나는 새벽 글쓰기 방을 연다. 그리고 각종 잡다한 행동을 한다. 처음엔 열심히 무언가를 써대고 거침없이 발행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약속은 약속 새벽 글쓰기 방을 여니 글을 쓰지. 않아도 그 시간이 내게 덩그러니 주어졌다. 쓰기 싫은 마음에 멍하니 며칠 앉았있다 책을 읽거나 필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오늘 아침엔 그 시간에 '밀*의 서재'에서 읽어주는 책을 들었다.


처음의 각오와 다르게 나는 점점 더 편안함을 추구했다. 글을 쓰는 수고로움보다는 누가 써 둔 글을 읽거나 필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급기야는 그나마도 귀찮아져서 며칠 전부터는 책을 읽어주는 문명의 이기를 받아들였다.


그러다 문득 오늘 같이 시작한 작가분의 출간 소식을 듣고 여러 생각에 잠겼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흘려버렸던 5개월은 누군가에게는 매일 글을 써서 책 한 권을 발행할 만큼의 시간이었구나

.

그럼 대체 나는 왜 어떤 순간부터 글 쓰기를 멈추었나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았다.


아.. 그 순간이구나..


내가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온갖 생각의 더미 속에 있던 작고 쓸쓸하고 아픈 모습의 내가 보이기 시작했고 그걸 인지한 순간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었구나...


나를 포장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나를 드러내긴 더 싫어서

그냥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글을 중단했구나.


이런 마음을 알고 나니 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겼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사연은 있는 법이고

말하고 싶지 않은 아픔과

말할 수 없는 악한 마음이 있지 않을까

나만 그런 건 아니니

어쩌면 그냥 써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선 쓰자.

어쩌면 내 글에 위로받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해도

내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될 테니

그걸로 족한 것 같기도 하다.


다시 해봐야지 마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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