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마흔
그러나 동시에 그는 시간과 결부되어 위치가 정해진다. 시간 속에 자신의 자리를 두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곡선의 어느 지점에 있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그 곡선을 따라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는 시간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사로잡는 공포를 느끼며 거기에 가장 위험한 적이 있음을 인식한다. 내일, 그는 내일을 바라고 살겠지만, 그의 본연의 존재 자체는 내일을 거부해야만 할 것이다. 이 본능의 저항이 바로 부조리다.
_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삼십세
그늘진 말들이 와서
가만히 안아주었네
빨리 늙고 싶은 마음들이 함께
차가운 맹지에 숨어들었네
끝내 묻지 않고 묻어둘 수도 없는
침묵은 다 벗은 상처의 끝물이었네
서로를 베어물면 햇볕마저 시고 떫었네
누구라도 먼저 져버리길
애타게 기다리지 않고
이미 전생에서 버림받은 말들로
사랑을 나누며 잠이 들었네
바람꽃 앞에 내던진 시간,
늘어진 속옷처럼 놓아버린 마음들이
꽃자리에 머물렀네, 저만치
떠올릴 때마다 새벽 가등이 꺼지네
어스름 속으로 푸르게 돌아보면
짓다 말고 버리고 온 집이 한채,
그 자리에 선 채로 늙고 있네
_박신규 「그늘진 말들에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