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회 읽던 성경을, 어느순간 하루 3회 읽게 되었다. 새벽에 읽던 하루 4장은 유지하되 1장씩 2회, 그러니까 2장이 매일 추가된 거다. 1회는 아이들과 창세기부터 시작한 통독이 지금 출애굽기까지 왔고(중간에 어린이 성경고사가 있어 3달간 통독은 쉬었다), 다른 1회는 남편과 시편 말씀으로 한 달 넘게 예배드리고 있다. 짧게 끝나는 아이들과의 묵상과 달리, 깊고 굵직한 남편과의 나눔.. 아니 남편의 고백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기 너무 아까웠다. 물론 하나님은 하나도 허투루 듣지 않으시지만 내가 더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가급적이면 남편의 고백을 기록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의 말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43:5)
하나님 앞에 떳떳하고 싶어. 요즘 노아의 삶이 자꾸 생각나. 하나님이 홍수가 난대, 그래서 배를 지어. 그것도 산에서. 그 짓을 백년간 해. 노아는 사람들에게 준비하라고 말해도 듣는 이가 없어. 오히려 미쳤다며 손가락질하지.
점점 살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늘 생각해야 해. 부자 청년이 ‘내가 어떻게 영생을 얻을 수 있냐’고 물으니 나눠주라고 했잖아. 부자 청년한테 중요한 건 그거였거든, 재물. 그러니.. 남들 다 하니까 편법을 따라 쓰는 게 아니야. 우리는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해. 그게 비록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지 못해도, 최소한 방해하진 않는 거지.
훗날에 사업이 잘 됐다고 치자, ‘어떻게 키웠어요?’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 ‘남들 다 하는 ㅇㅇ 했어요.. ’라고 말해? 하나님 믿는다는 사람이... 그건 싫어. ‘내 년수가 짧으나 힘들게 살았습니다.’는 야곱처럼, ‘우리가 하나님 얼굴에 먹칠하며 살지는 않겠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싶어. 이 땅에서 인정받지 못해도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고 싶어. 이 땅에서만 살면 어떻게 살든 문제 되지 않지만 그게 아니잖아? 우린 육체가 죽으면 갈 곳이 있는 사람들이니까.
나의 덧붙임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우리는 해도 될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무슨 배짱으로 남편을 독려했는지 모르겠다. 사업은 못해도 10년은 해 봐야 아는 거라지만 우린 만 5년 차다. 그럼 앞으로 5년은 더 해봐야 사업 수완을 운운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아이템으로 여지껏 버텨왔지만 지금 다양한 방향을 찾고 있음에도 사실 쉽지가 않다. 이에 가까운 지인은 ‘슬롯’을 쓰라고 자꾸 권한다. 슬롯은 인터넷 판매자들 사이에 누구나 알만하거나, 이미 사용 중이다. 얼마간을 지불하면 체류시간, 클릭수를 올려 스토어 랭킹순위를 높인다. 순위가 올라가다보니 판매이익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그게 정답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결과로 이어지는 건 사실이다.
남편의 항변은 그런 방법이 하나님 앞에 떳떳하지 않다는 거다. 동시에, 슬롯으로 조금은 쉽게 이윤을 얻는 이들을 보며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편법으로 손익을 보는 이들이 사실 부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진짜 실력을 키울 기회를 상실하는 게 안타깝다면서 말이다. 만일 발각이 돼서 어느 날 스토어가 사라졌을 때를 상상해 보면 그들의 후폭풍은 어떻게 감당할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 역시 그런 남편을 응원하면서도 요즘처럼 심적으로 지쳐있을 때에는, 세상적인 방법 앞에 흔들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람데오’를 기억하며 인고의 시간이 때론 답답하고 힘들고 불안하게 느껴질지라도, 하나님께 소망을 두러 정직한 길을 걷고자, 끝날까지 하나님을 찬양하고자 오늘도 온몸으로 몸부림 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