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이 계절이 모두에게 몽글몽글한 이유

by Joy Jo


한 해의 마지막 계절 전환.

개인적으로는 코 끝이 처음 시큰해지는 11월 말 즈음에 오히려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이 성큼 다가온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곤 한다.


막상 크리스마스이브가 되고, 크리스마스 당일이 다가오면 마치 수평선에 빨려 들어가는 석양처럼 순식간에 한 주가 지나가 버리는 느낌이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덧 어색한 숫자가 달력 위에서 손짓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새해의 패턴이다.


크리스마스이브니까 만들어 본 크리스마스 칵테일

돌이켜 보면 어릴 때부터 정작 당일과 전일은 거의 종교 행사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 버리고 가족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

같은 이유로 크리스마스에 연인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 본 적도 딱 한 두 번 정도뿐이었다. 이제 와 깨닫지만, 정말 융통성 없는 삶을 살며 소중한 청년의 때를 낭비했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그 사회 안에서도 나 외의 다른 대상은 그게 설령 신이라 할지라도 결국 남에 불과한데. 남 눈치를 그렇게나 보며 살았다.

결국은 인간의 해석으로 인해 생겨난 온갖 관습과 행사를 의식하면서, 연말연시에 나에게 오롯이 써야 하는 에너지를 소진해버렸던 것 같다. 사랑을 가르치는 곳에서, 정작 사랑을 배우지 못했다.

교회나 성당 바깥에 있더라도 이 시즌이 모두에게 몽글몽글하고 따스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반복되는 계절과 끝없이 이어져 온 문화적 맥락 속에 그 '사랑'이라는 것이 이미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 해를 잘 살아낸 것에 대한 축하와, 고생했다는 격려와, 앞으로도 잘 해보자는 그 다짐과 결심들이, 사랑이 흐르는 이 계절의 공기 속에 서로를 북돋아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메리 크리스마스!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그 한 마디를 외치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나'를 격려하고 넘어가는 건 어떨까?

늘 타인들 속에 분주하다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리는 그런 크리스마스는 이미 많이 겪어왔으니까.

오늘만 가능한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더없이 즐거운 내가 되어 보는 기회.

이번엔 꼭, 놓치지 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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