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기쁨을 나누는 사람인가?
지난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브랜딩 TF 팀이 꾸려지고 가장 먼저 진행된 일은 구성원들 전체를 지칭하는 네이밍과 그에 대한 정의, 즉 개념을 세우는 일이었다. 투표를 통하여 선정된 '딜라이터(Delighter)'의 표면적 의미와 우리 업의 본질 그 사이 어딘가를 엮어야 했다. 개발 중심의 회사에서 사뭇 생경할 수밖에 없는 이 작업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었던 구성원도 당연히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디엄에 발행된 글 '인생을 기쁘게 바꾸는 작은 습관 (딜라이터의 탄생)'에 공표한 알라미 팀의 새 이름, '딜라이터'에는 사용자 한 명 한 명의 달라진 인생이 가져다준 긍정적인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 새로운 대외 슬로건으로 '나를 바꾸는 알람', '매일 아침, 나를 바꾸는 확실한 성공 습관'을 내세운 것도, 끊임없이 밀려들어 오는 사용자들의 간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나 이만큼 달라졌어!'라고 외치는,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우리의 200만 Daily Active User들이다.
넘치는 기쁨을 흘려버리지 않고 기념일 세듯 리뷰를 수정해가며 메시지를 남기는 사용자들을 보면, 나는 과연 기쁨을 나누는 사람인가 되돌아보게 된다. 미디엄 글에서 소개한 앨리(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가명)의 사연은 흡사 소녀 시절 사귀었을 법한 이름 모를 펜팔 친구의 편지를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어느 아침, 처음으로 원하는 시간에 제대로 일어나 보는 작은 성공을 이룬 앨리가 그녀의 인생에 전무했던 Day Job을 가지게 되고, 작은 성공이 쌓여 승진을 하고, 26년 된 낡은 차를 바꾸고, 마침내는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 안전한 동네로 이사를 가고, 새로운 직장에서 좋은 친구들은 물론 인생의 동반자까지 만나고, 키우고 싶었던 그레이하운드를 입양하는 모든 과정 속에, 우리 딜라이터들이 만든 알라미(Alarmy)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놀라운 소식을 지구 반대편에 마냥 묻어 두지 않고, 딜라이터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담아 전해 주었다. 귀여운 프로덕트 개선 아이디어와 함께.
이 사연을 차근차근 되짚어가며, 나는 딜라이터를 재정의할 수 있었다.
사용자에게 '인생이 달라지는 기쁨'을 주는 것, 그리고 그로부터 기쁨을 얻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일과이다. 딜라이터는 이토록 누군가가 그의 소중한 인생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들이기에, 각자의 책임을 경시할 수 없는 것이다. 사용자와 상호 보완함으로써 유기적으로 진화해 갈 수 있는 것이 서비스이고, 이를 통해 그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 또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 믿는다.
'알람, 그거 그냥 유틸리티잖아. 무슨 할 일이나 업사이드가 남아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딜라이터가 될 수 없을뿐더러, 와서도 큰 실망을 할 수 있다. 현재 33개 언어를 지원하며 종종 플레이스토어에서 142개국에 동시 피쳐드가 되고는 있지만, 그만큼 아직도 할 일이 태산이다. 각 문화권에 따른 세밀한 현지화와 (산더미 같이 쌓인) 사용자들의 애정 어린 요청사항들을 차례차례 제품에 반영해 나가야 할뿐더러, 최근 전 세계로 확장한 구독 모델 고도화의 숙제도 남아 있다. 모두 충분한 시장의 파이와 포텐셜 업사이드가 있기에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다. 기쁨을 주기에 앞서 사업을 존속해야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우리가 하루의 절반을 할애하는 '먹고사는 일'이 누군가를 병들게 하는 일이 아닌,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라면 인류애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중에 내 인생에 쓸 긍정 마일리지 정도는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일과는 별개로, 평소에 어디선가 얻은 기쁨의 소회를 나누고 순환시키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부쩍 하게 된다. 어느 맛집, 어느 미용실, 어느 서비스가 사라지지 않도록, 혹은 그들이 자신을 정의하고 성장하게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최정예 멤버 12명으로 400만 MAU, 200만 DAU를 관리하는 알라미 팀, 딜라이터가 궁금하다면 하단 링크를 참조하여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