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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준 Oct 11. 2019

영화 <우리 마을> GV

#175. 2019 부산국제영화제_영화 <우리 마을> GV


**저는 지금 부산영화제에 와 있습니다. Press Guest로 참가하는 것도 올해로 3년 차네요.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곳에 남기는 영화 중에는 이미 개봉을 확정 지은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영화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올해도 다양한 영화들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짧게나마 전달하려고 합니다. 작년에 쓴 <아워 바디>의 글이 최근에 영화의 개봉 확정과 동시에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 자료들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모든 자료는 전문 혹은 부분 발췌의 형태로 작성과 동시에 기사 자료 혹은 지면 에세이, 관련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우리마을>의 '관객과의 대화(GV)'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진행됐다. 영화를 연출한 고봉수, 고민수 감독은 물론, 고성완 배우를 비롯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이 모두 함께했다.


영화 <우리마을>은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막강한 권력의 악당을 처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기존의 권력을 무너뜨리고 나면 새로운 권력을 탐하는 이들이 생기고, 그 권력을 다시 또 전복해야 하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악순환의 연결고리에 대해 말한다. 이번 작품은 <델타 보이즈>, <튼튼이의 모험>, <다영씨> 등의 다채로운 작품으로 많은 저변을 확대해가고 있는 고봉수 감독의 신작으로, 처음으로 동생인 고민수 감독과 함께 연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감독과 주요 배우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영화 <우리마을>의 GV 내용을 간략히 전달한다.


Q1.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봉수 감독 : <봉수만수>라는 작품을 준비중에 있었는데 그 작품이 지연이 되면서 그 사이에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하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콘텐츠팬더에서 연락이 왔다. <봉수만수>의 스핀오프 동렬의 이야기를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과거 시나리오를 영화화한 것이 이 작품 <우리마을>이라는 작품이다.


Q2. 배우 분들께 질문하겠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독특한데,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이나 생각나는 순간이 있는지요.


고성완 배우 : 감독이 하라는 대로 했다. 영화 자체를 많이 찍어 본 건 아니라서 나도 잘 모르겠다. (웃음) 대사들을 주니까 외웠고, 그냥 열심히 했다.


신민재 배우 : 저 같은 경우는 감독님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대사 그대로, 대본대로 한 영화인 것 같다. (웃음) 그런 점에서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더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 작품 처음으로 대본이 나와서 배우들이 연습도 많이 하면서 그 동안의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작업을 했다는 느낌이 조금 있었다.


백승환 배우 : 일단, 그때 영화를 촬영한 곳이 강원도 평창이었는데 영하 15도 정도까지 기온이 내려가고 그래서 양말을 하나 신고 촬영해서 추위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민수 감독님과 함께하는 촬영도 이번이 처음이라서 준비를 나름대로 많이 했는데 스스로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감독님이 처음으로 꿈에 나오기도 했다. 산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던 감독님이 자전거에서 내리더니 갑자기 그 자전거를 던지는 꿈. (웃음) 그래서 ‘어. 어.’ 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튼 다른 작품들에 비해 좀 어렵게 작업했던 것 같다.


표성균 배우 : 태껸 고수 역을 맡았다. 태껸을 실제로 한 적은 없다. 저도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는 4편 째 장편을 함께 한 것 같은데, 그 중에 처음으로 정상적인 대사를 받은 것 같다. 정상적인 세트장에서 촬영한 것도 마찬가지. 기억에 남는 것 하나는, 영화 속에서 제가 팔을 그냥 막 휘두르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맞으면 아프다. (웃음) 촬영을 들어가기 전에 고성완 배우와 같이 찍은 신에서 빨리 끝내자 하고 딱 들어갔는데 비행기가 8번 지나갔다. 보시다시피 팔을 그냥 돌리는 게 아니라, 있는 힘을 다해서 돌리는 거라서. (웃음) 영화에서 보이는 장면에서는 팔이 많이 느려졌다. 너무 힘들어서. 그게 기억이 난다.



Q3. 전작들에 비해 영화의 사운드가 신기할 정도로 잘 들린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풀 쇼트인데 대사가 선명하게 들리는 부분도 눈에 띄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고봉수 감독 : 사운드가 깔끔하게 들리는 이유는 사운드 믹싱하시는 전문가 분께 일을 맡겼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그런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았기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던 건데, 역시 돈이 좋긴 좋더라.



Q4. 백승환 배우님이 찾아온 고수들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실감나던데. 진짜 세게 때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를 위한 어떤 특별한 장치가 있었을까요?


고봉수 감독 : 그 장면 촬영하는 날 영하 10도가 넘어가게 춥고 그랬던 날이어서 배우들이 많이 아파할 것 같더라. 그래서 옷 안에 패드를 대고 있도록 했다. 그래도 좀 아팠다고 하더라. (웃음)



Q5. 발전기 혹은 로케이션, 카메라 촬영 시 조명 활용 여부가 궁금합니다.


고봉수 감독 : 대부분 자연광을 이용했다. 조명을 쓴 부분은 전구를 활용한 부분이 있었다. 발전기 관련해서는 발전차보다는 현장에 있던 전기 시설을 활용했다.



Q6. 영화 속 상황이 우리나라 현실과 유사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과거 신탁통치와 관련된 부분이라 던가 혹은 백성들만 어려움을 겪는다 던가 하는 부분들인데요. 혹시 염두에 둔 부분이 있나요?


고봉수 감독 : 동생(고민수 감독)과 함께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생각한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도 그렇지만 이 영화의 타이틀 ‘우리동네’의 ‘우리’ 다음에 어떤 말을 붙여도 다 말이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학교, 우리마을 등등 어떤 단어를 가져다 놓아도 유사한 상황이 되지 않겠나. 이런 이야길 했던 것 같다.



Q7. 상혁은 절대 강자이지만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유일한 인물처럼 그려지고 있는데 혹시 신(절대자)을 상징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고봉수 감독 : 처음에 언급한 <봉수 만수>라는 영화에서 봉수와 만수가 도깨비들로 나온다. 그 봉수 만수의 아버지가 상혁이다. 이 영화는 상혁의 전사를 보여주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8. 영화 중간에 시장이 마을에서 나가달라고 말하고, 일어나서 욕을 할 때 앵글의 시선이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의도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봉수 감독 : 그 장면이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장면이라 의도적으로 조금 웃겨야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동선에 맞춰 카메라를 틸트업(Tilt-Up : 카메라를 수직으로 위를 향하여 움직이면서 촬영하는 기법) 하지 말고 픽스(Fix : 고정)를 계속 해놓자고 결정했다. 계획하고 웃길 의도로 한 것이다. (웃음)



Q9. 그 동안 전주의 총아 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전주영화제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부산에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 땅을 밟으신 소감과 함께 이번에 혹시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을까요?


고봉수 감독 : 일단 동생과 함께 연출한 작품이 부산을 찾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다. 사실 레퍼런스는 저희가 좋아했던 영화들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이번에는 코엔 형제의 영화를 레퍼런스 삼아서, 또 우리가 꿈꾸고 있는 것이 코엔 형제이기 때문에 그런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 했고, 또 그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Q10. 영화의 시작을 보면 백성환 배우가 노모를 업고 마을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눈에 띄는 것이 옷에 나 있는 칼주름입니다. 지금 막 다린 것처럼 옷이 빳빳한 느낌이 드는데, 이건 세팅 상의 우연의 일치인 건지 어떤 의미를 담은 건지 궁금합니다.


백성환 배우 : 저는 그게 무도인의 자부심처럼 느껴졌다. 왜 군인들도 계급이 올라가면 군복 뒤에 주름이, 우리가 칼주름이라고 부르는 그런 게 딱, 하고 생기지 않나. 그래서 옷을 항상 반듯하게 다려서 입는 설정이라고 생각하고 무도인의 자부심, 긍지 같은 걸 느꼈다. 이건 감독님한테 들은 건데 옷을 갈아입는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 역시, 그 인물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후의 변화를 표현하신 것이라고 한다. 도복에서 만출이 입던 옷까지 변화해 가는 과정을 인물의 옷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다고.



Q11. 감독님만이 알고 있는 이 영화의 패러디, 혹은 오마주 같은 것을 하나만 설명해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고봉수 감독 : 이번 영화에서는, 너무 유명한 장면.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 눈싸움 장면을 오마주 했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인물들이 우스꽝스럽게 눈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몇 번 등장한다.)



Q12.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고봉수 감독 : 최근에 또 동생이랑 작업을 함께 했다. 어떤 향수가 있는 관객들을 위해서 주성치 스타일로 한번 만들어 봤는데. 내년쯤 공개가 될 것 같다. 제목은 <아무 의미 없다>다. 이번 영화도 다음 영화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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