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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DAY 04] 한지민 배우와의 대화 1/2

[특별 대담] Actor's House : 한지민 1/2

by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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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인터뷰 내용 가운데 중요한 부분만 선별한 것으로 일부 작성자의 주관적 요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대한 현장의 질문과 답변을 살리고자 하였음을 밝힙니다.


장소 : 센텀시티 KNN 시어터

일시 : 10월 8일 18:00

참석자 : 한지민 배우, 백은하 기자(모더레이터)


**한지민 배우의 대답 가운데 놓인 괄호 안의 대사는 모더레이터인 백은하 기자의 말입니다.



Q1. 사실 작품으로 영화제를 찾게 되면 아무래도 그 작품에 좀 귀속된 질문과 답들을 좀 많이 하게 되고 함께한 동료들과 했던 그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되게 많이 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이렇게 액터스 하우스 다른 제목도 필요없는 그냥 한지민. 이 석자로만 이런 자리를 꾸린다는 얘기를 들으셨을 때 어떤 마음이셨을지 궁금해요.


한지민 배우 : 저는 사실 이영애 선생님이랑 같이 하는 걸로 들었었어요. (그렇게 오해를 하셨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전달이 잘못 됐었던거예요. 그래서 선배님도 제가 너무 좋아하고 (장금이와 신비로 만났던) 그래서 선배님 계시면 같이 해보면 뜻깊은 시간이겠다 싶었는데 혼자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약간 무서웠었어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음 뭔가 데뷔 이후에 저는 한국에서 팬미팅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아 그런가요? 팬분들 정말 섭섭하시겠어요.) 그래서 뭔가 이렇게 좀 너무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성대하게 다시 열리기도 하고 어, 저도 나름 데뷔한지 19년 차가 되다보니까 요즘에는 이런 시간이 너무 소중하더라고요. 매년 있을 때는 또 잘 모르다가 오랜만에 이렇게 다시 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귀한 시간일 것 같아서 꼭 해봐야겠다 용기를 냈습니다.



Q2. 뭐 말씀은 19년이라고 얘기하셨지만 카메라 앞에서 등장해서 한지민이라는 배우, 한지민이라는 사람의 얼굴을 마주한 게 정말 20년이 훌쩍 넘은 그런 시간들이었죠.


한지민 배우 : 네 아무래도 제가 모델 일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지만 연기라는 걸 한지가 이제 19년이 된거죠.



Q3. 네 정말 19년이라는 시간이 그냥 허투루 흐르지 않았던게 제가 또 이 액터스 하우스를 준비하면서 한지민 배우의 필모를 보는데 정말 쉴 틈이 없이 드라마를 찍다가 아, 이 해는 좀 쉬었나? 라고 생각하면 또 영화를 찍었고, 영화를 찍는 동안 또 드라마를 정말 쉬지 않고 이 필모그래피를 쌓아 오셨더라고요.


한지민 배우 : 어떻게 보면 너무도 감사하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었기 때문에 초반에 데뷔를 하고 나서는 그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기회가 오면 했던 것 같고, 어.. 중간에 좀 이렇게 저만의 슬럼프도 있었고, 역할에 대한 또 한계도 많이 느끼고 이러면서 좀 새로운 것을 찾게 되던 과정도 있었고. 어.. 그렇게 매년 열심히 하다 보니까 19년이 흐른 것 같아요.



Q4. 지난 거의 20년에 가까운 한지민 배우의 필모들이 어떻게 쌓여왔는지를 오늘 깊숙하게 들어가서 또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진짜 팬미팅을 한번도 안했다니. 너무 하는 거 아니예요?


한지민 배우 : 제가 의외로 이렇게 연기하는 카메라 앞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배우는 이제 가수보다 이렇게 무대에 서는 일이 적잖아요. 되게 오랫동안 그게 어렵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Q5. 근데 사실은 우리가 항상 배우 분들은 굉장히 카메라 앞에서 어쩜 저런, 좋게 이야기해서 저런 미친 연기를 하지? 라고 생각들만한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냥 뭐 포토 슛을 한다거나 이런 무대에 서면 새삼 아이같이 이렇게 너무 쑥스러워 하고 그런 모습을 많이 봤었거든요.


한지민 배우 : 네 진짜 포토월도 저는 너무 싫어했었고요. 모두가 저를 이렇게 집중하는 이게 정말 어려웠어요. 아이러니한데 그게 현장의 스탭분들 많이 계시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기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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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사실 대부분 항상 하게 되는 일들이 대본이 주어지고 그 안에서 캐릭터를 찾아서 여기 캐릭터를 구현하는 일들을 하다보니까 인간 한지민으로서 그냥 말그대로 생얼로 관객들과 혹 대중들과 만나는 일이 익숙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한지민 배우 : 네. 그리고 이제 저를 위해서 걸음해주시는 분들의 그 소중한 시간을 제가 어떻게 값지게 꽉 채워드려야 할지 막막해서 팬미팅 못했던 것 같아요.


Q6-1. 이제는 개인기도 준비를 좀 하시고. 여러가지 아이돌 댄스 뭐 이런 거


저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고. (어디가?) (웃음) 오래된 팬분들이나 같이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니까 기회가 되면 또 편안한 자리에서 술 한잔도 같이 하고 예기도 같이 하는 그런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봤었어요. 네.



Q7. 저는 사실은 오래오래 활동하는 그리고 꾸준히 계속적으로 활동하는 배우의 팬이 된다는 건 정말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그 배우와 함께, 함께 나이 들어갈 수 있고 그 배우의 어떤 그해의 필모그래피가 내 인생의 몇 살 때 라고 기억될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건 특별한, 팬으로서 정말 특별한 경험이기도 하고 행운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요. 근데 사실 배우라는 그 직업군에 진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카메라 앞에 말 그대로 소환되는 사람들이 있는 거 같아요. 사실 배우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아름다운 외모, 그러니까 매력적인 어떤, 매력이라는 것은 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데. 사실 한지민 배우 같은 경우에는 뭐 본인이 막 ‘나는 배우가 되어야겠어.’ 하고 여기저기 막 기웃기웃한 게 아니라 사실은 실제적으로 카메라가 먼저 한지민 배우를 찾았던 케이스라고 할 수 있잖아요.


한지민 배우 : 이게 꿈이 사실 어릴 때는 배우는 아니었었고. 우연한 계기로. 저희,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요. (아 그 서문여고) 네네 (아주 유명한 전설이 있는) 길거리 캐스팅이 막 유행하던 시기였어요. 그때 이제 막 중고등학생들이 모델로 데뷔하는 게 좀 유행일 때 였어요. (길거리 캐스팅이 엄청 많았고) 막 잡지 모델이나 TV 광고 같은거를 이제 시작을 했었는데 제가 이제 <올인>이라는 드라마에, 너무 어리신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그 송혜교 선배님 어린 시절 역할로 제가 데뷔를 했었거든요. (심지어 한살, 뭐 딱 한살 차인데) 그래서 그때는 이제 이미지적인 캐스팅을 하셨던 것 같아요. 연기도 막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그래서 그 역할을 이제 성취하기 위해서 되게 많은 분들이 오디션에 참가를 했었는데 저는 약간 무지한 상태였던 거예요. 연기도 잘 모르고 뭘 모를 때였어서. 제 생각에는 ‘왜 내가 됐나?’ 생각해보면 이미지적인 부분도 있지만 확 그런 욕심이 없다보니까 긴장도 잘 안했던 것 같아요.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그분들이 보시기에는 긴장을 안했나? 그렇게 보셨던 것 같아요.



Q8. 사실 그렇게 등장을 하고 나면 어느 순간은 내가 이 방향으로 가야지, 저 방향으로 가야지 생각할 틈도 없이 무슨 약간 컨베이어 벨트 같은 거에 쭉 가듯, 자연스럽게 어딘가로 가고 있게 되잖아요.? 하지마 어느 순간 이 일을 계속 할건가? 내 인생에서 정확하게 직업으로서 삶을 던지는 직업으로 이 일을 선택해야하나 말아야 되나에 대한 명확한 어떤 고민의 시점들이 다가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시기가 언제쯤이었던 것 같아요?


한지민 배우 : 사실 이제 <올인>이라는 드라마는, 제가 2회 분량으로 했지만 정말 많은 연습을 해서 자다가도 이렇게 시키면 그 대사를 할 정도로 그렇게 했는데 <올인>을 보고 되게 우연한 기회에 지금 신하균 선배님이랑 오랜만에 했었는데. 미니시리즈 주연이 덜컥 된거예요. [2003년 여름 MB 드라마] (신하균 선배님 굉장히 좋은 사람이시죠.) 근데 너무 무지했었고 연습도 안되어 있던 저에게 과분한 역할이 왔었어서 제가 정말 정말 죄송한 마음이 컸었는데 어.. 그래서 제가 그때 그만할려고 했었어요. 그러다가 (이렇게 민폐를 끼쳐서는 안되겠다 이런 생각을) 네 그리구 제가 MBTI가 INFP인데요. 이거 특징이 민폐끼치는 거 제일 싫어하는 타입이거든요. 모든 스탭분들이 저를 항상 기다리고 계시고 제가 부족해서 몇 번을 다시 하니까 그게 너무 괴로웠었어요.



Q9. 근데 또 사실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에 뭔가를 이렇게 못했던 적은 없었던 사람이었잖아요.


한지민 배우 : 저는 부모님이 저를 안 혼내셨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혼날 일을 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쩌면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이게 그렇게 남들에게 흡족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걸 조금) 모두가 흡족해 하지 않았죠. 네. 그리고 제가 신인 시절에는 좀 무섭게 하셨었어요. 못하는 신에서. (그런 시대였었죠.) 네네 시대가 그랬었어요. 그래서 그만해야겠다. 이런. 매일 집에 와서 울었었거든요. 너무 민폐끼치니까 힘들고. 그러다가 그때 <대장금>이라는 드라마가 엄청 인기를 얻고 있었어요. (그랬죠) 네 그때 이제 아까 말씀드렸던 이영애 선배님 친구 역할이 들어왔는데. (사실 이영애 선배님 친구에, 송혜교 아역에 이게 약간 나이 파괴자 같은 사람) 근데 주인공이 아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때. 그래서 한번 봐보고 싶었어요. 현장에 가서 선배님들이나 선생님들 연기 하시는 모습을 내가 좀 보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컸었어서 그 현장에 가서 이영애 선배님 진짜 많이 이렇게 봤었어요. 그리고 선배님처럼 말투도 따라해보고. 말도 안돼죠. 목소리가 이렇게 다른데. 그런 것들 막 해보면서 조금 알겠는 거에요. 카메라가 어디에 있고 조명은 어떻게 찾아야 되고 이런 걸 알다가 이거를, 이 배우라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계기는 저의 첫 영화였어요. (청연) 네 <청연>, 지금은 이제 하늘에 계신 장진영 선배님이랑 김주혁 선배님이 주인공이셨는데. 그때 감독님께 아직도 항상 인터뷰때마다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는데 이게 뭐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보다는 환경의 차이가 굉장히 컸었어요. 드라마는 일주일 내내 정말 씻을 시간도 없이 주인공들은 잠도 못자고 촬영하던 시기였고. 지금은 훨씬 나아졌지만. (그렇죠) 영화는 한 컷 한 컷 굉장히 공들여서 찍는데, 감독님께서 그때도 물론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랐겠지만 많이 욕심을 내주시는 거예요. 그리고 그 캐릭터의 감정선에 대해서 이끌어주시고, 디렉션이라는 걸 처음 받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막 그때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진영 선배님한테 막 모스 부호로 막 이렇게 하는, 통신하는 되게 슬픈 신이 있었는데. 그거를 딱 찍고 나니까 처음으로 아, 뭔가 해냈다. 라는 그런 쾌감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아, 나도. 뭔가 계속해본다면 이런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 조금씩 많아지지 않을까? 더 느끼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Q10. 그 시기를 좀 정말 생각해 보면, 아 처음에 한지민이라는 배우가 처음 등장헀었을 때 어쩜 저렇게 올망졸망 예쁘게 생긴 사람이 있나 인형 같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가 청연이라는 작품에서 술먹고 주사부리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그때부터 해서 이 사람이 얼마나 자유분방하게 카메라 앞에서 놀수 있는가를 보여줬었던 그러면서도 말 그대로, 말씀하셨던 감정에 파고까지도 담아내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오 배우가 되어가고 있구나. 오 정말 배우이구나 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게 됐었던. 많은 분들이 사실 그 시기에 또 <청연>이라는 작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뭐. 여러분 뭐 다시 볼 수도 있어요 지금. 항상 팬심은 역주행에 있기 때문에. 네. 뭐 다시 보셔도 근데 사실 거의 뭐, 외모적으로 거의 비슷한데. 그렇게 영화라는 걸 경험하고 난 다음에 사실은 말씀하신대로 조금 아 욕심난다. 잘하고 싶다?


한지민 배우 : 잘해내고 싶었어요. 근데 안타깝게도 영화에 대한 연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아, <해부학 교실>이란 게 있기는 했었지만 상대적으로 영화보다 드라마를 좀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특히나 이산 같은 작품은 또 긴 시간을 찍었었어요) 네 77부작. 아 지금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그랬는데, 늘 영화에 대한 그런 갈증이 있었죠. 뭔가 좀 차근 차근 같이 만들어 가는 걸 해보고 싶다는 게 있었지만. 그때 그 <청연>이 줬던 기억 때문에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드라마는 대신에 시청자 분들의 반응이 굉장히 가깝게 다가오잖아요. 그래서 제가 배우라는 직업은 나 혼자만의 책임감과 욕심을 처음에는 채우고 싶었다면 점점 대중 분들이 피드백을 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부활>이라는 작품 보고 너무 많이 울었어요. 패닉이라는 팬분들도 생기시고, 그래서 아 이게 그냥 내가 막연히 나만 잘해 내야지 이런 직업이었다면, 어? 내가 누군가에게 감정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직업이구나 라는 게 되게 감동으로 다가왔었어요. 드라마를 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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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1. 어쩌면 이 질문도 금방 말씀하신 것에 답이 될수도 있곘다는 생각이 드는데, 고등학교때 봉사활동 끝내고 나서 또 올게, 라고 얘기했었던 하지만 그게 굉장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되는 말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언젠가의 인터뷰를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사실 한지민 배우는 관객들한테 또 올게 라는 이야기를, 약속을 항상 지켜왔던 배우라는 생각을 해요.


한지민 배우 : 음. 뭔가 이렇게 약속이라기 보다는 인제 어느 순간 배우를 나의 직업으로 삼아야겠다 라고 생각하고서 부터는 내 일이니까 그리고 이거를 뭔가 계속, 쉬는 걸 제가 힘들어 했다는 건 아닌데, 뭔가 작품을 거듭날수록 뭔가 연기에 대한 성장을 저도 빨리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막연하게 20대 초반에는 30대가 되면 그 사이에 내가 굉장히 많은 감정을 경험을 하겠지.그럼 지금보다 더 잘해낼 수 있겠지? 이런 마음으로 이렇게 작품들을 많이 다양하게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어요.


Q11-1. 배우로서 변해가는 또는 성장해가는 나를 빨리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쉬지 않는 어떤.


한지민 배우 : 근데 뭐 그게 다음 작품에 요만큼 성장하고, 또 성장하고. 이게 절대 아니거든요. 잘해냈던 것 같기도 한데 훨씬 더 좌절하는 순간이 더 많았었어요. 지금도 역시나 어렵고 너무 힘들지만.



Q12. 자신한테는 좀 가혹한 편이세요? 아니면 그래도 이만큼 해서 잘했어 라며 좀 응원하는 스타일이세요?


한지민 배우 : 굉장히 가혹한 편이었다가 그래도 이제 좀 30대 지나면서부터 되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 많이 갖기 시작했거든요. 그때 굉장히 저를 자책하는 나를 마주하면서 음.. 남한테는 그렇게 관대하면서 왜 나의 못했던 점을 굉장히 질책만 할까. 그러면서 조금 고생한 나에게 토닥여주는 방법도 해보고 그러면서 조금 돌아보는 시간들을 더 많이 갖게 되긴 했어요. 나이가 들수록. 네.


Q12-1. 남들한테 진짜 관대해요. 제가 본 사람들 중에서 다른 사람을 세상 이렇게 귀여워하는 사람을 제가 본 적이, 자기가 제일 귀여우면서. 항상 누군가를 보면 예쁘다 귀엽다라는 말을 항상 하는 사람, 정작 그런 이야기를 하는 본인이 제일 귀엽고 예쁘면서. 그래서 좀 어이가 없다 라는 생각이.


한지민 배우 : 근데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귀여움 = 저는 좀 아니고요. 그래서 저랑 가까운 분들이 자꾸 언니 인터뷰 보면 정말 남자 같아 이래요 저한테. 그래서 제가 이제 하지 마시라고 그 말. (한지민 같죠. 남자까지는 아니고) 남자까지는 정말 아니예요. (남자 같고 여자 같고가 아니라 한지민 같은 그 모습이 네 저는) 여기 혹시 기자님들 계신가요? 남자 같다고 쓰시면 안돼요. (웃음)



Q13. 앞에 살짝 그런 얘기 하시긴 했었지만 어떻게 뭐 토닥이면서도 가고 조금 질책도 하고 뭐 어떤 이런 과정에서, 그리고 배우라는 직업이 항상 내가 하고 싶다고 뭔가 할 수 있는 직업도 아니다 보니까 이게 슬럼프라면 슬럼프, 혹은 스스로에 대한 뭔가 회의라면 회의 같은 것들이 들었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을 것 같거든요.


한지민 배우 : 이게 어떻게 보면 작품들은 시대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기도 해요. 어떤 게 굉장히 유행할 때는 비슷한 소재가 막 쏟아지기도 하고 (공포 영화 막 쏟아지고) 그렇죠. 그렇죠. 근데 뭐 한때 로맨틱 코미디가 막 환타지가 막 쏟아져 나오고 그래요. 근데 이제 아무래도 20-30대, 30대 초반까지는 저에게 들어오는 캐릭터들이 대부분 다 로맨틱 코미디 역할이었어요. 그렇다 보니까 어느날 이렇게 어떤 신을 촬영을 하는데 어, 내가 되게 익숙하게 이 신을 많이 해본 느낌인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생각을 해보면 로맨틱 코미디 같은 이제 이야기들이 흐름이 대부분 비슷해요. 남자 주인공이랑 막 안좋게 악연으로 만났다가 티격태격하다가 어느 순간 사랑에 빠진 갑자기 1,2부의 캐릭터는 온데간데 없고 막 하트 하트 막 그러다가 엄청 울다가 잠시 헤어졌다가 늘 이런걸 반복을 하는거예요. 그러니까 그래도 저는 저 하나잖아요. 목소리도 비슷하고. 물론 나이가 들면서 계속 변해가기도 하지만 어, 내가 왜 이렇게 비슷한 것만 하고 있지? 하는 생각에 빠진 적이 있어요. 자괴감에. 그래서 근데 이게 상황이 비슷하니까 내가 아무리 다르게 하고 싶어도 그게 많은 변화를 주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게 한 30대 초반 지나면서부터 왔었던 것 같아요. 그때가 조금 작품을 좀 쉬었어요. 인제 그때 이제 <밀정>이라는 걸 했었는데, 그래서 제가 저만의 나름 방법을 찾았던 건, 영화에서 지금은 좀 많이 다양해지긴 했는데 여자 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캐릭터들이 진짜 많지가 않았었어요. (그렇죠. 그랬죠.) 그래서 뭐 드라마에서 제가 주인공을 하지만 내가 꼭 영화에서 주인공을 하고 싶은 건 아닌데 이런 마음이 있었는데 이걸 내가 어디 가서 막 발표할 순 없잖아요. ‘저 주인공 아니어도 괜찮아요’ (저 주인공 괜찮습니다.) 어디서 막 기자회견 할 수도 없고. 그래가지고 뭔가 이제 회사랑도 이야기한 게 내가 좀 다양성을 찾는다면 그걸 영화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된다. 그러면서 이제 좀 폭 넓게 볼려고 했었어요. <밀정>이라는 작품도 하고 <그것만이 내 세상>, <장수 상회>도 하고. 비록 사이즈는 작더라도 어.. 뭔가 다른 것들을 해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네.



Q14. 그래 맞아요. 내가 어떤 연기 다른 연기 뭐 다른 감정들을 아무리 표현하고 싶어도 그 폭 자체가 주어지는 폭 자체가 작은 거, 혹은 한정되어 있을 때 그걸 뛰어넘는다는 건 배우로서는 사실은 이 배우라는 직업으로는 불가능한 거잖아요. 자기가 직접 창작자가 되지 않는 이상.


한지민 배우 : 네 그리고 진짜 드라마가 2015년 저가 기억하리고는 그때만 해도 대본을 받자마자 찍어내야 했었어요. 그러니까 아 제가 감정 이입이 안되고 막 그래도 대사 외울 시간도 부족헀었기 때문에. 어.. 그게 내가 잘 이해가 안가는데 이걸 연기를 해야한다는게 내가 나를 속여야 되는 어떻게 관객 분들과 시청자 분들을 이렇게 이해를 시킬 수가 있을까. 그래서 그때 한창 배우로서는 좀 슬럼프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22. [DAY 04] 한지민 배우와의 대화 2/2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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