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생각과 짧은 문장들
긁히지 않으려 감정을 노력했다.
사실 그 노력마저 긁혔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어리석음은 무너짐을 두려워하는 데 있었고,
위대함은 그 무너짐을 인정하고 다시 일어서는 힘에 있었다.
이상하게 타인과의 타협은 성과로 비춰지지만, 나와의 타협은 합리화로 그려질 때가 있다.
흔들리지 않겠다는 끝없이 쌓아 올린 다짐들과 마음들.
그런 가치관들은 나의 자아를 더 두텁게 만들기도, 한편으론 옥죄기도 한다.
때론 적당한 다짐과 마음이 숨쉴 공간을 만드는 것을 너무 잘 알면서도.
매일같이 물을 주었는데도 꽃은 점점 시들어져갔다.
알고보니 그 꽃은 매일 물을 줄 필요가 없었다.
간혹 상대방을 위한 어떤 정성들은 마음과 반대로 흘러갈 때도, 아무 의미없이 흩어지기도 한다.
나는 내가 그 사람을 진짜 사랑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내 마음속의 여러 생각들이, 내가 나와 이야기를 나누듯,
사랑하는 이에게 그 무엇을 가감없이 말해도 내 마음속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 때,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자유로워 나도 모르게 내려둘 수 있을 때,
경계선이 사라지고 마음이 마냥 편한 안식처 같은 것.
상대방이 나에 대해 하지 않길 바라는게 오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또한 상대방을 오해할 때가 있었다.
오해는 한 인간의 주관이 어리석게 발현될 때다.
모두가 자신은 진실된 사람이라고 믿는 사회에서,
상대보다 여전히 자신만 믿을 때,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믿고 살아갈 수 있을까
아버지는 유독 과거의 잘나가던 때를 말하곤 하셨다.
지금에서야 아버지는 한 때의 과거 속에 머물러 멈춰계신게 아닌,
일상 속 가끔 머문 과거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내셨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어떤 행복은 모순적이다
너의 행복을 위해 내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면,
나는 행복할 수 없겠지만, 그 선택이 너를 자유롭게 한다면,
그 불완전함마저 기꺼이 나의 행복이라 부를 수 있다.
'보고싶다' 허공에 말하면 휘발되는 것처럼, 너도 영영 사라질 것 같아서,
그때마다 나는 종이를 꺼내 '보고싶다'는 말을 적어서 간직했다.
'보고싶다'고 적은 수천개의 문장 중에서, 그 가운데 단 하나라도 네가 내게 보내온 것이라면
그 얼마나 기적 같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