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멘토링
그동안 선후배들과 지내며 경험했던 멘토링 내용 중, 신입사원의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기본적인 것들을 "신입사원 멘토링" 시리즈로 정리하고 있다.
이번 글은 그 시리즈의 첫 번째로, 업무 소통의 기본이 되는 "이메일 작성법"을 다룬다.
이메일을 작성하는데 법칙과 규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래의 7가지 내용들을 고려하여 작성한다면 보다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KISS 원칙
KISS 원칙이란 게 있다. “Keep it small and simple”, “Keep it short and simple”, “Keep it simple, stupid”의 첫 글자만 따서 만든 약어인데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격언처럼 사용된다. 너저분하게 긴 코드는 개발 생산성이나 유지보수 관점에서 가장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이메일도 마찬가지다.
너무 긴 내용은 수신자가 읽기도 부담스러울뿐더러, 메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BYOD 세상이다. 작디작은 화면에서 끝나지 않는 메일을 스크롤하는 것처럼 곤욕스러운 일도 없다. 미사여구와 수식어가 가득한 긴 이메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아껴두자.
경험상, 업무를 위해 주고받는 메일의 경우 브라우저 한 페이지 정도로 보이게 하는 게 좋다.(특수한 목적의 이메일은 예외) 제목에 해당하는 업무 내용을 짧고 굵게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 줄 요약
경력이 쌓이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많은 메일을 받게 되고, 결정하거나 판단해야 할 업무도 많아진다. 특히 리더의 자리에 올라가면 -조금 과장해서- 메일 수신과 회의만 하다가 하루가 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때문에, 직상 상사 또는 리더와 같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수신자에게 메일을 보낼 때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KISS 원칙에 따라 중요한 내용 위주로 보낸다고 해도, 한 페이지 가까운 긴 메일을 다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다. 하물며 여러 번 오고 간 메일이 포워딩되는 경우라면, 메일 여는 순간 한숨부터 나온다. 필자는 20여 번의 핑퐁 메일을 열자마자 읽기를 포기하고 오프라인 회의를 잡아버린 경우도 있다. -0-;
하여, 서두에 메일 본문의 핵심 내용을 1~2 줄 정도로 축약해서 적어주면 좋다.
기존 메일 형식이 "인사말/자기소개 - 메일 본문- 맺음말" 였다면, "인사말/자기소개 - 핵심 문구 - 메일 본문 - 맺음말"로 바꾸는 습관을 들이자. 메일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눈에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을뿐더러 본문 내용 파악도 수월해진다. 보내는 사람 입장에서도 내가 메일을 쓰는 목적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할 수 있어서 보다 나은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다.
(이런 습관은 비단 메일뿐만 아니라 글을 작성하는 상황이라면 어디든 굉장히 유용하다. 위키 작성법 참고)
시작 말 맺음말
메일의 시작과 맺음이 없이 본문만 덜렁 보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영문 메일에서는 "Best regards"를 빼먹으면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면서 정작 한글메일에 "감사합니다" 맺음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략하는 경우가 있다. 인사말/자기소개의 시작 말과 감사인사의 맺음말은 메일 작성에 있어 최소한의 예의다.
수신자, 참조와 숨은 참조, 개별 발송 기능
학생일 때는 잘 사용하지 않던 참조, 숨은 참조를 직장에서는 많이 사용한다. 때문에 신입사원은 메일 수신자 설정에서 실수를 곧잘 하더라. 또 하나, 같은 내용을 다수에게 개별로 보내야 하는 메일의 경우 수신자 수만큼 메일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수신자에 다수를 넣고 메일을 발송해서 누가 메일을 받는지 다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HRM, HRD 신입들은 특히 조심하자;;; 필자가 본 실수만 3번이다 ㅠㅠ)
수신자는, 말 그대로 메일을 받는 사람이다. 메일 내용의 주체라고 보면 된다. 메일의 수신자가 많아지면 행동의 주체가 모호해진다. 가급적이면 수신자는 최소화 하자.
참조는, 메일의 주체는 아니지만 메일의 내용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사람이다. 주로 메일을 보내는 사람과 수신자의 상사 혹은 리더가 된다.
숨은 참조는, 실제 메일은 받지만 참조자 목록에서 숨겨지는 사람이다. 즉, 수신자나 참조자는 숨은 참조자에게 메일이 발송된 것을 알 수 없다. 주로 합격자와 같은 개별발송에 활용된다.
추가로 개별발송 기능이 있다.
위처럼 수신자에 개인별 옵션이 있어서 여러 명을 설정해도 개별 발송되는 기능을 말한다. 요즘은 개인별 옵션보다는 숨은 참조를 활용해서 보내는 메일 시스템이 더 많아지고 있다. 즉, 수신자에는 보내는 사람의 이메일을 적고 실제 수신자를 숨은 참조에 적는 방식으로 개별발송 기능을 사용한다.
복수의 수신자는 본문에서 대상자를 명확히
신입사원이 많이 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복수의 수신자로 메일을 보내면서 정확한 업무 구분을 안 하는 경우다. 기본적으로 메일에 여러 업무 내용이 들어가지 않도록 작성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복수의 수신자에게 각각의 업무 요청을 하는 경우 아래와 같이 작성하는 게 좋다.
요청에 대한 공통 내용을 본문 상단에 기재하고 그 아래에 각 수신자 이름을 기재하고 요청 내용을 적는다.
공통 요청 내용
To. 김하나 선임
상세 요청 내용
To. 김두리 사원
상세 요청 내용
메일 서명(signature)
사소한 내용이지만, 메일의 끝에 붙이는 서명도 중요하다. 같은 회사의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는 경우 연락처, 주소, 직급, 주소 등이 크게 의미 없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외부 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외부 인원에게 온 메일을 읽고 연락을 취하고 싶을 때 서명이 있고 없고는 정말 큰 차이다.(명함집을 뒤적거리거나 휴대폰의 연락처를 찾는 것도 은근히 일이 된다;;)
서명은 이미지, 텍스트 어떤 형식이든 상관없다. 회사, 부서, 이름, 직급, 연락처를 명시하는 게 좋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글귀나 이미지를 넣는 센스라면 더할 나위 없을 듯.
폰트 꾸미기 활용(밑줄, 볼드체, 색상)
글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업무 메일에 이모티콘 쓰는 거 아니다 -_ -;;;) 그러다 보니 메일 문장 중에 중요하거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놓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폰트 꾸미기를 적극 활용하자. 물론 과유불급이니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하려고 하지는 말자. 밑줄, 볼드, 색상(1~2가지)이면 충분하다. 글자 크기를 키우는 건 권장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가독성을 해치거나 광고 메일처럼 보여서 신뢰를 떨어뜨린다.
수신자가 액션을 취해야 하는 내용에는 밑줄, 볼드로 표시하고 핵심 단어들은 볼드와 색상을 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