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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Apr 30. 2022

가장 키 작은섬, 가파도 청보리밭,느림과 평온의 미학

드디어 가파도에 입도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키 작은 섬입니다.




5년전 5월에 황금보리밭길을 걸어보면서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래도 황금보리로 가기전,

푸른 청보리때 꼭 와보자 생각했었고

이것을 올해 드디어 이뤘습니다.


제가 본 청보리가 올해의 청보리 마지막이 아닌가합니다.



여행 오기 2-3일전에 물어물어 전화로 연결된 가파리 관리사무소 직원과의 통화.

일주일후면 황금보리로 변할 것이라는

그 어르신 말씀처럼

제가 방문했을때도 조금씩 황금으로 가는 기운이 있었습니다.

청보리 막차라도 타고 본 것에 안도합니다.




결론은 가파도 푸르른 청보리를 보려면  4월 중순까지는  봐야할 듯 싶습니다.

이번에 저는 4월하순에 방문했습니다.

청보리 끝을 잡았으니까요~

여행 추진의 복병이 되는 주변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나선 강행한 걸음이 참 잘한 걸음이 되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모슬포항 남단 운진항에서

들어가는 배와 함께 나오는 배가 결정되는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숙박하실 경우는 실컷 보고 놀 수는 있겠네요

가파도 가는 배편은 인터넷, 현장예매, 전화예매가 가능합니다.

숙박용 티켓예매는 인터넷으로 안됩니다.

사전예약은 전화로 합니다.

문의사항이 있어 전화했는데...전화는 정말 안되더라구요. ^^;;

좋은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안전하게만 운반해주면 감사해야합니다.

그리고 오래 머물면 다른 여행객을 입도시키지 못하니

입도, 출도의  시간은

정확히 지켜지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대별로 섬에 체류하는인원을

적정하게 유지해서 있는 섬에 있는 동안은

많은 관광객에게 치이지 않는것.


인터넷으로  예매하여도 도착하면 승선신고서를 작성하고 직원에게 신분증을 제출해야합니다.

모바일티켓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배를 놓쳐(사실,..의도적 체류겠죠~) 못타면 어떻게 되냐고?

"못나오는거죠~"  단호합니다.


그래서 다들 열심히, 빨리 돌아보고 정해진 배를 탑니다.

배시간마다 다르지만 보통 머무는 시간이 2시간이 채 안되는 배편도 있습니다.

섬에서 머물수 있는 시간이 가장 긴 배편이 2시간50분입니다.

11시에 올라 12시50분에 나오는 배편인데 점심시간이 끼어있어

 식사라도 하려면 넉넉한 시간은 아닙니다.

어떤 분은 가파도 체류시간이 충분하다고도 합니다.

저는 걷는 것을 좋아하고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부족했습니다. 

종일 놀았으면 합니다.

커피도 한잔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10시 입도, 12시 30분 배를 타고 나와야했습니다.

가파도내 갈림길마다 현위치가 있는 친절한 이정표가 있습니다.

마라도는 해물짬뽕이 유명하고

가파도는 짜장면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마라도 해물짬뽕은 정말 맛있게 먹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가파도 짜장면집을 지날때, 조금 망설였습니다.

들어갈까.말까.

들어가면 맛도 보고 배도 차겠죠~

그리나 급히 먹어야겠고 둘러보는 시간도 적어지니..

순간의 선택들이 쌓여 결과를 만듭니다.

그 맛집이라는곳을 훌훌 뒤로 하고 청보리밭쪽으로 향했습니다.


가파도 여행시간에 대해

해안길을 걷는데 집중하면 도보1시간,

가파도 중앙길, 보리밭길이 많은 곳의 길로 종단하면 왕복 도보40분,

바다둘레길을 자전거로 한바퀴돌면 30분이라고합니다.

가파도 올레길(상동포구- 가파치안센터)은 10-1코스, 4.2km로

1~2시간 소요됩니다.


그러나 이런 계산은 쉬지 않고 걷거나 쉬지않고 페달 밟을 때 기준이겠죠.

제가 원하는 가파도여행은

직선처럼 내달리기보다는 점( . )으로 머물고 싶은 여행입니다.


 보고 걷고 사진으로 담는

시간도 필요하다보니 가파도에서의 시간은 다다익선입니다.

밥 먹을 시간, 아끼자는 것이

제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가파도 짜장면은 '다음에'로 남겨두고 가니 또 방문하면 됩니다.

가파도 청보리밭.

예년과 조금 다른것이 있다면 휴식년을 갖는 밭이 보여서

보리밭 아닌 밭도 많았습니다 .


그런대로 푸른색이고 이런저런 들꽃들이 많이 피어 있어서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이 있었습니다.

청보리는 일단 푸르러서 예쁩니다.

거기다 바람이 불어주면 더 예쁩니다.


때론 가볍게 살랑거리기도,

때론 격하게 좌우로 춤추기도 합니다.


배에서 안내방송을  들을때는

절대 청보리밭에 들어가면 안된다고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들어가지 않으려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먼저 다녀가신 분들이

청보리밭에 살짝 길을 내놓았습니다.

다 만들어진 길이야 어쩌겠습니까?

살짝 들어가봅니다.


가파도는 동서 1.3km, 남북 1.4km 크기의 가오리 모양의 섬입니다.

가장 높은 고도가 20m를 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 작은 섬입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청보리밭, 돌담집, 알록달록한 색상의 지붕들, 아기자기한 상점, 돌담이 늘어선 골목길이 있습니다.


초등학교가 보입니다.

몇년전에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마라도 갔을 때 얘기 들었던 그 학교입니다.

가파도에서 10분만 더 가면 있는 가파도의 이웃섬 마라도 .

마라도에 닿자마자 마주한 짬뽕가게 사장님이실까~남자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을 짬뽕가게 홍보맨~


마라도는 좋은곳이다~~

꼴등이 전교3등이나 한다고 ~~

빵 터졌었죠~

50채 밖에 안되는 마라도에서는

 가파초 분교를 운영하다가

고학년이 되면서  가파도로 배타고 등ㆍ하교를 한다했습니다.

그나마 마라도 학교도 2016년에 휴교,

그리고  폐교되었다는 뉴스를 요사이 언뜻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나마 3명의 아이들도 이제는 없나봅니다.


가파도에는  치안안전센터도 있고 보건지소도 있었습니다

대문없는 돌담 출입구의 민가들이 있었구요

해녀들이 물질할때 쓰는 도구들도 마당에 보입니다.

가파도교회도 있습니다.


걸어서 가파도 안쪽을 걸어다니고

둘레길인 해안로를 걸어다닐수도 있습니다.

섬에 들어와 다닐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저는 청보리밭을 걷고 싶어 나선 여행이라

그냥 걷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대신 섬의 전체를 갈수는 없고

섬의 중앙을 종단하며

서쪽을  둘러보는것.

섬의 동쪽은 전략적으로

아예 제외했습니다.


바닷길은 현무암이 가득한 멋진 제주바다이지만

청보리가 보이는 길이 아니라서 섬의 내륙, 안쪽을 걸어서 보리밭길을 더 걸었습니다.

2017년 5월, 황금보리밭이던 가파도도 아름다웠습니다.


.

2022년 4월, 청보리밭이던 가파도도 아름답습니다.


가파도의 청보리는 향토 품종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높고 푸르게 자란다고 합니다.

매년 3월말부터 5월중순까지 청보리축제를 합니다.

2년넘게 지속된 코로나로 청보리축제는 개최하지 않았습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아침이 오듯이

코로나가 와도 보리는 자랍니다.^^


내년에 또 와본다면 조금더 일찍 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걷기 좋으면서도 보리가 더 푸르른시기, 4월초 정도가 좋을듯 합니다.

전봇대없는 섬,

바람이 좋아 연날리기 좋은 섬


가파도는 전봇대가 없습니다.

탄소없는 깨끗한 섬으로 만들면서 전봇대를 지중화하였습니다.

태풍이 와도 정전이 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 연날리기 좋은 섬이랍니다.


모든것이 나즈막한 섬.

모든것이 느리게 흘러갈 것만 같은 섬.

푸르른 들판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잔잔함이 가득한 섬.


배시간만 아니면 온종일 어디서든 앉아서  놀멍쉬멍할 곳.

가파도를 뒤로 하고 그 많은 승객들이 배를 탑니다.


가파도 상도포구의 맑은 물색

또 오면 되죠~

섬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 ..


바빠서 들이키고 내뱉는 숨들의 단내가 지겨울때

아무 생각없이 걷고 싶을때

 화려하지 않지만 온화한 햇빛, 보리를 춤추게 하는 바람, 그사이에 피어있는 들꽃들,

그것들이 그리워지면

 

그때, 우리도 그곳으로 가는 배에 오르면 됩니다.

가파도가 그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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