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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May 23. 2020

Small Voice Inside Me

한 남자가 시장에서 염소 한 마리를 사서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동네 건달 셋이 염소를 가로채기로 모의했다. 

첫 번째 건달이 남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왜 똥개를 지고 가시오?"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이건 개가 아니라 염소요."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자신의 길을 갔다.

다음 골목에서 두 번째 건달이 다가와 말했다.

"왜 똥개를 어깨에 지고 가시오?"

"이건 개가 아니라 염소요."

남자는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계속 길을 갔다. 

조금 더 가자 세 번째 건달이 기다리고 있다가 말했다.

"왜 똥개를 지고 가시오?"

완전히 자신감을 잃은 남자는 염소를 사악한 동물이라 여기고 길에 버리고 달아났다.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우화집 <판차탄트라>에 있는 내용이다  


발췌 원본  




사업을 하면서 어떤 게 제일 힘드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딱 한가지를 집어 내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있지만, 하나 꼽자면 수도 없는 의심과 회의감을 견디고 극복하며 계속 팀원들을 독려하며 우리의 갈 길 가는게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의료관광 이미 한물가서 다 지는 사업을 왜 붙들고 있냐" 라는 유명 투자사 대표님  

"의료관광 그거 한 10년전에 이미 나 아는 사람들은 다 Exit 하고 나온 건데 그걸 지금 하세요?" 라고 반문했던 엄청 잘나가는 벤처 창업가  

심지어 이 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이건 이제 안되요. 저희 접고 다른 거 알아보고 있어요"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MBA 졸업해서 결국 여행사같은 에이전시 하는 거야? 구멍가게 하는 것도 아니고 좀 큰 물에서 펼쳐 야지 사업할 거면" 라는 친구들.  

"난 너가 너무 안타까워. 다른 사업모델을 선택했으면 훨씬 빨리 키웠을 것 같은데 왜 굳이 이 어려운 사업을 선택해서 너무 고생만 하는 것 같아서" 라는 이 업계에 몸 담가본 지인들. 


게다가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  

의료관광 사업이 무슨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도 아니고, 신기술 더더욱 아니고 전혀 핫한 키워드 아닌 게 맞고. 10-15년 전부터 수많은 에이전시들이 돈 벌고 이미 나간 건 맞고. 10-15년전 에이전시 사업모델과 옛날 방식으로는 현재 전혀 안 먹히는 건 당연한 일이고. 또 의료나 성형은 다른 O2O랑 다르고 게다가 외국인 환자가 고객인 일인 만큼 고객 한 명 한 명을 응대하는데 상당한 수고가 들어간다. 그리고 외국인 환자가 오는 각 국가에 따라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 지가 다 달라진다. 따라서 스케일이 충분히 어렵게 보일 수 있었다. 지금도 그 숙제를 풀고 있고.   


이런 얘기를 들으면 나도 사람인지라 힘이 쫙 빠지는데 또 다음날 아침이 되면 다시 힘이 났다. 

어쨌든 우리는 고객들이 계속 쓰고 있고, 그들이 좋은 평가를 내리며 40%는 되돌아오는 서비스이고, 매출이 나는 서비스이고, 성장율을 다른 산업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지표가 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걸 만들어가는 과정이 뿌듯했다. 이건 우리의 아이다. 우리가 만들었고 키웠고 지금도 키우고 있다. 나는 이 아이를 남의 아이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자랑스럽게 잘 성장시키면 된다.  


때로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다음날에도 회복이 전혀 안될 때는, 내 감정을 거의 마취시키듯 아무 생각, 아무 감정 안 들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만 했다. 내 몸을 비행기에 싣고, 계약서를 리뷰를 하고, 회계를 정리하고, 고객 상담을 하는 등. 그러다 보면 또 어느새 치유가 되었다.  


지금 의심과 회의로 괴로워하는 창업자가 있다면, 딱 두가지 소리만 집중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우리 고객의 목소리. 그리고 내 안의 작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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