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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Jan 10. 2021

스물넷, 서른넷 그리고 마흔넷

나의 10년 전과 지금 그리고 앞으로 10년. 

2011년 그러니까 10년 전 나는 대학을 졸업하지 얼마 안 된, 욕심 있고 당찬 스물네 살이었다.   

컨설턴트 3년 차였고, 슬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기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시기였다. 


하지만 그 당시 행복하지 않았고, 뭔가 나도 정확히 모르는 무언가를 늘 갈구하고 있었다. "나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 한국을 벗어나야겠다"라는 엄청 막연한, 그 이유 역시 불확실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생각만 갖고 있었다.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결혼을 잘해야 한다는, 승진을 해야 한다는 그런 게 내 성공의 정의가 아니었다. 내가 살고 싶은 나에게 잘 맞는 그런 도시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며, 경제적으로 자립해 살아가는 게 내 꿈이었던 것 같다. 소소해 보이지만, 나름 꽤 어려운 목표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도시를 알고 거기서 그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이 모든 게 경제적으로 내가 자립할 수 있을 만큼의 pay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6년이 걸렸다. 2011년 9월 퇴사를 하고, 남미 페루로 떠나 NGO에서 재미있지만 pay가 안 되는 일을 약 1년 동안 해보았고, MBA에 진학해서 싱가포르로 다시 와야겠다고 "다음의 내 도시"를 정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스타트업 창업 멤버로 조인하게 되면서 어쩌다 보니 내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되었다. 그렇게 2015년 유노고를 시작해서, 2016년 9월 싱가포르에서 현지 투자를 받고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 내가 원하는 도시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시작하고, 그것을 성장시키는 일. 이 모든 것을 찾아가는 6년 동안, 나는 내가 그리던 모습에 어느 정도 가까워져 있었다. 남들이 뭐라 하던 내가 정의하는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 원하는 게 있으면, 갖고 있는 것들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사람. 안정보다 모험을 추구하는 사람. 그리고 내 주변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의 남편도 만났다. 


나를 어떤 관점에서 보면 total failure 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10년 전에 내가 그렸던 그 사람이 되어있고, 그 목표들을 대부분 이루었다. 그럴 수 있었던 건, 10년 전에 내가 있었던 틀을 깨고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이제 내 나이 만 서른넷. 지금의 내 모습이 좋지만, 또 안주하고 싶지는 않은. 모험과 안정감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아야 하는. 나 스스로를 잘 가꾸면서, 또 주변 역시 잘 챙겨야 하는 그런 나이. 그런 시기이다. 


앞으로 1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무엇이 나에게 성공한 삶인지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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