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글로벌리 친환경, 그린, 탈탄소가 화제가 되면서 일본 정부에서도 발빠르게 탈탄소 사회의 구현 (제로 탄소 사회) 을 위해 각종 수치와 계획들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2050년까지 실질적으로 탄소 0% 를 표방하고 있고 역시나 그 중심에는 재생에너지!!!(원자력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함정이나)가 있다.
일본에서 요즘 밀고있는 핫한 재생에너지원은 "풍력발전"이나, 2011년부터 급성장했던 태양광을 빼놓으면 꽤나 섭섭하다. FIT 제도로 인해 태양광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였고 지금은 꽤 포화된 상태로 보여지고 있으나 (기관마다 제시하는 숫자는 조금씩 상이하나 평균 5~6GW 수준이다. 물론 현재는 거의 저점상태. 25년 이후에 자가소비 확대로 다시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추세가 대부분의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는 듯 하다.)
탈탄소의 움직임, 재생에너지를 원하는 수요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그래도 아직까지는 태양광 시장의 역할은 꽤나 크다고 예상된다.
현재까지 태양광시장의 패러다임이란,
FIT를 중심으로 한 발전사업자들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FIT 로 매전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 이 대부분이었으나, FIT 단가가 하락 및 250kw 이상은 입찰제도로 변경에 따른 매전수익 역시 감소하면서 시장에서 발전사업자의 수요가 줄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다만,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기!! 즉 재생에너지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기를 원하는 수요가들이 일반 기업체 및 전력회사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전기는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전력사업자 입장에선 많은 전기를 공급/조달 받으면 문제가 없었던 과거와는 달리,
'고도화법' 제정에 따라 전력사업자는 약 44% 를 재생에너지 전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무가 생기며 그냥 전기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격? 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면서, RE100 및 일반기업에서 자기들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소비/충당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늘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증서를 구입하여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경우가 있는데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최대한 많이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여야 하므로) 비화석증서의 경우 전력사업자만 구입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제한되어 있고, 현재 전원 트랙킹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마저도 이것이 원자력으로부터 온 전기인지 태양광이 생산한 전기인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공급량은 상대적으로 많은데 비해 구입할 수 있는 수요가가 제한되어 있고 복잡하고 어렵다는 측면에서 활성화가 잘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외 그린증서, J-credit이라는 환경가치가 있는데 이에 대한 수요는 매우매우매우 높은 반면 절대적인 양 자체가 매우매우매우 작다.
(일례로 그린증서, J-credit 의 공급량은 전체 전력수요량의 0.2%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이유들로 일본의 환경가치 구입을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은 글로벌 대비 훨씬 높은 가격이며, 이 조달 가격을 낮추기 위해 거래량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일본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재생에너지의 공급량이 어떻게 얼마나 더 증가할 것인가?
FIT 시장이 줄어드는 반면, 자가소비나 특히 비 FIT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2020년 4월에 시행된 송배전망 분리로, 과거 지역전력회사 (우리나라의 한전, 일본의 경우 도쿄전력, 중부전력 등)가 독점했던 송배전망을 신전력회사도 동일하게 사용하게 되면서 '자가탁송' 을 활용한 코포레이트 PPA 사업이 점점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 탁송이란 실제 전기를 사용하는 수요처와 전기를 생산하는 장소,공급처가 일치하지 않을 때 (=떨어져 있을 때), 전력공급처에서 전력수요처로 발전 전기를 보내는 것 (=송전) 을 지칭한다. 이때 송전망 사용이 필요한데 송배전망을 보유한 전력회사 (송배전망사업자) 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자가탁송의 경우 종래의 전기요금보다 훨씬 싸다는 이점이 있으나, (재생에너지 부과금 등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30분 단위로 발전량 예측이 필요하며, 예측과 실제가 발전량 차이가 큰 경우에는 패널티를 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발란싱 (DR) 에 대한 역량이 매우 중요하며, DR 수급조절 기술을 갖고 있는 벤처회사와 전력회사, 상사와의 협업이 요즘 들어 꽤나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