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이렇게 저렇게 11일을 쉬게 되었다.
3일 쉰다고 하면 설레었는데,
11일을 쉰다고 하니까 덤덤하고 멍하다.
컴퓨터 게임도 밤에 엄마 몰래 하는 게 제일 재미나다 했던가.
쉬는 것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을 때 꿀떡 쉬어주는 게 참 맛있다.
꿀떡도 엄마가 만들고 계실 때 하나 딱 집어먹는 게 맛있지,
무더기로 쌓아놓고 먹으라고 하면 질린다.
나랑 아내는 집순이라 오래 쉰다고 어디 안 간다.
침대 위에 좌식 소파를 놓고 비스듬히 앉아서
창문으로 하늘을 보며 햇볕을 쬔다.
그러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잠든다.
그리고 배고파 깨고 나서 만들어 먹는 떡볶이.
떡볶이는 비싼 조미료 안 넣고 기본양념만 넣는 게 참 맛나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삶은 계란도 하나씩 넣으면 완벽.
꼭 서로 적당히 먹어야지 하면서 배 터지게 먹고
소화를 위해 공원에 간다.
공원은 다른 게 아니라, 분위기가 좋다.
다들 표정이 편안해 보인다. 그게 좋다.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왜 이렇게 할 얘기가 많은지,
모기장 속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낄낄거리며 이 얘기 저 얘기한다.
그러다 항상 아내가 먼저 웅얼거리다 잠들어 버린다.
나는 조심스래 빠져나와 작은 방으로 와서 컴퓨터를 킨다.
아내가 옆 방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이 묘한 설렘이 있다.
그리고 글을 쓴다.
언제나처럼 진심을 담으려고 애쓰지만,
언제나처럼 잘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