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감독 제임스건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마무리를 지었죠. 마블의 흥행이 타노스의 핑거스냅 이후 관객도 같이 날아갔기에 극장에서 관람하기가 매우 꺼려졌던 2023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전작의 시리즈를 보지 않았던 관객들도 재밌게 보았다는 평이 줄을 이었습니다. 제 지인분들도 호평이 더 많았고 특히 나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 언급이 많았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흥행에 영향을 많이 주지 않았나 싶네요. 음악을 따로 찾아 듣거나 아예 가오갤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졌더군요.
저는 좋았던 장면 중 영화의 엔딩씬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모두가 춤추고 인사하며 마무리했던 장면이죠. 시리즈를 통틀어 위기는 이제 해소되고 모두 서로의 앞길을 응원하면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축제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계속해서 등장했던 노웨어 행성에서 마무리된 것도 좋았고요. 들어가기에 앞서 삽입된 음악얘기를 짚고 가보려 합니다.
'영화음악과 광고음악은 제작자가 심혈을 기울여 어울리는 노래를 찾기에 좋은 노래다'라는 제 신념이 있었는데 역시 좋은 영화에는 음악이 빠지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장면에는 Dog Days Are Over - Florence + The Machine의 노래가 삽입됐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의 마지막 엔딩씬답게 매우 신나는 노래입니다. 영화 속 악당을 물리치고 가족의 의미를 되짚으며 주인공들의 서사가 하나 둘 마무리될 때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오히려 억눌러준 것 같아 훌륭한 연출이라고 느꼈습니다.
Dog Days는 말 그래도 개의 날로 무덥고 긴 여름날을 의미합니다. 게으르고 뒹굴뒹굴하는 날 말이죠. Dog Days Are Over 이란 제목을 영화에 대입해 의역하면 어렵고 힘든 날의 끝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네요. (최근에 '도그 데이즈'라는 한국영화가 개봉하기도 했죠. 이런 의미가 있다고 다니엘 헤니 배우가 유튜브 피식 쇼에서도 말한 바 있습니다. 2024-02-08)
드디어 3편의 장편 시리즈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제임스 건 감독이 아닌 새로운 감독이 이끄는 가오갤 멤버들의 모습도 기대하겠다만, 10년을 동일한 멤버로 구성해 3편의 영화를 함께하니 주인공들의 퇴장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죠.
잔망스러운 스타로드와 표현에 서툴지만 팀의 엄마 역할을 해주었던 가모라, 지나치게 솔직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한 아버지 드렉스, 당나귀 고집에 거만하지만 매우 귀여운 로켓과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즐거웠던 그루트까지. 이들의 지지고 볶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을 거예요. 새로운 어벤저스 영화에서 다시 보면 좋을 것 같네요.
영화 코멘터리
(노란색 감독 코멘트)
자 이제 마지막 엔딩씬의 설명을 영화 코멘터리와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제목처럼 왜 드렉스는 춤을 췄는가에 대해서도 얘기해보려고 해요. 영화 코멘터리를 보면 영화의 엔딩크레디트까지 이와 관련된 제임스 건의 코멘트가 가득합니다. 보통은 개봉 이후의 관객들의 반응을 미리보고 코멘터리를 찍지만, 3편만큼은 개봉 전에 미리 촬영했다고 합니다. 저희는 오늘 마지막 장면에서의 코멘트를 위주로 살펴볼 겁니다.
'아름다운 노래고 춤추기에 딱 맞다' [Dog Days Are Over - Florence + The Machine]
'영화 세트장에서 제일 좋았던 순간일 거예요. 어릴 적부터 꿈꾸며 이야기를 창작해 놀았던 그들의 추억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이니까요. 단지, 수억 달러가 걸렸다는 것을 빼면 말이죠'
곡을 선정할 당시 엔딩에 반드시 춤을 선보이겠다는 감독의 의도가 보이던 코멘터리였습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루트가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춥니다. 이때 그루트는 감독 본인이 직접 모션캡처를 활용해 춘 춤이라고 하네요. 뒤이어 추는 로켓은 제임스 건 감독의 동생 숀 건이 직접 췄답니다. ㅎㅎ 제임스 건 감독은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사람이라고 보통 표현을 하던데, 감독 형제가 모션캡처로 춤을 추었다고 하니 말 다했죠.
'아이들을 위해서 추는 거죠 최고예요, 아이들이 춤추라고 해요 세계 최고의 아버지니까요'
무엇보다도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드렉스도 춤을 춘 장면인 것 같습니다. 드렉스는 세상은 춤을 추는 사람과 안 추는 사람으로 나누던 사람이었고 또한 아내도 춤을 추지 않았기에 사랑에 빠졌다고 했죠. 영화 초반에는 같이 춤추자는 멘티스의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하기도 하죠. (춤은 바보나 추는 거야!) 하지만 마지막 장면 속 노래 후렴이 시작되기 전 드럼 박자에 맞춰 리듬을 타며 클라이맥스에 맞춰 추는 드렉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좀 더 앞섰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손에 이끌려 나가는 드렉스의 모습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드렉스는 여전히 춤이 싫습니다. 단지 춤을 춘 이유는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추는 것이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더욱 감동적인 장면이 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토록 슬픔과 즐거움이 공존할 수 있는 영화는 몇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가오갤 멤버들을 작별해야 한다는 슬픔보단 순간의 즐거움만 온전히 느껴지게 되는 감정이 바로 씁쓸한 느낌이네요. 이처럼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보는 내내 즐거운 영화 시리즈를 또 볼 수 있을까요? DC로 간 제임스건의 행보도 응원하며 다음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