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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쭝이쭝이 Oct 24. 2017

인생 첫 주식 계좌를 만들다①

초저금리 시대 직장인 재테크에 대하여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후반 취직해 10년을 직장에 다녔지만, 주식은 한 번도 손을 대 본 적이 없는 소위 '주알못'으로 살아왔다.

사회 초년생 때는 '김생민의 영수증'에 나오는 조언처럼 '돈은 안 쓰는 것'이란 신념으로 월급이 들어오면 열심히 적금을 넣었다. 그리고 적금이 만기 돼 목돈이 모이면 정기예금으로 바꿨다.

주변에 재테크에 좀 밝다는 선배나 부서장들은 '광교신도시가 뜬다더라', '어디 주식이 좋다더라' 하면서 내게도 여유 자금이 있으면 한번 투자를 해보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마이너스가 날 수 있는 모든 투자는 무조건 싫었던 나는 그냥 개미처럼 열심히 저축하는 것 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았다. 그 흔한 해외여행도 한번 가지 않았고 휴가 때는 집에서 영화나 다운로드하여보며 지내기 일쑤였다.

그렇게 5년을 열심히 저축을 했고 상당한 금액을 모은 덕분에 결혼할 때 전세금의 상당 부분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해선 큰 후회는 하지 않는다.(물론 직장인 총각 시절 여행을 많이 가지 않은 부분은 많이 아쉽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육아 비용은 끝이 없었다. 돈을 좀 벌면 전세금을 올려줘야 했고 맞벌이지만 저축은 총각 때보다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

어떻게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투잡 할만한 것들을 열심히 알아봤지만. 결과적으로 고정적인 수입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어느 순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내 인생이 끊임없이 쳇바퀴를 굴리는 다람쥐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오르지 않는 연봉과 늘지 않는 통장 잔고. 다락같이 치솟는 전셋값.

정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순간이 마흔을 앞두고 서서히 내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재테크를 시작하지 않고서는 이 쳇바퀴 밖으로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삼성전자 주식은 매일같이 올랐다. 주변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돈을 벌었다는 소리도 꽤 많이 들려왔다.

평생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주식에 손을 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결정적 이유.

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정기예금의 형편없는 이자 수익을 확인하고서부터다.

2016년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의 1%대 초저금리 시대가 시작되면서 1억 원을 통장에 넣어놔도 1년에 이자가 100만 원을 조금 넘는 상황이 벌어졌다.(난 그 1억 원도 없고...)

은행 저축은 더 이상 '투자'가 아닌 '보관'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주식을 시작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비대면 주식 계좌 개설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업무 시간에 증권사 창구로 가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너무나 번거롭고 귀찮았던 나에겐 주식에 입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열린 셈이다.

드디어 올해 2월 말. 나는 드디어 큰 마음을 먹고 5년 수수료 무료에 5만 원 현금을 준다는 말에 현혹돼

한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 개설을 통해. 평생 처음으로 주식 계좌를 개설하게 됐다.

하지만 주식을 실제로 거래하기까지 손실을 볼 수 있는 리스크 큰 투자를 감수할 각오가 서기까지. 한 달의 시간이 더 걸렸다.

그리고 운명의 2017년 3월. SK하이닉스를 매수하며 내 주식 투자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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