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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Apr 16. 2024

지하철 DJ

쉴 틈 없이 바빴던 하루,

지친 심신을 끌고 퇴근길 지하철에 올랐다.


다행히 서 있던 앞에 빈자리가 나서

앉아서 가겠구나 한숨 돌리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방송 멘트.


승객 여러분,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앙~


오늘 받았던 칭찬과 기쁨은 집으로 가져가시고

근심과 짜증은 열차 내 두고 가시기 바랍니다 앙~


이 열차는 대화행, 대화행 열차입니다 앙~


도끼빗을 바지 뒷주머니에 꽂은

신당동 떡볶이집 DJ처럼 멘트마다 '~다 앙'하며

끝을 올리는 엑센트가 좀 느끼하다 싶었지만


젊었을 적 DJ의 꿈을 이렇게라도 이루시는구나...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고


어느새 오늘 하루

근심과 짜증이 저 멀리 달아나 버린 듯

얼굴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감사합니다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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