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하는 남자
전업주부
다른 직업에 종사하지 않고
집안일과 육아를 전문으로 하는
주부(主婦, Housewife)라는 뜻이다.
요즘은 남편 주부도 많아져
한자로는 아내나 며느리 '부(婦)' 대신
지아비 '부(夫)'를 쓰기도 하고
영어로도 성별 구분이 없는
'Homemaker'라고 불리기도 한다.
퇴사를 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어느 날부턴가
가사 일을 분담해야겠다는 철이 들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아내가 가장 귀찮아하는 일인
쓰레기 분리수거와 설거지부터 시작했다.
이사 오면서 새로 장만한
청소기와 세탁기는 써보니 참 편리했지만
의외로 사용 전/후 사람 손이 많이 간다는 걸 느꼈고
싱크대와 냉장고를 수시로 확인해
떨어진 양념류와 식재료를 제때 채우는 일 또한
요리 잘하는 것만큼이나
꽤 어렵고 섬세함이 필요하단 걸 알았다.
한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남자 가장의 권위에 눌려
한때 '밥순이'로 비하되기도 했다는데,
막상 내가 '삼식이' 신세가 되고
아내가 외출하거나 아플 때
오롯이 그 살림이란 걸 혼자 감당해 보니
주부란 업은
내가 겪었던 그 어떤 직업보다도
멀티 태스킹이 요구되는 초고난도 전문직이었고
살림이란 일은
직장 생활만큼이나 힘든 노동이지만,
가족과 함께 나눈다면
일상의 소중한 행복일 수도 있겠다는 걸 배웠다.
사람은 누구나
먹고 입고 자며 살아간다는 지엄한 사실과
주부란 직업이 오랜 세월
그 생존의 일상을 꿋꿋이 지켜왔다는 고마운 진실을
살림하는 남자로
하루하루 복습해 가는
깨달음과 즐거움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