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울음
울지 마라, 그는 홀로 내뱉었다. 새해를 맞이하며 하는 말이라곤 조금 청승맞은 그 말이었지만.
누구에게 들어달란 말도 아니었고, 스스로 되뇌어 곱씹는 말이었다.
저번 한 해는 어떻게 보냈던가. 그는 종이를 꺼내어 무작정 끄적이기를 반복했다. 이루어낸 것 없이 보냈던 모든 하루와, 스쳐 지나간 인연들. 외로움에 몸서리치던 그 날들.
새해가 벌써 와버린 이 새벽녘은 꽤나 추한 이의 밤이고. 아침은, 부끄러운 이는 갖지 못할 여유였으니. 그는 그저 바닥을 바라보고 계속 종이에 끄적이기만 했다.
연필로 부드럽게 써내리진 못했다. 가느다란 샤프로 딱딱 소리를 내며 거칠게 휘갈기는 다짐. 볼펜처럼 억세게 쥐지도 못했고, 자국을 남기지도 못했으니까.
매일 오는 낮이 두려운 것은 어제의 밤이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짙은 어둠에 안심하고 마는 것은 부끄러움 탓이라고 스스로 내뱉어냈고. 이른 추위에 몸서리쳤다. 그래, 그는 그렇게 새해를 보내는 것이다.
늘 그렇듯, 새해가 오고. 새 아침이 오고. 그는 보지 못할 영원이 오고. 딱딱 힘없이 끊어질 샤프심.
그는 울지 말란 말에 울음을 덧대어 낸다. 어찌나 모순적인지. 그는 새해를 그렇게 보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 그렇게 살아야만 할 것 같았다.
/ 마지막 작품이네요. 다음주부터는 자유 단편 소설로 연재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