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
오늘은 광활한 논, 예쁜 샛강을 걸었습니다. 마트에서 철원 쌀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논이 넓은지 몰랐습니다. 이미 추수를 다 끝냈습니다. 사람도 거의 없어 매우 한적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해 넉넉히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길이었습니다.
이 구간은 걷기에 참 좋았지만, 식당이 없어 점심을 늦게 먹어야 했습니다. 걷는 도중 군부대에서 체육대회 하는 모습을 잠시 구경하기도 하고, 강이 흐르는 풍경과 색감을 느끼며 즐겁게 걸었습니다.
하지만, 오후 2시가 넘어가자 지치고 허기져서 힘들었습니다. 지침보다 허기가 더 힘들어서 쉬지 않고 김화까지 빠르게 걸었습니다. 김화읍에는 여러 식당이 있었습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짬뽕을 맛있게 먹고 근처 편의점 야외 밴치에서 30여분 쉬었습니다. 여행 첫날부터 휴식을 잘 취했어야 했는데, 뒤로 갈수록 피로가 누적됩니다.
최종 목적지는 철원 와수리입니다. 와수리에서 포천 일동을 거쳐가는 시외버스를 타며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와수리는 식당과 오가는 사람이 많아서 붐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신대원 다닐 때, 팟캐스트 방송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중 '비블리아'를 가장 애정했습니다. 구약을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 설명해 주는 방송입니다. 이 방송을 진행하신 이익상목사께서 마침 와수리에 있는 성은교회 담임자로 계십니다. 제 원래 계획은 교회 앞에서 사진만 찍고 사라지는 것인데, 우연히 성은교회 사모님을 주차장에서 만납니다. 초면에 인사드렸더니 목사님 만나고 가라 하셔서 덕분에 이익상목사님과도 짧게 대화 나눴습니다.
여정을 마치며
좋은 날씨 덕에 잘 마무리했습니다. 추석 전에 시작하려 했지만, 이런저런 이벤트가 발생해서 이후로 미뤄졌는데 기온이 조금 떨어져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걷는 여행은 언제나 추천합니다. 혼자 혹은 두 명이 가장 좋습니다. 다리와 발로 걷고, 눈으로 주변을 보고, 머리로 생각하며, 다른 감각으로 평소와 다른 환경을 느끼게 됩니다. 비슷한 길을 계속 걷다 보면 익숙해지는데, 그 익숙함 속에서 또 다른 생각이나 감각이 슬그머니 나옵니다. 평소에는 나를 돌아보거나 생각을 정리할 긴 시간을 나에게 선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이 특별하고 필요합니다.
10명 전후가 함께 걷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다수의 여행이라면 목적이 달라집니다. 긴 시간을 우리가 함께한다는 경험이 가장 큰 목적이 될 겁니다. 미디어와 컨텐츠가 아닌 옆 사람과 함께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걸으며 때로는 웃고 떠들고, 때로는 서로 위로하는 함께의 시간이 선물로 주어질 겁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하길 바라며 여행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