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정에서 오래도록 살아남는 법
<18편>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사람 때문에 마음이 무너졌다
우암정에서 오래도록 살아남는 법
활은 과녁만 겨누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겨누게 한다.
활터의 예절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형식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바로 세우는 장치다.
잘 맞히는 사람보다 오래 버티는 사람이 결국 활을 사랑하게 된다.
활보다 어려운 것은 사람이었다. 나는 사람보다 내 마음을 다루기로 했다.
나는 인사를 했는데, 그 사람은 나를 보지 않았다.
그 사람의 무반응은 짧았지만, 내 마음에는 오래 남았다.
우암정에서 내가 처음 배운 것은 활쏘기가 아니라 사람의 어려움이었다.
처음 한 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못 들었을 수도 있고,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일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인사를 건넬 때마다 시선이 비껴 가고,
내 말은 허공에 머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부터 나는 활보다 사람을 더 의식하게 되었다.
우암정에 들어온 지 이제 2년 남짓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아직도 나는 이곳이 완전히 편하지 않다. 우암정은 예절을 중요하게 여긴다. 입회 과정부터 그렇다.
6개월 동안 준회원으로 지내며 사람들 사이에서 태도와 관계를 지켜본 뒤에야 정회원이 된다.
활을 잘 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말투, 눈빛, 인사, 자리에서의 태도 같은 것들이 함께 평가된다.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보이지 않는 기준이 분명한 곳이다.
나는 그 과정을 지나 정회원이 되었지만, 정작 가장 어려운 것은 활쏘기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활은 하루하루 조금씩 익숙해졌지만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알기 어려웠다.
특히 나를 외면하는 듯한 한 사람의 태도는 생각보다 오래 내 안에 남았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 장면이 반복해서 떠올랐다.
과녁 앞에 섰을 때보다, 인사를 건넸을 때 상대가 아무 반응 없이 지나가던 순간이 더 선명하게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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