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플랫폼을 만들다

CRM 제휴사 이벤트 페이지 런칭기

by RICE

"광고 사업 매출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2023년 10월, 사업팀에서 올라온 보고였다. CRM 부문의 주 수익원은 CRM 서비스 구독료였지만,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었다. 광고/제휴 사업이 있긴 했지만, 제대로 된 플랫폼 없이 수작업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매출 다각화를 위해 광고 플랫폼을 전면 개편하기로 결정했고, 그 프로젝트가 내게 맡겨졌다. 그렇게 시작된 5개월간의 여정은 내 PM 역할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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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사 전용 페이지 기획 과정



프로젝트의 시작: 문제 인식


2023년 10월, 광고 페이지 신규 런칭 기획안을 처음 작성했다. 당시 K사의 광고 사업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었다.


기존 광고 시스템의 한계

기존에는 제휴사들이 광고를 집행하려면 영업팀에 직접 연락해야 했다. 광고 종류, 금액, 집행 기간을 일일이 문의하고, 계약서를 주고받고, 소재를 이메일로 전달하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였다.

더 큰 문제는 광고 효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제휴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집행한 광고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었고, 우리도 광고 성과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쟁사 분석과 시장 조사

경쟁사들의 광고 플랫폼을 철저히 분석했다. 그들은 이미 셀프 서비스 형태의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고, 제휴사들이 직접 광고를 관리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기로 했다. 단순히 광고를 집행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제휴사들에게 실질적인 마케팅 가치를 제공하는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페이지 구조 설계


1단계: 광고 채널 안내 페이지

제휴사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건 "어떤 광고 상품이 있고, 얼마인가"였다. 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페이지를 설계했다.

각 광고 상품별로 위치, 형태, 방식, 크기, 형식, 기간, 단가를 명확하게 정리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제휴사들이 자신의 목적에 맞는 광고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2단계: 맞춤 광고 추천

단순히 광고 상품 리스트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제휴사의 목적에 따라 추천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유저 DB를 확보하고 싶다면" → 메인 롤링 배너형 추천
"중요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면" → 메인 하단 고정 배너형 추천


이런 시나리오 기반 접근법이 제휴사들의 광고 선택을 훨씬 쉽게 만들었다.


3단계: 집행 프로세스 명확화

기존에는 광고 집행 프로세스가 불투명했다. "신청하면 언제쯤 집행되나요?"라는 질문을 항상 받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8단계 프로세스를 시각화했다:


제안 검토 및 상담

상품 유형 선정

제작 가이드 전달

소재 확인

계약서 작성

적용 및 테스트 진행

최종 광고 게재

광고 리포트 전달


각 단계가 얼마나 걸리는지, 제휴사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안내했다.


4단계: 문의하기 폼 최적화

광고 문의 폼을 설계할 때 가장 고민한 부분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물어봐야 하는가"였다.

너무 많은 정보를 요구하면 이탈률이 높아지고, 너무 적게 물어보면 나중에 추가 소통이 필요해 비효율적이었다.

최종적으로 필수 입력 항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광고 채널 (드롭다운 선택)

광고 종류 (드롭다운 선택)

회사명, 담당자명, 연락처

이메일

광고 소재 (선택사항)

회사 홈페이지 (선택사항)

문의 내용


백오피스 설계의 중요성


관리자 페이지의 필요성

제휴사용 페이지만 만들면 끝이 아니었다. 들어오는 문의를 관리하고, 광고를 게재하고, 성과를 추적할 수 있는 백오피스가 필수였다.


광고 문의 관리 시스템

백오피스에서 광고 문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다음 기능들을 구현했다:


문의 리스트 조회 및 검색

처리 상태 관리 (접수/검토/완료)

담당자 배정

처리 내용 등록


특히 중요했던 건 '처리 상태'였다. 영업팀에서 각 문의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했다.


광고 콘텐츠 관리 시스템

실제 광고를 게재하고 관리하는 기능도 필요했다. 기획서에서 설계한 주요 기능:


광고 등록/수정/삭제

게시 기간 설정 (시작일/종료일)

광고 구분 (배너/팝업/롤링배너 등)

필터 구분 (CRM혜택/제휴사혜택/이달의혜택)

이미지 업로드 (PC/Mobile 별도)

랜딩 링크 설정

GA 추적 설정 (Action/Category)


마지막 GA 추적 설정이 특히 중요했다. 각 광고의 클릭률과 전환율을 측정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디자인과의 협업


비주얼의 중요성

이번 프로젝트에서 처음으로 디자이너와 긴밀히 협업했다. 기능도 중요하지만, 광고 플랫폼은 비주얼이 정말 중요했다.


디자이너와 가장 많이 논의했던 부분:


1. 광고 상품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매력적게 보여줄 것인가
2. 사용자의 시선 흐름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3. CTA(Call to Action) 버튼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


반복적인 수정 과정

2023년 11월, 기획안 2.0 버전을 작성했다. 초안에 대한 리뷰를 받고 전체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세부 페이지 구조와 활용 이미지를 대폭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배운 건, 기획서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개발팀, 디자인팀, 영업팀의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점점 완성도를 높여갔다.


마케팅 캠페인 기획부터 런칭까지


개발 완료 후의 과제

2024년 3월, 드디어 개발이 완료되고 QA를 진행했다. 하지만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었다. 제휴사들이 이 페이지를 알고 사용하게 만들어야 했다.


타겟 제휴사 분석

먼저 기존 광고를 집행했던 제휴사들을 분석했다. 뷰티 제품 브랜드, 미용 용품 공급업체, 교육 기관 등 다양한 업종이 있었다.

각 업종별로 어떤 광고 상품이 적합한지,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일지 세분화해서 정리했다.


광고 페이지 런칭


드디어 페이지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다.


1단계: 기존 고객 대상 이메일 캠페인

기존에 광고를 집행했던 제휴사들에게 새로운 플랫폼을 소개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메일 내용의 핵심:


이제 직접 광고 상품을 확인하고 문의할 수 있다

투명한 가격과 프로세스

광고 효과 리포트 제공


2단계: 신규 고객 유치 캠페인

네이버 광고와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잠재 제휴사들에게 도달했다. 타겟팅 키워드:


뷰티 브랜드 마케팅

뷰티샵 광고

뷰티 제품 프로모션


3단계: 런칭 프로모션

첫 3개월간 광고를 집행하는 제휴사에게는 특별 할인을 제공했다:


첫 달 광고비 20% 할인

광고 효과 분석 리포트 무료 제공

전담 담당자 배정


성과 측정과 개선


KPI 설정

프로젝트 시작 전에 명확한 KPI를 설정했다:

월 광고 문의 건수 30% 증가
광고 사업 매출 3개월간 KPI 101% 달성
제휴사 만족도 4.5점 이상


실제 성과

런칭 후 3개월간 추적한 결과:

광고 문의 건수: 기존 대비 45% 증가 (목표 초과 달성)
광고 사업 매출: 3개월 연속 KPI 101% 달성
신규 제휴사 유입: 월평균 12개사 (기존 5개사)


특히 의미 있었던 성과는 제휴사들의 재계약률이 75%에서 89%로 상승한 것이었다. 투명한 프로세스와 성과 리포트 제공이 신뢰도를 크게 높였다.


PM이 마케팅까지 해야 하는 현실


역할의 경계가 모호한 조직


PM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전통적인 PM의 역할은 제품 기획과 개발 관리까지다. 하지만 K사에서는, 특히 신규 수익 사업을 만드는 프로젝트에서는 그 경계가 훨씬 넓었다.

광고 플랫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담당한 업무:


제품 기획 (페이지 구조, 기능 정의)

개발팀과 협업 (요구사항 정리, QA)

디자인팀과 협업 (UI/UX 검토)

마케팅 캠페인 기획 (타겟 설정, 메시지 개발)

광고 집행 (네이버, 페이스북)

성과 분석 (GA4, 매출 데이터)

영업/운영팀 교육 (백오피스 사용법)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이건 마케팅팀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통합적 관점의 장점


제품과 마케팅의 시너지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PM이 마케팅까지 담당하는 것의 장점을 발견했다.

제품을 기획한 사람이 마케팅까지 하니, 제품의 핵심 가치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또한 마케팅 과정에서 발견한 사용자 피드백을 즉시 제품 개선에 반영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초기 광고에서는 "광고 상품이 다양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클릭률이 낮았다.

A/B 테스트를 통해 메시지를 "투명한 가격, 명확한 프로세스"로 바꾸니 클릭률이 2배 증가했다. 이런 인사이트는 제품 페이지의 문구도 개선하는 데 활용되었다.


빠른 의사결정

PM이 마케팅까지 담당하니 의사결정이 훨씬 빨랐다. 광고 효과가 좋지 않으면 즉시 크리에이티브를 바꾸고, 랜딩 페이지를 수정할 수 있었다.

만약 PM과 마케팅팀이 분리되어 있었다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발생하고 의사결정이 느려졌을 것이다.



배운 교훈들


첫 번째: T자형 인재의 중요성

PM은 깊은 전문성(기획)과 함께 넓은 이해도(마케팅, 디자인, 개발)를 모두 갖춰야 한다는 걸 배웠다.

마케팅 전문가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디지털 마케팅 지식이 있으니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마케팅 캠페인을 직접 운영하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깨달았다.

GA4로 사용자 행동을 추적하고, 광고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과 마케팅을 동시에 개선했다.


세 번째: 실행력이 차별화 요소

아무리 좋은 기획이라도 실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PM이 마케팅까지 직접 실행하면서 '실행력'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기획서만 잘 쓰는 PM이 아니라, 실제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PM이 되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5개월 프로젝트의 회고


2023년 10월 첫 기획안을 작성한 날부터 2024년 4월 런칭까지, 5개월간의 여정은 내 PM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다.


성공 요인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명확한 문제 정의 (제휴사의 페인 포인트를 정확히 파악)

사용자 중심 설계 (제휴사 관점에서 직관적인 플로우)

백오피스 자동화 (영업팀의 운영 효율성 향상)

통합적 접근 (제품+마케팅 동시 실행)

지속적 개선 (데이터 기반 최적화)


아쉬웠던 점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광고 효과를 실시간으로 제휴사에게 보여주는 대시보드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이건 다음 버전에서 꼭 구현하고 싶은 기능이다.


다음 편: "모바일 앱 개발 삽질기: 알림폰 서비스 런칭"에서는 앱을 처음 기획하면서 겪었던 기술적 도전과 실패들을 솔직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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