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07
오랜 시간 안고 있던 고독함이 무색해질 정도로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함께하는 일정이 많아 4일간 서로의 얼굴을 마주했다. 아무리 서로를 사랑한다 하더라도 서로에게 닿지 못하는 고독의 영역이 분명하게 있음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96시간의 착각이 고독의 허상을 바라는 믿음을 만들었다. 구태여 착각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우리는 함께 책을 읽고 밥집을 찾았다. 밥집보다는 함께 하는 순간이 중요했던 우리는 계획 없이 거리를 거닐다가 이전에 먹어본 적이 있는 쪽갈비 집으로 향했다.
“분명히 그때 매운 쪽갈비를 먹은 것을 후회했지?”
지난 과거의 아찔함을 떠올리며 맵지 않은 양념 쪽갈비 2인분을 시켰다. 하지만 매운 쪽갈비를 꼭 시켜야 한다고 놀리듯 함께 나온 ‘매운 소스’가 계속해서 우리의 눈에 아른거렸다.
“살짝만 찍어 먹어 볼까?”
겁먹은 우리는 아주 살짝 매운 양념을 찍어 맛을 보았다.
“오! 매운데 맛있어! 스읍 씁.. 습!! 매워! 근데 맛있다!”
웃음을 자아내는 그녀의 말과 행동에 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린 감당하지 못할 ‘매운 쪽갈비 1인분”을 추가했다.
“아차.. 그때도 이랬었지”
우리는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며, 유독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서로의 동질감에 웃음이 나왔다.
“다음엔 양념 쪽갈비 2/3에 매운 쪽갈비를 1/3만 달라고 해보자”
그 무엇을 먹어도 혀가 아른거리는 우리는 어떻게든 지지 않겠다는 마음에 매운 쪽갈비를 양파 소스에 담그며 말했다.
“아니 직원분들이 이 빨개진 양파 소스를 보면서, 그럴 거면 왜 매운 쪽갈비를 시켰냐고 비웃는 거 아니야?”
우리의 대화는 온통 매운 쪽갈비뿐이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땀을 닦으라며 계속해서 휴지를 뽑아 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요즘 속이 좋지 않다는 그녀에게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서로를 염려하면서도 함께 느끼는 고통에 웃고 있는 우리가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