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
이 글은 책 <그로스 해킹> (양승화 지음)과 토스 PO SESSION의 내용을 엮어, 그로스 해킹의 근간이 되는 AARRR 프레임워크에 대해 정리한다.
책과 토스 세션은 이 글에서 다룬 내용 외에도 다음과 같은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 꼭 한 번 직접 경험해 보길 권한다. 또한 토스 세션에서 다루는 내용은 AARRR이 미처 다 포괄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 채널에서 개별적으로 다시 다룰 예정이다.
<그로스 해킹> (양승화 지음)
그로스 해킹에 필요한 분석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툴 및 조직도, 문화
분석가가 견지해야 할 태도와 심슨 패러독스, 생존 편향처럼 경계해야 할 요소
토스 PO SESSION
Carrying Capacity라는 제품의 본질적인 체력에 관한 개념
이 글의 많은 부분은 책과 토스 세션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목차
1. 그로스 해킹과 전제 조건
2. AARRR 개요
그로스 해킹은 사회가 고도화되며, 전통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인 '기획-생산-판매'와 대비해 등장한 새로운 개념이다. 그것은 서비스를 출시한 후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성장 (Growth)하는 것에 관한 과학적 접근법이다.
책에서는 그로스 해킹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크로스펑셔널 (Cross-Functional)한 직군의 멤버들이 모여서, 핵심 지표를 중심으로, 실험을 통해 배움을 얻고, 이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것.
그로스 해킹의 창시자 션 앨리스도 같은 내용을 강조한다. 많은 회사들이 그로스 해킹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조직 구성 자체가 크로스펑셔널한 직군의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로스 해킹에는 실험의 양이 절대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한다. '분석-아이디어-실험'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스 해킹을 하기에 앞서서, 우리 서비스가 그로스 해킹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몇 가지 지표를 통해 서비스가 P/M Fit을 찾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리텐션 (Retention)이다.
다음은 시간에 따른 리텐션을 나타낸 리텐션 그래프이다. Product A처럼 시간이 지나며 리텐션이 어느 지점에 안착했을 때 (x축과 평행을 이룰 때), 리텐션 플래토가 생겼다고 한다.
리텐션 플래토가 생겼다면 P/M Fit을 만족한 것이고, 그로스 해킹을 할 준비가 된 것이다.
더 나아가서 플래토가 생긴 지점의 수치에 따라 서비스의 밸류에이션이 결정된다. 이 부분에 관해 책과 토스 세션은 사뭇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먼저 책에서는 리텐션이 서비스 카테고리 (업종)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령, 커머스가 금융 서비스만큼 높은 리텐션을 보이기에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가 속한 카테고리를 감안해서 리텐션의 건전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토스 세션에서는 (업종을 따지지 않고) 건전한 리텐션 수치의 마지노선을 20%로 제시한다.
(여기서 리텐션의 종류와 측정 기간에 대한 설명이 다소 빈약한데, 전체 세션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은 결과 추측건대 방문 리텐션이 아닌 구매 등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대한 M+1 리텐션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질문 세션에서 '커머스의 경우 기준점이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에 대해 "커머스라고 하더라도, 정확히 같은 개념을 적용해야 합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답변하셨다. 결국에는 업종에 상관없이 동일한 지향점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두 견해를 조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카테고리에 따라 특정 리텐션 값에 도달하는 난도가 다른 것은 맞지만,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IT 서비스로서 한 자리를 꿰차려면 그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쿠팡이 커머스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수조 원을 투자해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치한 것처럼 말이다.
책에서는 P/M Fit에 대한 단서로 리텐션에 더해 전환율 (Conversion Rate)과 순수 추천 지수 (Net Promoter Score, NPS)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요약하자면 가입-구매 전환율과, 제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로열 유저의 비중에 관한 값인 순수 추천 지수가 어느 정도 이상 값을 달성하면 역시 서비스가 P/M Fit을 찾은 것의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전환율과 순수 추천 지수에 대해 통상적으로 '괜찮은' 수준의 기준점도 함께 제시한다.
리텐션 플래토를 통해 P/M Fit을 확인했으면, 이제 그로스 해킹을 할 준비가 됐다.
그로스 해킹의 핵심은 성장의 핵심 지표를 찾는 것이며, 이러한 핵심 지표는 회사 조직도가 아닌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흐름 (Use Flow)에 따라 관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처럼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흐름에 따른 핵심 지표를 정의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자, 그로스 해킹의 근간이 되는 프레임워크가 바로 데이브 맥클루어의 AARRR 프레임워크다. AARRR은 각 부서의 업무가 아닌, 사용자가 서비스에 진입하고, 핵심 가치를 경험하고, 결제하고, 친구를 초대하고, 혹은 이탈하는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Acquisition (유입)
Activation (활성화)
Retention (유지)
Revenue (수익화)
Referral (추천)
AARRR을 기반으로 지표를 개선할 때, 책과 토스 세션, 그리고 데이브 맥클루어가 하는 말은 모두 동일하다: 앞단부터 순차적으로 개선할 것이 아니라, Retention > Activation부터 개선할 것.
토스 세션의 내용을 기반으로, 이 순서로 지표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를 간단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리텐션이 된 유저, 즉 유지된 유저를 분석하여 서비스에 남는 유저와 서비스를 떠나는 유저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를 알아낼 수 있다. 이 차이가 바로 서비스의 아하 모먼트 (Aha Moment)다. 토스 세션에서는 아하 모먼트를 다음과 같은 형태로 정의한다.
액션 XX를 가입한 지 YY라는 기간 안에 ZZ번 한다
이때 액션 XX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와 관련된 액션이며, 활성화 (Activation)의 기준이 된다.
유저가 첫 번째 행복한 경험 (The First Happy Experience)을 했을 때 활성화됐다고 한다. 이 첫 번째 행복한 경험이 곧 첫 번째 액션 XX이다. 활성화를 개선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더 많이, 더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활성화를 개선할 수 있고, 서비스의 핵심 가치는 리텐션을 분석함으로써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리텐션이 활성화보다 먼저 다뤄져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리텐션과 활성화에 대한 분석과 개선이 선행된 후에, 이를 바탕으로 유입과 관련된 마케팅을 진행하고, 바이럴 성장을 디자인하며, 수익화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
각 AARRR 레버의 핵심 질문과 목표, 그리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표, 툴, 프레임워크 등에 대한 키워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Acquisition | 어떻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서비스에 가입하게 할 수 있는가?
목표 | 사용자 유입 채널을 정확히 추적하고, 각 채널별 성과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
키워드 | 고객 획득 비용 (CAC), UTM 파라미터, 어트리뷰션 (Attribution)
Activation | 사람들은 어떻게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대한 첫 번째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되는가?
목표 | 활성화 퍼널 (Activation Funnel)을 개선하여 고객이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더 많이, 더 쉽게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
키워드 | 퍼널 분석 (Funnel Analysis), 코호트 (Cohort)
Retention | 무엇이 사람들을 서비스에 반복해서 돌아오게 만드는가?
목표 | 유지된 유저를 분석하여 아하 모먼트를 찾는 것
키워드 | 코호트 (Cohort)
Revenue |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가?
목표 | 수익화 지표를 다양하게 그룹화하고, 각 그룹에 맞는 운영 및 수익화 전략을 세우는 것
키워드 | 인당 평균 매출 (ARPU), 결제자당 평균 매출 (ARPPU), 고객 생애 가치 (LTV), 고객 생애 매출 (LTR)
Referral | 무엇이 사람들을 서비스에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게 만드는가?
목표 | 바이럴 루프 (Viral Loop)를 만드는 것
키워드 | 바이럴 성장 (Viral Growth), 네트워크 효과 (Network Effect)
여기까지 그로스 해킹과 AARRR 프레임워크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다뤘다. 다음 게시물부터는 AARRR의 각 레버에 대해, 순차적으로 깊이 있게 소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