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RRR 프레임워크 중 Retention을 중심으로
이 글은 책 <그로스 해킹> (양승화 지음)과 토스 PO SESSION의 내용을 엮어, 그로스 해킹의 근간이 되는 AARRR 프레임워크에 대해 정리한다.
이 글의 많은 부분은 책과 토스 세션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목차
1. 리텐션의 정의
2. 이탈 그룹에 대한 UT: 왜 떠났을까?
3. 유지 그룹에 대한 데이터 분석: 왜 쓸까?
AARRR에서 리텐션 (Retention)은 '무엇이 사람들을 서비스에 반복해서 돌아오게 만드는가?'에 관한 레버다. 리텐션에 관한 핵심 과제는 아하 모먼트 (Aha Moment)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 아하 모먼트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순간을 일컫는다.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찾는 것은 그로스 해킹의 출발점이 되고, 리텐션을 어느 정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아하 모먼트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긴 하나,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는 아니다. 리텐션 플래토 (Retention Plateau)가 생긴 서비스의 리텐션 그래프를 보자.
이 그래프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이탈 그룹이고, 아랫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유지 그룹이다. 이 두 그룹에서 다음과 같은 서로 다른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다.
이탈 그룹에 대해 UT (Usability Test)를 진행하여, 떠난 유저가 왜 떠났는지 알 수 있다.
유지 그룹에 대해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여, 남은 유저가 왜 남았는지 알 수 있다. (= 아하 모먼트)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이탈 그룹은 일반적인 이탈 (Churn)과 동치가 아니다. 리텐션을 M+1으로 고려하고, 1달 이상 사용하지 않은 고객을 이탈로 정의했을 때와 같이 그 단위가 같을 때만 동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1달을 이탈의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자.)
유지 그룹과 이탈 그룹에 대해 본격적으로 분석하기에 앞서서, 리텐션의 정의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다음은 가입월에 따른 방문 리텐션 차트다. (코호트가 가입월 기준인 것이다.)
보라색 점선 영역을 해석해보면, 2024년 12월에 가입한 유저는 64,872명이고, 그중 가입 후 1달 내에 방문한 유저는 41%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리텐션은 이와 같이 코호트별로 확인하며, 이것을 리텐션 차트라고 부른다. 리텐션 차트를 통해 코호트별 볼륨과 코호트x기간별 리텐션 값을 확인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정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하나의 코호트 안에서 기간에 따른 유지율
서로 다른 코호트의 동일한 기간의 유지율
코호트의 규모
방문 리텐션 외에도 구매, 재구매 등 리텐션의 기준은 필요한 정보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코호트 역시 가입월 외에도 첫구매월 등으로 다르게 고려할 수 있다.
위 예시에서는 월별 리텐션에 대해 확인했으나, 일별, 주별 등 다양한 기간을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위 예시에서는 (한 가입월에 대해) 가입 후 1달 내에 방문한 유저 수를 전체 가입자 수로 나눈 것을 M+1 리텐션으로 측정했다. 이런 측정 방법은 직관적이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리텐션 측정 방법에는 크게 클래식 리텐션, 범위 리텐션, 롤링 리텐션 세 가지가 있다. 위 예시에서 사용한 방법은 범위 리텐션에 해당하며, 이처럼 측정 기간을 월별 혹은 주별로 고려한다면 범위 리텐션을, 일별로 고려한다면 클래식 리텐션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 측정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책에 기술되어 있으며, 동일한 내용을 정리한 글을 첨부한다.
이탈 그룹은 서비스가 확보해야 하는 미래의 고객이다. 이탈 그룹에 대한 UT를 진행함으로써 서비스가 채우지 못하는 유즈 케이스 (Usecase)를 발견할 수 있다. (토스 세션에서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할 때, UT는 유저 인터뷰를 의미한다고 이해했다. UT와 유저 인터뷰는 다른 개념이지만, 맥락상 그렇게 사용됐다는 말이다.)
이탈 그룹에 대해 UT를 진행하는 것은 리텐션을 개선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UT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그로스 해킹을 통해 서비스를 최대한으로 개선한 후,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해야 할 때 참고할 수 있다.
지금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유지 그룹에 대한 분석이다. 유지 그룹을 분석하여 고객의 성별, 연령, 지역 등 페르소나 (Persona)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점적으로 알아내야 하는 건 아하 모먼트이다.
아하 모먼트는 경험 여부에 따라 유저가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지 혹은 사용하지 않을지 갈리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와 관련된 정확한 순간이다. 아하 모먼트는 이것을 경험한 유저의 95%가 유지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아하 모먼트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정의할 수 있다.
액션 XX를 가입한 지 YY라는 기간 안에 ZZ번 한다
XX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관련된 액션이다.
YY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의 첫 임팩트가 남아있는 기간이다.
ZZ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반복한 횟수다. 보통 2에서 10 정도의 값을 갖는다.
아하 모먼트의 형태는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각인될 수 있는 기본 조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핵심 가치를 처음 경험한 임팩트가 사라지기 전에, 반복적으로 경험해야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각인되고, 사용자가 서비스에 남는 것이다.
(서비스의 핵심 가치와 아하 모먼트는 동일한 의미로 자주 쓰이지만, 토스 세션에서는 이처럼 아하 모먼트를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포함되는 조금 더 구체적인 범주로 놓고 있다. 서비스의 핵심 가치는 경험 여부에 따라 유저의 활성화 (Activation) 여부가 나뉘는 지점이고, 아하 모먼트는 경험 여부에 따라 유저의 유지 (Retention) 여부가 나뉘는 지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아하 모먼트를 겪는 유저가 많아지면 리텐션이 개선된다. 하지만 아하 모먼트로 리텐션을 개선하는 데는 한게가 있다. 리텐션의 한계치를 넘어서려면 서비스가 커버하지 못하는 유즈케이스를 파악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다음은 아하 모먼트를 정의하는 데 중요한 문장들이다.
따라서 아하 모먼트는 연역추리와 귀납추리의 모든 방식을 통해 찾는 것이 적절하다.
아하 모먼트는 누구나 단번에 이해할 수 있고, 무조건적으로 추종할 수 있는 문장이어야 한다. 수학적으로도 꽤 말이 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학적인 엄밀함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이유는 이 챕터의 마지막 절인 '아하 모먼트를 찾은 후'에서 설명한다.)
토스의 사례를 보자. 토스의 아하 모먼트는 '4일 동안 2번 이상 송금하는 것'이다. 즉, 4일 동안 2번 이상 송금한 유저의 95%가 유지됐다. 그런데 7일 동안 4번 송금한 유저의 100%가 유지됐다고 해서 아하 모먼트가 '7일 동안 4번 이상 송금하는 것'이 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항들을 고려해서 아하 모먼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밴다이어그램을 통해 직관적으로 살펴보자. 다음 밴다이어그램은 '유지된 유저 집합 (Retained)'과 '액션을 한 유저 집합 (Took Action)'으로 구성된다.
간단히 말하면 두 집합의 교집합 (A)이 가장 크고, 차집합 (B, C)이 가장 작아야 한다. 만약 B가 크다면,
유지는 됐지만 액션은 한 적이 없는 유저가 많은 것이다. 만약 C가 크다면, 액션은 했지만 유지되지 않은 유저가 많은 것이다.
핵심은 액션을 한 유저의 대다수가 유지된 경우를 찾는 것, 즉, 액션과 유지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가 RPV와 교차 값이라는 (토스의 자체 제작) 개념이다.
RPV는 유지된 유저 중 액션을 한 유저의 비율로, 유지된 유저가 액션을 했을 확률로 해석한다.
RPV = A/(A+B)
교차 값은 액션을 했거나 유지된 모든 유저 (Took Action ∪ Retained) 중 액션을 했고 유지된 유저 (Took Action ∩ Retained)의 비율이다.
교차 = A/(A+B+C)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아하 모먼트를 찾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2 Step으로 요약할 수 있다.
Step 1. 액션 XX 후보군 찾기
액션 XX의 후보군은 직관이나 노가다를 통해 선정해 볼 수도 있고, SHAP Value 같은 도구를 이용해 추려 볼 수도 있다. (앞서 연역추리와 귀납추리 모두를 통해 아하 모먼트를 찾아야 한다는 대목과 연결된다.)
Step 2. RPV와 교차 값 확인하기
RPV가 95% 이상이고 교차 값이 가장 큰 값을 찾을 때까지 액션 XX와 반복 횟수 ZZ를 계속 교체해나간다.
상당히 복잡한 이 과정이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이 복잡한 과정은 결국 액션과 유지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기 위함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아하 모먼트는 이후 그로스 해킹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중요한 용도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사내에 아하 모먼트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아하 모먼트는 전사 직원들이 바라보는 하나의 슬로건과 같은 역할을 한다. Simplicity, Not Science도 이런 맥락에서 강조되는 것이다. 아하 모먼트에 회사가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가 향후의 스케일을 많이 결정한다.
여기까지는 토스 세션의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한 것인데, 책에서도 OMTM (One Metric That Matters)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비슷한 내용이 강조된다. OMTM은 전사 차원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지표로, 회사의 구성원들이 공통의 OMTM을 설정하고 그것을 목표로 움직여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부서별로 다를 수 있는 KPI와 대조된다. 토스 세션에서 아하 모먼트 운동을 말할 때나, 책에서 OMTM을 말할 때 공통적으로 구성원들이 바라보는 방향성을 일치시키고 자원을 집중시키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까지 AARRR 중 Retention의 핵심 과제에 대한 내용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