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심해를 만나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오사카의 수족관, 싱가폴의 수족관 등에도 가보았지만 츄라우미 수족관이 가장 좋았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수족관에 들어가기 전 2층에 있는 ‘이노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를 권한다.
뷔페식 식당이 약 1만 6천 원 정도로 관광지치고는 그리 비싼 편이 아니었다. 통 유리창 밑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갖가지 오키나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수족관 안에 들어가면 온갖 종류의 어류들이 있지만 핵심은 거대한 고래상어다. 극장의 스크린처럼 펼쳐진 수족관 전경 앞에서 사람들은 넋을 잃는다. 앞에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관람석이 설치되어 있어서 하염없이 앉아서 쳐다본다.
깊은 바닷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았다. 잠수함처럼 유유히 떠다니는 고래상어 주변을 가오리들이 폭격기처럼 날개를 피고 따라 다녔고 그 주변을 떼를 지어 작은 물고기들이 떠 다녔다. 잠수부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며 수족관 앞으로 몰려가 사진을 찍었다. 잠수부의 발놀림, 산소통에서 올라오는 기포,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보다가 수족관 바로 옆에 있는 오션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이곳은 사람이 많아서 식사가 늦게 나오는 편이지만 아내와 나는 커피만 주문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커피를 갖고 가니 먼저 자리에 앉아 있던 아내가 속삭였다.
“저것 봐. 저기 앉으면 바로 옆에서 고래상어를 볼 수 있어!”
수족관 바로 옆 움푹 들어간 곳에 자리들이 있었다. 줄이 쳐져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입구에서 미리 신청하면 자리가 나는 대로 30분 동안 앉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젊은 부부와 아이가 고래상어가 올 때마다 손을 흔들었다. 거기 앉으면 바다 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고래상어가 눈매가 어쩌면 저렇게 순진하고 무심할까? 가오리는 아주 궁금한 눈초리고.”
아내는 아이처럼 물고기들에게 넋을 잃었다. 더 놓아두면 사랑에 빠질 것 같은 기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