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작가 이지상 Apr 19. 2019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

깊은 심해를 만나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오사카의 수족관, 싱가폴의 수족관 등에도 가보았지만 츄라우미 수족관이 가장 좋았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수족관에 들어가기 전 2층에 있는 ‘이노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를 권한다.

 뷔페식 식당이 약 1만 6천 원 정도로 관광지치고는 그리 비싼 편이 아니었다. 통 유리창 밑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갖가지 오키나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수족관 안에 들어가면 온갖 종류의 어류들이 있지만 핵심은 거대한 고래상어다. 극장의 스크린처럼 펼쳐진 수족관 전경 앞에서 사람들은 넋을 잃는다. 앞에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관람석이 설치되어 있어서 하염없이 앉아서 쳐다본다.


 깊은 바닷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았다. 잠수함처럼 유유히 떠다니는 고래상어 주변을 가오리들이 폭격기처럼 날개를 피고 따라 다녔고 그 주변을 떼를 지어 작은 물고기들이 떠 다녔다. 잠수부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며 수족관 앞으로 몰려가 사진을 찍었다. 잠수부의 발놀림, 산소통에서 올라오는 기포,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보다가 수족관 바로 옆에 있는 오션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이곳은 사람이 많아서 식사가 늦게 나오는 편이지만 아내와 나는 커피만 주문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커피를 갖고 가니 먼저 자리에 앉아 있던 아내가 속삭였다.

 “저것 봐. 저기 앉으면 바로 옆에서 고래상어를 볼 수 있어!”

 수족관 바로 옆 움푹 들어간 곳에 자리들이 있었다. 줄이 쳐져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입구에서 미리 신청하면 자리가 나는 대로 30분 동안 앉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젊은 부부와 아이가 고래상어가 올 때마다 손을 흔들었다. 거기 앉으면 바다 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고래상어가 눈매가 어쩌면 저렇게 순진하고 무심할까? 가오리는 아주 궁금한 눈초리고.” 

 아내는 아이처럼 물고기들에게 넋을 잃었다. 더 놓아두면 사랑에 빠질 것 같은 기세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키나와 헤도미사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