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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에세이

by 장순혁

텅 빈 마루에 홀로 앉다 보니
슬그머니 어깨에 손을 올리는 것은
나의 마음속 짙은 외로움

이렇게까지 커졌었나
새삼 놀라운 감정을 감추고
나도 묵묵히 외로움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남들 못지않게 사랑도 해봤고
남들 못지않게 이별도 겪어봤지

결국 홀로 남았지마는
결단코 외로움도 그리움도 없으리라
가슴속에 묻어둔 사랑이었는데

이렇게 싹을 틔우네
초록빛 맑은 이파리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네

줄기를 꺾어버릴까
뿌리째 뽑아버릴까

아니,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자
저 알아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마음이 삭막하다면
저 알아서 저물겠지

마음이 풍요로우면
저 알아서 꽃을 피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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