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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니바퀴

에세이

by 장순혁

세상은 공장
우리는 부속품

언제라도 갈아 끼워질 수 있는
그저 그런 톱니바퀴 하나

세상이 돌아가는데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것은 없네
있더라도 우리는 아니겠지

아침이면 톱니바퀴들이 걸어온다
혹은 버스에서 내린다

우르르 몰려들어
자기 자리에 박힌다

한때는 감히 생각했다
내가 빠지면
세상은 멈출 것이라고
세상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머리가 아파 결근한 그날
나는 알았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알아서들 돌아가는구나

톱니바퀴 하나가 빠져도
세상은 잘 돌아가네
세상은 잘만 돌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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