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기억도 나지 않는 옛날에는
훌륭한 삶을 원했었다
커다랗고 커다란 사랑을 품고
결실을 맺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삶은 나의 생각보다
훨씬 더 고달팠고
자그마한 사랑도 품지 못해 애달팠다
높디높은 시야를 원했던 자그마한 소년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채
땅에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태양을 바라볼 뿐인 해바라기처럼
땅에 묶인 채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며
저 하늘 구름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저 우주 너머 계신 한 분께서는
영속을 본인 외에는 허락지 않으시고
늘어가는 주름과 생기를 잃는 심장을 가진
우리는 시시각각 무덤을 향해 전진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세월에 스러지셨다
그들의 텅 빈 장례식장을 지키며
원망을 참 많이도 했더랬다
나를 홀로 남겨두고 떠나가신 부모님에 대한 원망,
이런 삶을 내게 내리신 그분에 대한 원망,
누구에게든 책임을 돌려대 슬픔을 떨치려는
나에 대한 원망,
온통 원망뿐이었다
나의 생은 절망과 고통의 반복
다시 그들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
다시 그를 믿을 수 있을까
다시, 나를 믿을 수 있을까
해답이 없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텅 빈 적막뿐이었고
나는 홀로 남은 집에서
글을 적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