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의 번잡한 방 안에는
그대의 사진과
그대의 그림과
그대의 숨결이
아직, 아직 남아서
사진을 치우고
그림을 버리고
숨결을 지워도
그대가
아직, 아직 남아서
그대를 다시 만나
그대에게
그대가 내게 준 것을
도로 가져가라고
떠밀고 싶지만
그대를 다시 만난다면
그대에게
그대가 내게 준 것보다
더 많은 그대들을
떠맡고 말 것을 알기에
나는 그대를 만나고 싶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대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대를 품에 안으면서
동시에 그대의 품을 잊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