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라

by 장순혁

우리가 얼마나 낮은 곳에 있는가
올라가자, 솟아오르자
저 하늘의 별이 되자
저 하늘의 달이 되자

어둠 속에 잠기는 것은
때로는 너무나 두려운 일임이 틀림없다
두려운 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주자
어둠에 젖은 이들을 말려주는
한 줄기 온기가 되어주자

이 한 몸 불사지른들 어떠하리
환하게 밝힐 수만 있다면은
무엇인들 하리오
한 떨기 꽃 같은 미소를 지킬 수만 있다면은
나는 무엇인들 할 수 있으니

우리가 얼마나 매여있는가
벗어나자, 벗어던지자
이름 모를 들꽃이 되자
늙은 고목이 되자

텅 빈 길가를 걷는 이들에게
향긋한 꽃내음을 흘려주자
벌과 나비를 위해 꿀을 내어주자
검은 아스팔트를 연분홍빛 꽃잎으로 적시고
한 줄기 색을 더하자

숲속을 헤매이는 이들에게
그늘을 제공해주자
주린 배를 참고 나무를 베러 온 이들을 위해
이 한 몸 기꺼이 바치자
한 무더기의 장작이 되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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