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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완 Jun 27. 2019

‘지하철역 안 포스터에 노동자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노동 인식에 대하여-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위해 또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안에는 언론, 파업, 임금 등 노동자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많은 포스터들이 붙어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이러한 많은 포스터들을 무심코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그러던 중, 저의 눈을 사로잡는 포스터가 하나 있었습니다. 취업 준비생인 저에게 ‘취업. 채용. 인재’등의 단어가 들어간 포스터는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평소와 같이 ‘채용’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포스터 안 근무 조건에는 근로기준법 59조에 따른 무제한 근무라는 조건과 함께 버스기사는 하루 18시간씩 3일 연속으로 일해도 졸음운전 하면 안 됨, 우체국집배원은 하루 평균 2만4천보 저녁 10시까지 마라톤 하며 뛰어 다님, 지상조업체는 한 번 출근하면 공항활주로 컨테이너에서 자면서 나흘 째 퇴근함, 영화.방송은 하루 18시간 이상 서서 졸아가며 촬영 끝날 때 까지 일함, 병원 노동자는 밥 못 먹고 화장실 갈 시간 없어도 친절해야 함 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포스터의 제목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자 공개채용’ 이였습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알게 모르게 앞에서 소개한 분들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받는 처우나 생활에 대해서는 무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뉴스에 화물차 고속도로 추돌 사고, 우체국집배원 과로사, 버스기사 폭행 사건 등의 내용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 대한 처우나 근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처한 환경에 대한 원인은 한국 사회의 노동의 대한 왜곡된 인식과 수입의 대한 배분의 불공정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보도를 했듯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근로 시간과 평균 임금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낮은 편입입니다. 매년 최저임금 결정을 할 때면 노동자와 경영자 간의 의견 대립이 생깁니다. 경영자들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최저임금 인상 반대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수입의 대한 배분의 불공정성 때문입니다. 수입에 대한 배분이 상위 노동자가 너무 많이 가지고 감으로써 하위 노동자에게는 배분이 적어져서 소득이 낮아지게 만들게 됩니다. 이로 인해 하위 노동자들의 생활과 처우가 좋아지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상위 노동자의 배분을 낮추고 하우 노동자의 배분을 높여서 하위 노동자들의 생활과 처우를 높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노동의 대한 인식의 불균형 문제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연말이 되면 ‘누가 한해 얼마를 벌었는지’의 대한 통계와 함께 뉴스 소재가 되고 취업 사이트에는 회사별 연봉이 일부 공개 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과 직업의 대한 인식의 불균형을 가져오게 하고 노동의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대학 진학률이 높은 상황에서의 이러한 불균형은 노동의 대한 인식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직 노동자와 육체노동자 간의 임금 격차와 처우, 사회적 인식이 다른 상황에서는 노동의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이 불가능해지게 합니다. 때문에 사무직 노동자와 육체노동자 간의 임금과 처우의 개선이 필요하고 이와 함께 청소년 때부터 노동법등 노동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이후 노동자로서 살아가게 될 청소년들에게 노동의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제 짧은 해외 경험에 비춰 보면 외국의 경우 사무직 노동자와 육체노동자의 대한 인식 격차가 크지 않고 사회적 처우도 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노동 교육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한 어머니가 청소 노동자를 가리키며 아이에게 ‘공부 안하면 저런 일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 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왜곡된 노동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글귀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처음 본 ‘장시간 저임금 노동자 공개 채용’이라는  포스터로 돌아가 이야기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말했듯 우리나라의 육체노동자와 사무직 노동자 간의 임금과 처우 개선과 노동 교육을 통한 노동 인식 개선을 통해 이 같은 포스터가 다시 붙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또한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직업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도 같이 가져 봅니다. 저 또한 지금까지의 노동인식과 직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되돌아보고 반성해 봅니다.

정석완: 민주 사회를 위해 사회 문제를 시민사회와 정치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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