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라비브, 실리콘밸리 등 스타트업 천국을 다녀왔다
필자는 창업을 하고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이스라엘 진출이 우리 같은 혁신 기술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더 크게 성장하고 발전해나가는데 적합하고 필수적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해외 진출을 테마로 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검토하는 와중에 한국 스타트업의 이스라엘 진출을 도모하게 하는 코이스라(코리아&이스라엘 합성어)라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물론 여러 IR행사에 나가 코이스라 코파운드를 만나게 되었고, 초기 엔젤 투자의 형식으로 투자를 받기로 하였다. 정말 소액의 투자였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스라엘 현지 방문을 통해 현지 스타트업과의 교류 그리고 현지의 투자사들 앞에서 회사의 기술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과정들이 담겨있어 과감히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때 만난 두 분의 한국인 투자자와 이스라엘 출신인 두명 총 네명이 설립한 엑셀러레이팅 투자사였다. 그중 이스라엘 출신이고 이스라엘은 물론 한국과 실리콘벨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제닉이라는 투자자는 이미 실리콘벨리에서 1000억대 엑시트를 두 번이나 경험한 바 있는 실력자였다. 그와 한번 맺은 인연으로 현재까지 회사에 글로벌 투자와 마케팅에 대한 자문을 해주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코이스라의 투자와 연결된 이 인큐베이팅은 한국에서 일정 기간 국내 프로그램(IR작성 및 영어 발표 등)을 이수하고, 일주일 기간으로 이스라엘 현지로 날아가 투자 유치 및 협업을 위한 일정을 진행하는 과정이었다. 이제막 창업을 시작하고 글로벌 진출에 대한 막연한 꿈만 가진 나로서는 해외 진출과 글로벌 마인드를 강화할 수 있었고, 현지 스타트업들의 생존과 번영에 대한 스케일업 전략과 투자사 미팅 등 이스라엘 선진 스타트업 생태계를 몸소 체험하게 된 좋은 기회였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약 13시간 장거리 비행한 바로 다음 날부터 현지 우수 성공 스타트업 방문과 현지 투자자 미팅을 하고 저녁 시간 텔아비브 다운타운 전체가 스타트업 친교 모임 장소로 바뀌는 광경을 보고 놀라고 부럽기도 했다. 가슴에 공식 행사 업체가 나누어 준 명찰을 달고 어느 술집(바)이나 커피숍, 식당(물론 공식 스폰이 되어 있는 업체들) 에 가면 무료로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서로 비즈니스와 투자를 이야기하는 꿀같은 시간이었다. 전세계 창업자들이 모여 자기의 사업을 이야기하고 또 검증을 받으면서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화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친목을 다지는 네트워킹의 시간이 되었다.
80년 만에 몰아닥친 최악의 사막 모래바람을 마셔가며 야외에서 진행된 이틀 동안 열린 전시회에서 함께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들 대표들은 낮시간에는 40도에 육박하는 고온과 황사에 목숨을 건 행사를 마감하고 저녁 시간에는 현지 투자사와의 개별 미팅들이 촘촘히 이어져 1분 1초도 허투루 보낼 수가 없었다. 밤까지 이어진 미팅을 파하고 텔아비브 해안에 즐비한 바에 앉아 밤바다 야경을 보면서 서로 다독이고 스타트업의 열망을 다지는 즐거움도 누렸다. 전쟁같은 하루가 끝나고 함께 참가한 업체들 대표들과 밤바다와 해안 풍경이 아름다운 텔아비브 해변에 바닷바람을 맞으며 맥주잔을 기울이는 추억도 싱그롭다. 비록 몸은 피곤하고 고달팠지만 가끔씩 해외를 나가는 호사를 업무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내가 상상해왔던 실리콘밸리의 모습은 모든 것이 달랐다. 2016 봄, KIC(KOREA INOVATION CENTER)와 본투글로벌 추천으로 페이스북 단기 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6주간 머물면서 현지의 IT업체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스타트업 문화를 익히는 계기가 되었다. 말로만 들어왔던 구글, 애플, 인텔 등 거대 플랫폼 IT기업들을 직접 보면서 그들의 기업 문화와 환경 등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미국의 서해안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한 계곡지대로서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심지로 1939년 휴렛과 팩커드가 스탠퍼드 대학의 한 허름한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원래는 양질의 포도주 생산 지대였는데, 1953년 스탠퍼드 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전자산업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으로 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실리콘 밸리로 불리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애플를 비롯하여 휴렛팩커드·인텔·페어차일드·텐덤 등 4000여 개의 기업이 운집하고 있는 미국 전자공업의 중심지이다.
여전히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은 페이스북 직원 전용 레스토랑에 비치된 각종 식음료는 잊을 수가 없었다. 직원들의 복지와 편익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게 보여지는 광경이었다. 업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바(BAR)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도 기업이 성장하면 벤치마킹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득 채우고 돌아왔다.
요즘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서로 경쟁하듯 직원들의 복리 후생을 위해 대기업 못지않게 차별화되고 독특한 복지제도를 앞다투어 내세우고 있다. 최근 개발자 영입을 위한 연봉 인상 등 복마전이 펼쳐지는 이유도 스타트업이 새로운 각도로 평가되고 있다는 증빙이기도 하다. 그런 스타트업을 향한 분위기는 대졸자와 취업준비생들의 희망과 바램에서도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이전과는 달리 삼성, LG ,SKT 등 대기업으로 취직을 희망하는 관례가 사라졌다. 지난달 모 통계기관에서 조사한 취업 희망 기업으로 기존의 대기업(그룹)선호에서 스타트업 기업인 당근마켓, 카카오, 네이버 등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기존의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수준과 연봉, 그보다도 스타트업 특유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유니크한 사고방식 등이 요즘 젊은 친구들을 유혹하는데 모자람이 없는 것 같다. 스타트업 창업자의 열린 생각과 그들만의 유니크한 사고와 기업상이 새롭게 평가를 받는 세상이 되었고, 특히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성공으로 이끌어 온 것이 알려지면서 더더욱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
이처럼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기본은 창업자의 경영 마인드와 인재를 소중히 하는 진정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여실히 절감하고 있다. 작은 풋내기 스타트업에서 시작되어 빅사이즈 유니콘이 되어가는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거울삼아 우리 회사에 맞게 단계별 적용하고 활용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