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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Jun 25. 2022

나는 전업공시생이 되었다

장수생 될래 말래

부푼 꿈을 안고 공시생이 된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면 얼마나 좋을까?


이 바닥을 빨리 떠나려면 1타 선생님이 말씀하듯 ‘자기객관화’가 중요하다.



자기객관화.



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잘할 줄 몰라 중하위권에 머물던 그저 그런 학생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그나마 영어라고 치면, 무슨 공부든 공부를 한다는 습관은 없었다.

성적에는 공부를 나름 하든, 안 하든 항상 중하위권은 내 자리였다.


자기 객관화가 부족했다.


나는 공부하는 방법부터 배웠어야 했고,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파악했어야 했다.

오랜 시간 앉아있지도 못하던 내가 공시를 처음 도전할 때에는 단지 열정으로 공부했고

어중간하게 8개월 만에 합격을 바랐다.


자기 객관화가 부족했다.


공시를 시작하고 첫 시험이었던 4월 국가직 성적은 엉망진창!

공부라고 된 게 있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겁 없이 덤벼들었다.

두 달 뒤.

6월 지방직 성적은 나름 공부한 만큼은 나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합격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1년 더 해보기로 결정했다.


2022년 시험이 끝이다!



마음은 그랬다. 2022년 시험이 끝이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현재 장수생의 길목 앞에 서있다.

보통 9급 기준으로 합격까지 1년 6개월에서 2년 6개월 걸린다는데..

나는 1년 8개월 앞에서 더 갈지 말지 멈추어 서있다.

생각보다.. 길다 이 시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이 시간이 이제는 좀 두렵다.

얼마 전 2022년 6월 지방직 시험을 치르고 생각 정리와 선택을 위해 잠시 쉬고 있다.


자기 객관화 중이다.


몇 개월 순공 시간 11시간 채우기, 순공스터디 도움받아 겨우 공부했는데?

자꾸자꾸 까먹는 거 실수하는 거 어떻게 보완하지? 지긋지긋한 회독 더 할 수 있니?

마지막에 또 단권화할 실력이 안됐었는데 회피했어.

영어가 아직도 잘 안되는데 어떡하지,

국어가 점점 어려워질 것 같은데 어떡하지,


다시 공부한다면 …


국어 영어 자신 없으면 암기과목 끝까지 조져볼까

영어는 구문부터 다시 공부해보고 싶어.

국어는 앞으로는 기본서를 놓지 않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

특히 문제풀이 방법부터 다시 배우고 싶어.

행정법은 한 선생님으로 쭉 밀고 나가자. 이해 없이 암기하니까 휘발을 막지 못했어.

행정학은 이번에 처음 공부했는데 나쁘지 않아. 이 선생님이랑 계속해도 될 것 같아.

아쉽다.. 조금 더 시간이 있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공부한다면 …


순공시간에 집착하지 말고 계획에 따라 그날의 분량은 꼭 완수하는 걸로 공부하면 어떨까?

나한텐 이 선생님들도 좋았지만 처음부터 같이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공부하다 보니 이 부분이 너무 답답했는데 저 선생님 나한테 너무 필요하다!


다시 공부한다면 …


내년에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시험 후 한 주간 쉬면서 자기 객관화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쉬다 보니 다시 글을 쓰고 싶어 브런치로 돌아왔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게 나의 성취인 건 확실한 것 같다.

쓰다 보면 정리되고, 쓰다 보면 해소된다.

그렇다고 취미생활만 하면서 살기엔 시간이 너무 많잖아?


그래서.. 장수생 할래?


내년에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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