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를 꿈꾸는 사람의 하루

by 정명훈


새벽 여섯 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진다.


천장을 잠깐 바라보다가 이불을 걷어낸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서 이미 정렬되고 있다. 거창한 의지 같은 건 없다. 그냥 일어난다. 그게 내 아침이다.


하루를 세 덩어리로 나눈다.


첫 번째는 내가 맡은 기업들을 위해. 두 번째는 내 역량을 더 키우거나 누군가에게 인사이트를 나누는 데. 마지막이 본업이다. 기획, 유통, 전략, AI 테크. 이 네 단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그래서 어느 것 하나 대충 할 수가 없다.


저녁 여덟 시쯤 집에 돌아온다. 샤워하고, 맥주 한 캔 딴다. 이 한 시간이 하루 중 유일하게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다.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그 시간이 좋다.


아홉 시가 되면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 새벽 두 시까지.


세상 대부분이 쉬고 있는 그 시간에 뭔가를 만들고 있다는 게, 피곤하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이 시간이 내 것이라는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그냥 불 끄고 누울까 싶을 때도 있다.


하루 종일 달렸는데 쉬는 게 뭐가 나쁘냐고. 맞는 말이다. 근데 막상 그러면 다음 날 내가 더 찝찝하다는 걸 안다. 타성이라는 게 생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웬만하면 앉는다. 억지로가 아니라, 그편이 나한테 더 맞아서.


매달 열 개 이상의 기관과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 3,000개가 넘는 사업계획서를 검토했고, 9만 명이 넘는 창업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숫자로 늘어놓으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결국 그건 다 시간이다. 내가 거기 있었다는 흔적들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가끔 수억짜리 연봉 제안을 받는다. 흔들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근데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더 크다. 그래서 매번 고개를 젓는다.


초격차.

오래 품어온 단어다.


남보다 잘하는 게 아니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지점까지 가는 것. 그게 재능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냥 오래, 집요하게, 계속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전성기라고 느낀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전성기가 화려했던 과거 어딘가에 있는 게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단단해진 오늘이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으니까 매일 아침 눈이 떠지고, 밤에 다시 책상 앞에 앉게 되는 것 같다.


오늘 밤도 두 시까지 일할 거고, 내일 아침 여섯 시에 또 일어날 거다.


그게 지금 내 삶이고, 나는 그게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