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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갈대는 바람과 다투지 않는다

by 캘리그래피 석산

술보다 더 사람을 감동시키고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은 자신을 알아주고 아껴주는 마음이다.

진실로 그리운 것은 술이 아니라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따뜻함이다.


사람을 감동시키려 할 때면 흔히들 물질적인 것만을 떠 올린다.

그러나 최고의 감동은 동냥 주듯 던지는 돈이 아니라 고마운 마음을 전해 주는 것이다. 글자의 훌륭함은 자획의 기교가 아니라 묵 속에 갈아 넣은 정성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사람의 아름다움도 명품과 성형의 치장이 아니라 마음의 품격에서 우러나온다. 가족들의 아침 밥상도 사랑이 빠지면 개밥이나 다를 바 없다.

돈 아닌 마음으로 교류하고 외형보다는 마음을 먼저 가꿔가야 한다.

[출처: '갈대는 바람과 다투지 않는다.'중에서 / 故 황태영 수필가)


참! 미소가 아름다웠던 사람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수필가 故 황태영 선생은 지난 2017년 11월 22일 56세의 일기로 암 투병 중 소천(召天)했다.

어머니 강복덕 여사(88세, 뇌경색 발병)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진 다음날이어서 슬픔은 두 배가 되었던 날이기도 하다.


故 황태영 작가와는 2015년 ‘나의 봄은 당신입니다’, 2016년 ‘봄날이 짧아도 꽃들은 핀다’, ‘갈대는 바람과 다투지 않는다’ 총 3권을 함께 작업했다.

어쩌면 철저한 작가정신으로 독창적인 수필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2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오래도록 울림으로 남아 있다.

1512985814093.jpg 갈대는 바람과 다투지 않는다.. 북레터 표지

“갈대를 흔들리는 약한 존재라 하지만 그 약함이 외로이 강을 지키는 한 폭의 수채화, 감미로운 노래가 된다. 갈대는 봄꽃처럼 유혹할 수 있는 색채나 향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다투지 않기에 아름다운 시가 되고 평화로운 그림이 된다.”[출처: '갈대는 바람과 다투지 않는다.'중에서 / 故 황태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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