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마지막 달에 걸려 온 급한 전화 한 통…,
키워드는 “토종, 고집, 자부심, 슬로라이프,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는 2018 신년 특집 2부작 ‘맛의 방주’ 타이틀 서체를 써달라는 백 PD의 전언(傳言)이었다.
걷잡을 수없는 속도로 전 세계가 글로벌화되고 있는 요즘! 우리의 식탁은 빠르게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 조금 더 많이, 그리고 조금 더 빠르게,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된 식재료가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녹아있는 식재료를 밀어내고 세계인의 입맛을 획일화시키고 있는 것!
점점 사라져 가는 ‘맛’에 대한 기억,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에서는 1997년 ‘맛의 방주 선언문’을 발표하였으나, 소멸 위기에 처한 전 세계 식재료를 지켜나가는 운동인데 효율성보다는 다양성을 선택한 이들의 노력으로 2017년 현재 4323개 품목이 ‘맛의 방주’에 올라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65가지 품목을 등재하기에 이르렀다.
‘먹거리’가 속도의 논리에 밀려 심각한 위기에 놓인 지금!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맛의 방주’를 지켜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큰 울림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게 이번 MBC 스페셜 ‘맛의 방주’의 핵심이다.
백 PD와 작업은 ‘커피에 미치다’에 이어 두 번째다. 모든 작업은 ‘느낌’에서 비롯된다. 글씨를 쓰는 작가 입장의 느낌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담당 PD의 느낌이 일치가 될 때 타이틀 캘리그래피는 완성이 된다.
본인의 경우, 대부분 캘리그래피 시안 중 1안을 프로그램 콘셉트와 일치하게 작업을 해준다.
숫자에서 느끼는 것은 여러분들도 공감하듯 올림픽에서 금, 은, 동을 가르는 것도 1,2,3등까지며, 학생들의 시험성적순위 역시 '1'이라는 숫자는 그대로 최고를 뜻한다. 그래서 숫자 '1'은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글씨를 받아 본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글씨를 쓰는 작가 입장에서는 대부분 공감이 가는 서체를 쓴다는 점을 밝히는 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서 담당자는 최종시안을 선택하게 된다.
담당 PD는 ‘맛의 방주’ 서체를 본 순간! “바로 이거다”라고 환호를 했다.
이번 ‘맛의 방주’는 수정안 없이 한 번에 확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