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드라마 ‘나쁜 남자’

by 작가 석산

차가운 복수, 뜨거운 야망, 치명적 사랑! 2010년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였다. 드라마 ‘나쁜 남자’는 강렬하고 농도가 짙은 드라마이다. 그 속에는 격정적 사랑, 촘촘한 긴장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펼치는 야망이 있다. 드라마의 기본 플롯 위에 미스터리와 에로틱이 씨실과 날실처럼 짜여 있어 드라마의 표현 한계에 도전하는 파격적인 형식이 될 것이다. 치밀하게 자신의 야망을 채워나가는 악마적 카리스마를 지닌 ‘건욱’, 그에게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


베일에 가려진 건욱의 아픔과 함께 자신의 신분의 한계를 딛고 일어서려는 한 남자의 야망과 사랑 그리고 파멸이 숨 가쁘게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그의 행보에는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여자들과 위험한 사랑이 기다린다.


‘모네’에 대한 철저하게 계산된 사랑에서 ‘태라’와의 파멸로 치닫는 격정적인 사랑, 그리고 ‘재인’에 대한 순수한 사랑까지…


이들의 파격적인 사랑과 함께 위태로운 야망에 몸을 맡긴 한 남자의 운명은 숨 쉴 수 없는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화려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현판’이란 주로 널빤지에 글자나 그림을 새겨 건물의 문 또는 벽에 거는 것을 말한다. [출처: SBS 홈페이지 ‘나쁜 남자’ 기획의도]



며칠 전 스카이라이프 채널을 돌리다가 낯익은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 바로 2010년 5월부터 방영되었던 본인의 대표작 SBS 수목드라마 ‘나쁜 남자’였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 보듯 스카이라이프 채널에서 다시 그때의 드라마를 볼 수 있으리라 상상도 못 했다. ‘나쁜 남자’ 타이틀 서체를 썼던 게 2010년, 본인이 캘리그래피 작가로 입문한 시기가 2008년이었으니까 딱! 2년 만에 드라마 서체를 쓴 작가로 행운을 주었던 것. 내게는 지금껏 작가 생활에 잊지 못할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서실 입구에 ‘나쁜 남자’ 포스터가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년의 세월이 엊그제 일처럼 떠오르는 드라마 ‘나쁜 남자’, 2010년 ‘나쁜 남자’가 방영되었던 수, 목요일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긴장감과 뿌듯함, 방송이 되기 전 광고 속 상단 오른쪽에 방송 예고 글씨를 보면서 얼마나 좋아했던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픈 줄을 몰랐던 17부작 드라마는 네 달 동안 가슴 벅찬 순간을 보냈다.


그 후,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작가로서의 목표들이 구체적으로 세워 나갈 수 있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신과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배우를 비롯한 연예인들이 가장 두려운 게 한 때 잘 나갔던 시절을 나이가 먹으면서 계속 잊혀지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팬들로부터 외면받고 잊혀갈 때 가장 우울감과 자살충동이 심하다는 어느 여론조사를 본 적이 있다.

SBS 수목드라마 ‘나쁜 남자’ 메인 포스터(2010)

그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고 인기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하물며 작가는 오직 하겠는가? 작가 역시 10년 전의 활동과 지금의 활동상을 거울에 비추어 봤을 때 작가의 생명력이 계속 유지되고 도태되는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물론, 본인에게도 닥쳐올 수 있는 상황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대적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이 늘 필요하다. 안일한 생각이 도태의 첩경이 된다는 사실을 즉시하고 변화된 모습으로 한 발, 두 발 앞서 나가는 처세가 지금 나에게 필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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