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일으키는 화재사고 연간 100여 건!!
반려동물이 집에 불을 냈다는 기사가 자주 보입니다. 세 집 걸러 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데요. 저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아랫집 윗집은 키웁니다. 혹시 우리 이웃은 위험하지 않은 건지, 정말 반려동물이 집에 불을 낼 수 있는 건지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금천구 오피스텔 건물에서 불이 났습니다. 오전 11시 51분에 불이 났다고 하는데요. 소방차 20대와 소방관 64명이 출동해 15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고 합니다.
소방당국은 전기레인지가 켜져 있었고, 집 안에 거주자가 키우던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던 점을 토대로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작동되면서 불이 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주민 1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눌러서 불이 났다는데요. ‘설마 가능하겠어’ 하실 분 계실지 모르겠는데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전기레인지의 스위치는 대부분 정전 터치식으로 작동됩니다. 사람 손가락이 닿을 때 정전기가 작용해 스위치가 켜지는 것이죠. 고양이 발도 사람 손가락과 마찬가지로 정전기가 작용하기 때문에 스위치를 얼마든지 켤 수 있습니다. 고양이 발뿐만 아니라 간식용 소시지 등 정전기가 통하는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소방청은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화재에 관한 통계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 건수는 387건이었습니다. 재산 피해액은 14억 원에 이른다고 하고요.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 사례를 살펴봅니다. 지난 4일 서울 중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10명이 대피했습니다. 당시 집에 혼자 있던 반려견이 전기난로를 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려견은 연기에 질식해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2019년 1월 18일엔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오피스텔에서는 거주자가 외출한 사이에 홀로 남은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동작스위치를 눌러 작동시켜 그 위에 있던 행주가 타면서 주변으로 확대되어 600만 원의 재산피해가 있었습니다.
2019년 5월 21일 서울시 양천구 가정집에서 고양이가 인덕션 전원을 작동시켜 주변 가연물로 불이 붙어, 현관문을 강제개방해 화재를 진화한 사례가 있습니다. 2018년 2월 13일 전라남도 보성군 주택에서는 화목보일러 주변에 세워둔 쓰레기통을 반려견이 넘어뜨려 화재가 발생해 220만 원의 피해가 있었습니다.
2018년 12월 14일 부산시 부산진구 아파트에서는 반려견이 무선전화기 배터리를 물어뜯어 폭발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향초를 넘어뜨려 불을 낸 사례 등 화재 원인도 다양했으며 불을 낸 반려동물은 대부분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전국화재예방협회(NFPA)에 따르면 반려동물 또는 야생동물 인한 화재는 매년 750 가구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조리기구, 화로, 굴뚝, 전열기, 조명, 전구, 전선, 촛불 등 다양한 것들을 건드려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협회는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있는데요. 꽤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라서 옮겨봅니다.
반려동물들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그들은 뛰어들 수도 있고, 켜거나 할 수도 있습니다. 요리기구를 넘어뜨립니다. 반려동물을 스토브 또는 조리대에서 멀리 떨어뜨리세요. 반려동물이 촛불, 램프, 전열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화로 앞엔 항상 금속 또는 강화유리 스크린이 제대로 설치돼 있어야 합니다. 반려동물을 굴뚝 외부 통풍구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으십시오. 벽난로로부터 3피트(1미터) 이상의 "반려동물이 없는 구역"을 설정합니다. 벽난로의 유리문 또는 안전 스크린은 불이 꺼진 후 몇 시간 동안 위험할 정도로 뜨거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화염이 없는 양초를 고려해 보세요. 그것들은 진짜 양초처럼 보이고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어떤 반려동물들은 씹는 동물들입니다. 반려동물이 전기 코드를 씹지 않는지 주의해서 확인하세요.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에게 점검을 의뢰합니다.
모든 층에 작동하는 연기 경보기를 설치합니다.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연기 경보기를 테스트하세요. 연기 경보음이 울리면 밖으로 나가 계십시오. 반려동물을 구하기 위해 화재현장으로 다시 들어가지 마세요. 반려동물이 갇혔다면 소방관에게 알리십시오.
화재가 발생하는 데 필요한 구성요소는 간단합니다. 불에 탈 재료가 있어야 하고, 불이 붙어야 하며, 불이 계속 탈 수 있도록 산소가 공급돼야 하죠. 화재를 막으려면 이 셋 중에 하나라도 없애면 됩니다.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려동물이 전기레인지의 스위치를 눌러 과열을 일으키고 이게 화재로 이어지는 상황을 가정해 보죠. 반려동물을 없애라는 말은 선택지에 없습니다. 반려동물이 전기레인지의 스위치를 누르지 못하게 하면 화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시중에 전기레인지 스위치 덮개가 시판되고 있습니다. 간단한 장치로 스위치 부분을 덮어 반려동물이 스위치를 터치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죠. 여기에 돈 쓰기 싫다면 외출하는 동안 전기레인지의 전원코드를 빼버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기레인지 상단 후드 쪽에 설치된 메인 전원 스위치를 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려동물이 전깃줄을 씹는다면 전깃줄을 보호해야 합니다. 반려동물이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노출돼 있는 전선은 보호덮개 등을 이용해 반려동물이 씹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반려동물의 털이나 배설물이 전원 콘센트에 들어가면 합선 사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주 청소를 해주고, 콘센트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콘센트 덮개 또는 마개를 사용해 막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거주자가 외출한 동안 화재가 일어난다면 반려동물은 죽을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화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내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재가 일어나면 내 집뿐만 아니라 이웃에게까지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소방청은 반려인에게 “전기레인지 근처의 인화성 물질을 치우고, 전기레인지 스위치 보호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며 “외출 시에는 아예 플러그를 뽑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