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만우절 허위 신고는 줄었지만...

넘쳐나는 허위 정보의 시대 어떻게 살아야?

by 선정수

1. 지난 1일은 만우절이었는데요. 예전엔 이날을 맞아서 소방과 경찰에 허위신고가 빗발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이런 경향이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먼저 관련 내용을 좀 짚어보죠.

- 연합뉴스는 지난 1일 <만우절 장난전화는 이제 옛말…"인식변화·처벌강화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만우절 당일의 허위 신고 횟수는 최근 몇 년간 평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내용을 전하는데요. 소방청과 경찰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만우절이라고 허위 신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허위신고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경찰은 하루 13건 정도, 소방은 3일에 한 건 정도 허위신고가 접수된다고 합니다. 만우절이라고 해서 허위 정보가 확 늘어나는 현상이 사라졌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1960년대 기사를 살펴보면 만우절에 하루 수백 건의 허위신고가 접수돼 경찰 수천 명이 출동해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기사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만우절이라고 해서 허위신고가 폭증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면 되는 거죠.


2. 만우절 허위신고가 사라진 이유가 있을까요?

- 일단 스마트폰 보급률이 99%에 이를 정도로 개인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진 걸 원인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1인 1 휴대전화 시대를 살면서 없어진 게 있죠. 공중전화와 집전화인데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발신자 전화번호가 표시되는 사실을 알게 됐고요. 휴대전화를 사용해 신고전화를 하면 추적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죠. 예전처럼 익명성에 기대 허위 신고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 거죠. 경찰과 소방은 허위신고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즉결심판에 회부하고, 상습적일 경우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3. 전화를 통한 허위신고는 줄었지만, 아직도 폭발물을 설치했다든지 이런 허위 신고 사례가 왕왕 보도되잖아요. 이런 건 어떻습니까?

- 전화를 통한 허위신고가 고전적인 방법이라면,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허위 정보가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서 거짓으로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등 범죄 실행을 예고하는 협박글이 종종 문제가 됩니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사례에서 작성자가 추적돼 검거되고 있거든요. 온라인이라는 익명성에 기대 '설마 잡히겠어' 하는 생각으로 이런 일 벌이면 패가망신합니다. 지난해 형법 개정으로 공중협박죄가 신설됐는데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죄입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엄중 처벌하며 상습범은 1/2까지 가중됩니다. 이와는 별도로 허위 신고 내지 협박으로 인해 경찰이 출동해 공권력이 낭비되면 관련 비용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천경찰청은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글을 올려 경찰을 출동하게 만든 고교생에 대해 7544만 원의 손해배상 소승을 제기했습니다.


4. 허위신고는 누군가의 골든타임을 빼앗고 공권력을 낭비하게 만드는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네요. 이런 허위신고 말고도 온오프라인으로 유포되는 허위정보들이 많은데요. 최근 대통령이 종량제봉투 관련 허위정보의 최초 유포자를 찾으라고 지시도 했는데요.

- 네 그렇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1일 국무회의에서 종량제봉투 수급 불안과 관련해 악의를 갖고 종량제봉투 가격이 오른다는 헛소문을 퍼뜨린 최초 유포자를 찾아서 엄정 대응하라는 취지로 경찰에 지시했습니다.

수사를 해보면 결과가 나오겠지만, 이 종량제봉투 수급과 관련된 불안감은 자영업자 커뮤니티와 일부 SNS 계정에서 처음 터져 나온 걸로 파악이 됩니다. 그러다가 언론보도가 더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졌고, 일부 판매점에서 선제적으로 인당 구매 분량을 제한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고, 일부 지자체들도 구매 분량을 제한하기도 했거든요.

말하자면 이게 종량제봉투 가격이 오를 것이다 또는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잘못된 예상을 한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행동에 나서면서 주변에도 미리 사놓으라고 권유한 측면이 좀 있고요. 이걸 언론이 자극적으로 다루면서 확산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이 종량제봉투 논란은 어찌 보면 이전 정부가 쌓아놓은 업보 같은 성격이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19 때 마스크 대란 같은 정책 실패가 학습효과를 부른 것이죠.


5. 코로나19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당시 곰팡이 핀 백신이 접종되고 유통됐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 감사원이 지난 2월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이라는 감사결과를 내놨습니다. 여기서 감사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실태에 대해서도 다뤘는데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백신의 이물 신고 1285건을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고 제조사에만 알려줘 처리했고, 이 중 곰팡이 머리카락 등 위해 우려 이물질 127건에 대해 접종 보류 조치를 하지 않아 동일 제조번호 1420 만회분을 계속 접종> 이 발표가 나온 뒤 국민의힘은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팔을 내밀었는데, 민주당 정권은 그 팔에 곰팡이 백신을 꽂았다. 부작용이 발생하고, 영문도 모른 채 국민이 사망했는데도, 목표 달성에만 집중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감사원은 '보고 후 접종 보류'라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는데요. 국민의힘은 백신이 곰팡이에 오염된 백신이 접종돼 부작용이 발생했고 사망에 이르렀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위해 우려 이물질 127건 가운데 곰팡이는 1건, 머리카락이 2건이었고 이산화규소 106건, 바이알 세척 미흡으로 인한 이물 5건, 주사기 등 유래 추정 이물 13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산화규소는 바이알 내부를 코팅할 때 사용하는 물질이라고 합니다. 백신에서 이물질이 검출되면 동일 로트 번호의 접종을 보류하고 신속하게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지켜지지 않은 점을 강조한 겁니다. 곰팡이에 오염된 백신을 수많은 국민이 접종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실과 멀어집니다.


6. 최근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을 사칭한 의학정보가 유통되기도 했는데요. AI로 목소리를 조작했단 말이죠. AI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이런 가짜 정보들이 좀 사그라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었단 말이죠?

- 지난달 말 <이국종 교수의 조언>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이국종 병원장의 사진과 그의 음성을 모방한 AI 음성을 결합한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심장마비가 혼자 있을 때 오면, 이 10초를 모르면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은 심장마비 전조 증상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2초 간격으로 강하게 기침하기, 가슴 중앙 두드리기, 합곡혈 자극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인데요. 마치 이 병원장이 강연한 것처럼 그럴싸하게 꾸며놨습니다. 유튜브에 신고가 빗발치면서 결국 해당 채널은 폐쇄됐는데요. 이후에도 비슷한 영상을 올리는 채널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관련 영상을 진짜인 것으로 잘못 알고 감사 인사를 댓글로 달아 놓은 사람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22일부터 AI 기본법이 시행됐는데요. 생성형 AI를 사용해 만든 음성이나 영상에는 반드시 관련 표시를 하도록 규정했지만 법 적용 대상이 AI 사업자로 규정이 돼있습니다. 따라서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유튜버에겐 적용이 되지 않아서 이런 허점이 나타나리라는 예상이 있었습니다. 보완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7. 허위정보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은 왜 이렇게 더딜까요?

- 작년 연말에 통과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오는 7월 7일부터 시행되는데요.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인 줄 알면서도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를 유통하면 처벌하도록 정했습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음성이나 모습을 도용해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주로 논의되는 허위조작정보 규제 논의는 정치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공중보건 같은 사회공익이 침해되고 있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해선 관심이 낮은 게 사실입니다. 공익적 목적의 팩트체크 기관을 양성하고, 미디어 이용자들이 허위조작정보를 식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핵심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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