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엄마

by 낙타

요즘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박보검 아아유 주연의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작년에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눈물 콧물 흘리며 연신 훌쩍이면서 모든 회를 정주행을 했다

엄마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릴걸 이라며 또 때 늦은 후회를 해 본다

드라마에서 오애순이 엄마(광자)처럼 억척스럽지도 현명하지도 않던 그 시절 우리 엄마 인생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니 정말 우리 엄마 인생이야기로 넷플릭스 드라마도 찍겠더라

내 나이 만 45살이 되고 작년에 엄마가 돌아가시고야 엄마의 인생을 이해하는 정말 오래도 걸린 거 같다


나는 4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우리 집안사가 복잡하다는 거를 깨닫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도 입 밖으로 자세하게 얘기해 준 적도 없고 나 또한 궁금해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는지

어렸을 때 왜 나는 남들 다 있는 그 흔한 고모, 이모 하나가 없는 건지.... 이런 생각만 잠시 했을 뿐


이 모든 복잡한 가정사에는 지금 세상에선 흔한 재혼가정이라 그랬던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아빠와 엄마는 각자의 배우자를 사별하고 아빠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고 한다


지금은 연락 없이 살고 있지만 어렸을 때는 한 동네에 사는 나이차이 많이 나는 이복오빠와는 가끔 연락도하고 지냈던 거 같다


우리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어린 내 기억으로는 한집에 살던 이복오빠의 집에서 엄마가 리어카에 간단한 짐을 싣고 우리를 데리고 나와 동네의 작은 방을 구하셨던 거 같다.


중학교 육성회비를 제때 못 낸 거는 말할 것도 없이 쌀이 떨어져 굶어도 봤고 연탄이 없어 냉골에서 자기도 했고 전기도 끊겨봤다

간간히 엄마가 남의 밭일을 하고 일당으로 몇만 원씩 받아오긴 했지만 여자혼자 아이 넷을 키운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지금생각해 봐도 지금 나 같으면 혼자 어찌 애들 넷을 키울 수 있으려나 막막하기만 하다

그때는 힘들 때마다 엄마가 면사무소에서라도 도움을 받고자 찾아가면 호적상 자식들이 다 성인이니 도움을 못 준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해 오던 시절이었다

너무 원망스럽고 원망스러웠다 아무도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데 단지 서류상 가족이라고 나온다는 이유하나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던 시절........ 지금은 행정이 많이 바뀌었다는 기사를 보면 맘이 놓이곤 한다


이렇게 힘들게 자란 우리 4 자매는 힘든 가정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회사와 학교공부를 했고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또 자상한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작년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의 부고 소식을 아빠의 자식들, 엄마의 자식들에게 알리는 게 도리일듯싶어 알려 드렸다

역시나 아빠의 자식들은 오지 않겠다고 하였고, 엄마의 자식들은 부산에서 ktx를 타고 단숨에 지방까지 와주셔서 장례기간 동안의 모든 장례절차를 함께해 주셨다

살아생전에 서로 왕래가 있었으면 엄마가 정말 좋아하셨을 거 같은데 돌아가시고서야 우리가 함께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슬펐지만 한편으론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한 맘도 들었다


장례기간 동안 우리는 외삼촌과 엄마의 본 자식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엄마가 어렸을 적 집을 떠날 때도 시골에 어린 동생들이 있으니 우리보다 어린 동생들한테 엄마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엄마를 잡지 못했다고 하셨다..


엄마도 생때같은 자식을 셋이나 떼놓고 나왔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살아야겠으니 산 것인지 … 드라마에서처럼 산 사람은 살아지니.... 살았던 것일까

엄마의 인생이 너무나 가엾고 안타깝기만 하다


커서도 엄마는 왜 나이 많은 아빠를 만나서 우리를 낳아서 이 고생을 하는지

그 기억 속으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엄마한테 원망도 참 많이도 한 게 후회스럽다


여자 혼자 몸으로 우리 4 자매 키우느라 얼마나 고된 인생이었을지 엄마 정말 "폭싹 속았수다"

이제 "엄마"라고 큰소리로 부를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슬프지만 우리 엄마 내 맘속에 언제까지나 잊지 않을게 엄마 늦었지만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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