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록] 떨어지는 꽃잎 잡으면 소원 이뤄진대.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거야.
옆지기와 오랜만에 데이트 하던 날, 나는 꽃비 속에서 손을 휘적 휘적 저으며 꽃잎을 잡으려 했다. 이런 나를 뭉근히 쳐다보는 그 눈빛에 그냥 한마디 던져봤다.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 이루어 진대"
이 말에 옆지기는 몸을 날렸다. 100kg가까이 되는 거구가 저렇게 빠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옆지기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잡았다!"
"오, 보여줘봐"
내 말에 대꾸도 안하고 소중히 꽃잎을 감싸쥔 두 손 그러모으고 눈을 감더니 웅얼거리며 소원을 빌었다.
불혹이 넘은 시커먼 아저씨가 저렇게 귀여워도 될 일인가.
내 눈에 콩깍지, 제눈에 안경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꽃비 속에서 두 손 옹송크리고 두눈 꼭 감은 그 모습이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테니 말이다.
코 끝 간질이던 봄내음, 아스라이 부서지던 햇살, 그리고 내 앞의 그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