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등교길, 붉은 산수유 열매가 여전하던 그 곳에 색다른 빛이 아스라히 보였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산수유 나무 가지가지 마다 노란 꽃망울이 맺혀있었다. 아직은 수줍다는 듯이 혹은 아직은 춥다는 듯이 채 다 내밀지 못한 노란빛이 내 눈에 들어왔다.
어쩐지 산수유의 이 노란 빛을 봐야지만 한 해가 시작되는 기분이 든다. 이미 벌서 2023년이 된지 2달이나 되었지만 이제서야 2023년을 제대로 맞이한 것만 같다. 봄은 시작이다. 봄에 새 학기가 시작되어서일까. 나에게 봄은 1월1일보다도 더 새로운 출발점이라 여겨진다.
2월 말, 나는 새롭게 찾아온 봄과 함께 본격적인 논문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계속해서 퇴짜 맞고 제대로 공부 한 것이 아니라고 혼나던 석사 수료생이 드디어 논문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이제 나는 발아를 시작한 새싹이다. 길고 긴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첫 머리를 내민 산수유이다. 꽃을 피우고 잎을 내밀고 울창하게 가을을 맞이할 것이다.
올해의 첫 산수유는 유난히도 노랗다. 저 작은 노란 빛이 내 마음을 가득히 물들였다. 올 한해, 어쩐지 더욱 행복해 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