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야기할 영화는 <파운더>입니다. 이 영화는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로크'의 실화 바탕의 영화입니다. 그런데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당연히 마이클 키튼이 맥도날드 창업자이면서 그의 성공기를 다룬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셨겠지만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영화를 3가지 관점에서 보려고 합니다.
사실 진짜 맥도날드의 시작은 '맥도날드' 형제가 만든 햄버거 가게였습니다. 그들은 돈 욕심보다는 소비자 친화적이고 맛있는 버거에 치중했고 오직 햄버거를 빨리 만들어 파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본 '레이 크로크'는 프랜차이즈화를 제안했지만 맥 형제는 이미 시도해봤으며 실패했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로 그들은 지점마다 같은 버거를 만들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말했습니다. 그런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레이 크로크'는 지점 별 매니저를 뽑아 관리하자며 형제를 설득했고 프랜차이즈화를 성공시켜 자신의 몫을 받아 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그도 갈취보다 회사를 키울 생각이 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맥 형제가 수익적 측면보다 버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서서히 맥도날드를 합법적으로 갈취하는 방법을 찾는 모습이 영화 속에서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레이 크로크'는
무조건 나쁜 XX일까?
도의적으로 본다면 사기꾼이 맞습니다. 그저 순진한 시골의 맥 형제 속여 회사를 갈취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맥 형제는 그저 빠른 버거를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했을 뿐 사업적으로는 실패한 사업가입니다. 또 한, 미국의 자본주의 부응 시기에 배움을 거부했던 사람에 불가합니다. 저는 맥 형제를 부두에 정박해있는 배로 '레이 크로크'를 선장으로 비유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맥 형제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CEO였기 때문입니다. 그저 사람들이 지금처럼 자기들을 찾아주기를 바랐고 자신들이 좋다고 생각한 음식이 사람들에게 최고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또 한, 경영이나 법에 대해 아무런 공부도 하지 않은 도태된 CEO일뿐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맥 형제에게 아무런 동정심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레이 크로크'의 야망이 현실이 되어가는 영화를 보며 즐겼습니다. 물론 제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뒷목잡았겠지만 '레이 크로크'의 행위를 무조건 비판할 수만은 없습니다. 누구라도 사업 가능성을 봤다면 그런 식으로 회사를 갈취했을 겁니다.
자본주의에서 무식은 죄입니다. '레이 크로크'가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의 부흥을 이끌고 야금야금 먹어갈 때 맥 형제는 영화 속에서 뒷목을 잡는 순진한 시골 아저씨로만 등장하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배였고 그들 입장에서는 나쁜 선장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나쁜 선장이 전 세계인에게는 뛰어난 선장으로 비치며 맥도날드는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 M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M의 시작은
사실 이런 콘셉트에서 시작했습니다. '레이 크로크'는 이런 콘셉트 아트를 보고 마케팅 수단이 될 거라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M이 탄생했죠. 어떻게 보면 진짜 천재적 사업가입니다. 그는 이런 M의 부흥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프랜차이즈화를 시작합니다. 물론 후에는 자산 증식의 목적과 맥도날드를 인수하기 위해 부동산을 이용하지만 그래도 대단한 사업 수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런 M의 힘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영화 속 모습을 보면 '레이 크로크'는 사람들이 M을 하나의 종교처럼 떠받들게 만듭니다. M의 가족이 되라고 권유하고 퇴역 군인이나 지점장의 기질이 보이는 사람에게 부인의 일자리까지 제공하며 애사심을 고취시켰습니다. 단순히 M을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한 것뿐만 아니라 아예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셈이죠. 영화 속 그 모습이 맥도날드의 시작이 아니라 M이라는 종교에 관한 영화처럼 보여서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확실한 점은 '레이 크로크'의 천재성은 여기서도 빛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맥도날드라는 이름에 대한 자부심과 이름의 대단함을 알리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경영 욕구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맥 형제가 만든 이름임에도 자신없어 하는 맥 형제에게 오히려 더 크게 맥도날드라는 이름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에 대해 설교합니다.
단순히 M을 브랜드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충성 고객의 범위를 직원으로까지 넓히면서 M이 단순히 회사가 아닌 따뜻하고 가족 친화적 이미지까지 형성했습니다. 자신들은 이익보다 내부고객을 우선시한다는 이미지를 쌓았고 외부로는 M으로 완전한 브랜드화에 성공했습니다. 또 한, 단순히 먹는 공간이 아닌 새로운 문화 공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교회이자 모임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이죠. 지금 보면 완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영화 속 '레이 크로크'를 보다 보면 3가지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첫 번째가 회사 갈취이고 두 번째는 밀크셰이크 그리고 마지막은 불륜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야기했기 때문에 밀크셰이크와 불륜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밀크셰이크는 진짜 우유로 만들어야 한다!' 맥 형제가 이야기했습니다. 진짜 우유, 신선한 재료 등등 맥 형제가 원했던 맥도날드의 경영이념입니다. 하지만 '레이 크로크'는 그런 경영이념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물론 자신의 회사가 되었지만 전신이 되는 맥 형제의 경영이념을 재설정하면서 새로운 맥도날드는 가짜 밀크셰이크를 사용합니다. 부정적인 측면이지만 수익을 위해서는 빠르고 값이 싼 가루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CEO의 의사결정입니다. 이런 의사결정이 회사에는 큰 이익을 가져왔지만 전 세계인의 입맛과 건강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불륜은 그의 끝없는 욕심을 보여줍니다. 사업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준 아내를 버리고 사업에 욕심이 있는 다른 여자와 결혼합니다. 물론 둘의 사상이 잘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헌신했던 부인을 버리는 모습에서 맥 형제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부인 역시 맥 형제처럼 부두에서 정박해 있던 배 같은 사람입니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그저 사교모임에서 어떻게 하면 남에게 잘 보일지만 연구하는 그녀의 모습은 맥 형제의 모습과 일맥상통합니다. 결국 '레이 크로크'는 대외적으로는 맥 형제를 속여 사업적 성공을 그리고 부인과 이혼을 통해 내적 성취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도 그는 현실 세계에서 여전히 성공한 CEO입니다. 성공이라는 큰 그림이 부정적 이미지를 가려버린 셈이죠. 어쩌면 '레이 크로크'가 성공을 갈망했던 것도 그가 가지고 있던 사업적 콤플렉스와 자격지심적인 성격을 성공으로 가리고 싶어 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는 완전히 성공합니다. 물론 이런 성공은 지탄받아야 마땅하지만 과연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