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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바 May 01. 2019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세상


※ 스포 주의



이번 영화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입니다. 저는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떡밥이 지난 영화이지만 보지 않은 분이라면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물론 제가 쓴 글을 읽기 전에 말이죠.


영화는 극명하게 초반부와 후반부로 나뉩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나눌 수 있는 구조입니다. ㅋㅋㅋㅋ






[초반부 -  카메라가 돌아간다]




초반에 관객들은 아무것도 모른 체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합니다. 긴장되는 대사들 그리고 정준하 닮은 감독의 성질머리를 보면서 이게 무슨 상황이지 몰입하게 되죠. 그리고 배우들도 긴장된 상태이고 촬영장 전체가 긴장 그 자체입니다. 좀비 영화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언제 좀비가 나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영화가 흘러갈지 궁금증이 더해져 가고

영화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가는 상황에서 좀비가 등장합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혼란은 더해져 갑니다. 그리고 감독이 영화 속에 그대로 등장하면서 이건 영화 속에 현실인지 아니면 그냥 영화인지도 헷갈리는데 한몫합니다. 영화 속 영화라는 설정이 현실성을 더했고 관객들은 당연히 '이런 흐름이라면 좀비가 일본 도심에도 나타났을 거고 이들은 유일한 생존자이겠지?'라는 당연한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이 모든 것이 엄청난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후반부 - 우연으로 만들어진 장면들]

후반부는 영화의 제작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NG 없이 한 번에 찍어야 하는 영화를 맡은 감독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으며 배우들과의 합을 맞추며 정성스럽게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죠. 하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했던 과정들이 하나하나 무너지고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은 그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한 마디로 "맨땅의 헤딩" 장면을 영화 속에서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그제야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은 알게 됩니다. 전반부 장면들이 왜 그렇게 찍혔으며 감독은 왜 영화에 나오고 배우들은 왜 당황했는지 말이죠. 이걸 보여주는 과정들이 너무 재밌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기까지 합니다. 물론 이 과정도 실제 영화 속 장면일 뿐이지만 우리는 적어도 영화 제작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지식을 토대로 영화가 흥미로웠던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영화 제작 과정을 영화 속에 담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영화를 보며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는 합니다. 그래서 블루레이나 DVD에 제작 과정과 코멘터리를 통해 영화가 어떻게 제작되는지 대략 파악하죠. 하지만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아예 제작 과정조차 영화로 편입시켜버리는 대담함을 보여줍니다. 모든 장치가 계획적이었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신박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영화 스태프들의 노고를 잠시나마 생각하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간접 체험으로는 최고입니다. 누가 봐도 저예산에 독립 영화이지만 영화 속을 들여다보면 그 어떤 상업 영화보다 신박하고 실속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우연마저 계획적이다>



초반부를 보다 보면 어설프지만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후반부를 보며 초반부를 이해시키는 식으로 영화는 흘러갑니다.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무슨 이런 영화가 있어' 하다가 후반부를 보며 '와 대박이다'를 외치게 하는 영화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우연이 계속 겹쳐서 영화가 만들어진 영화는 없었습니다. 영화를 제작한 사람은 천재입니다. 후반부의 우연들을 초반부에 잘 끼워 맞춰 개연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후반부에 우연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감탄을 끌어냈으니깐요.


결국 우연들도 결과를 위한 원인들의 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재밌습니다. 무슨 저런 우연히 저렇게 멋진 장면을 만들어낸 건지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살아가면서 우연이 상상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 영화가 그런 예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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