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영
현대 사회 속 사회구성원들은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지만 각자만의 장막을 가지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장막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들은 없으며, 비슷한 장막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치라는 것을 만들어냈고, 사회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요즘, 그 비슷한 장막을 가진 이들 역시 줄어드는 것 같다. 얼마전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되자, 그에 분노한 지지자들이 법원을 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약 600억에서 최대 700억까지의 재산피해를 불러왔고, 윤 지지자들에 의해서 총 9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 부상자 52명 중 약 7명이 중상을 입었고, 이들은 주로 경광봉에 의해서 폭행당하거나 탈취된 경찰 방패로 가격당했다. 결국 윤 대통령 지자자 약 95명이 체포되고 이들 중 약 63명이 구속되었다. 거의 폭동이라고 볼 수 있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한국의 민주주의 건강성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 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것은, 일부 유튜브다. 단순히 윤석열 지지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극좌 유튜브든 극우 유튜브든 한쪽에 편향된 가짜 뉴스, 여론조작과 관련된 사실들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과거, 아니 불과 몇 년전 어떠한 사건에 관한 뉴스를 보고, 생각이 비슷한 우파와 좌파끼리 서로 논쟁하는 것은 이미 지나간 것 같다. 지금은 우파라고 해도 서로 다른 유튜브를 보고 다른 생각을 가지며, 좌파라고 해도 다른 여론을 접하고 다른 생각을 하니 말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여론이다. 하지만 지금 이미 조작되고 극단적인 여론을 너무나도 많이 접하게 된 우리는 한 순간에 분노에 눈이 멀어서, 진짜 사실을 접하게 되도 그것을 부정, 거짓으로 치부하게 된 것만 같다,
현재 이러한 서부법원 무단 점거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유튜브에는, 알고리즘이 있다. 내 유튜브 계정에 구독 목록에 스포티비, 스포일러, 호날두의 개인 유튜브 채널이나 맨유, 레알마드리드 공식 계정이 있다. 그러면 내 알고리즘은 지속적으로 축구와 관련된 영상을 추천할 것이다. 스포티비에서 올린 “22-23 래시포드 골 모음” 영상에 좋아요를 눌렀더니, 계속 맨유와 관련된 하이라이트 영상, 맨유 문제점 분석 영상 같은 것이 내 알고리즘에 뜨고 나는 계속 그걸 보면서, 유튜브는 지속적인 시청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고객을 한 명 확보한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현재 극단주의 유튜브가 성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알고리즘 때문이다. 한 좌파 성향을 가진 사람이 극좌 유튜브에 물들게 되면, 계엄령 관련된 모든 조직을 숙청해야 한다 라는 극단적 생각을 가지고, 집회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 우파 성향을 가진 사람이 윤석열을 석방해야 하고 이 나라는 짱깨들에게 물들어 있다, 라는 내용의 유튜브를 지속적으로 시청하면 이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그렇게 물들게 되어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대한민국은 양극화되어가며 개인간의 주장이, 좌파 안에서도 온건파와 강경파가 나뉘고, 그 안에서도 강경파와 초 강경파가 나뉘며 우파 안에서도 극우와 일반 우파, 극우 안에서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나뉜다.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로간의 장막이 세워지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에서 건강한 민주주의가 터를 잡는데 큰 애로사항이 된다.
결국 극단주의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는 유튜브도 일종의 ‘가짜 뉴스’다. 이러한 가짜 뉴스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드는데 큰 악영향을 준다. 가짜뉴스 때문에 요즘 세상에서 뉴스 한 편 읽기가 쉽지 않다.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구별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정보가 빠르게 퍼지는 시대지만, 동시에 가짜 뉴스도 그만큼 빠르게 번진다. 단순한 오해 수준을 넘어, 특정 목적을 가지고 조작된 뉴스가 퍼지면서 사람들을 속이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러한 사례로 일부 극단주의적 유튜브의 선동이 있다. 서부지방법원 점거 폭동도 그 예시다. 이런 극단주의적 사상을 내포한 가짜뉴스가 일으키는 문제들이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들에 대한 처벌법안을 만들자는 여론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처벌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표현의 자유 문제도 있고, 이들을 어느 수준까지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한 형평성 논란 역시 지속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극단주의적 언론이나 유튜버들을 처벌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들은 분명 ‘극단주의적 사상의 기준이 무엇이며, 나는 내 생각을 사람들과 공유한 것이다. 행동은 그들이 한 것인데 왜 나를 탓하느냐.’ 라고 되물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을 처벌하기보다는,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 나는 그 해결책을 플라톤의 영혼 삼분설을 현대에 맞게 적용하면 된다 생각한다. 플라톤은 영혼삼분설이라는 이론을 제시하며, 방위자와 지배자 계층의 수익창출과 가정을 만드는 것을 제한했다. 이들에게 가정이나 수익이 생기면, 진정으로 자신의 업무보다는 사익을 추구할 것이니 말이다. 그가 주장한대로, 국영방송이나 공중파가 아닌 개인이 인터넷 신문이나 정치 유튜브를 개설하려면, 그 수익 창출이나 광고를 제한하면 된다. 이들의 목적은 사실 신념이 아니라, 수익이니 말이다. 극단적 주장을 펼치는 것 역시 그런 주장에 현혹되는 우매한 대중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이 영상을 보고 댓글을 쓰고 좋아요를 누르면, 수익이 생기니 말이다. 하지만, 그 수익을 국가 차원에서 제한한다면 한번 더 필터링을 거친 신뢰성 높은 언론들, 인터넷 신문 및 개인방송을 만들 수 있다. 결국 돈이 되지 않는데, 논란만 되면 좋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그들은 플라톤의 주장처럼, 순전히 언론인 답게 합리적이고 정확한 여론을 형성하는데 집중해야 하고, 그 주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익을 제한해야 한다. 상업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상업화된 언론은 수요를 찾게 되고, 우매한 대중의 수요는 극단적이니 말이다.
대중이라는 것은 우매한 존재다. 매우 우매한 존재다. 그들은 쉽게 분노에 휩쓸린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계엄령에 반대하고 계엄령을 내린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시위를 볼 수 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그 시위보다는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대통령을 지켜내자는 시위가 늘어났다. 결국 대중은 그 집단 안에 속해서 집단의 스탠스를 무의식적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존재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이다. 언론이 상업화되고 수요를 따라가게 된다면 더 자극적인 것만 원하는 우매한 대중들의 산물이 될 것이다. 그걸 막는 것이 바로 언론의 수익제한이다. 가짜뉴스를 처벌하는 법안보다는, 가짜뉴스의 근본적 원인인 우매한 대중의 수요를, 언론으로부터 떨어뜨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