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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Nov 09. 2019

내 하루의 시작은 책이요, 그 하루의 끝도 책이다.

시도 때도 없이 책을 읽어라.

  '독서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라.'   - 스티브 잡스


  어느 날, 내가 책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직장동료가 나에게 물었다.

  "도대체 언제 책을 읽으세요?"

  나는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

  "저는 시도 때도 없이 봅니다."

  이 답변을 듣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다.

  '어떻게 시도 때도 없이 책을 본단 말인가?'하고 말이다.     


  책 읽기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알면서도 막상 실행하자니 잘 안 되는 게 문제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못 하는 것이 바로 이 ‘좋은 습관’이다.

  여기 가장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항상 매일 똑같은 일인데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아요. 출근길 지하철은 항상 만원인데 같이 출근하는 사람들로 인해 숨쉬기도 힘들 지경이죠. 막상 출근해서 보면 넘쳐나는 e메일에 할 일이 태산 같아요. 어쩌다 일 좀 하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죠.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커피 한 잔만 해도 벌써 점심시간도 끝나죠. 다시 오후 업무를 하다 보면 금세 저녁입니다. 하지만 저녁이 어디 저녁인가요. 곧 퇴근 시간인데 일이 너무나 밀려 있어요. 조금만 일찍 퇴근하면 좋겠지만 이대로 일을 놓고 가자니 내일은 새벽같이 나와도 다 못할 것만 같거든요. 또 야근입니다. 꼭 이렇게 일이 많은 날에는 부서 회식도 잡히죠. 저만 빠질 수 있나요. 어휴, 이런 상황인데 언제 책을 읽을 수 있겠어요?"

  듣기만 해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대부분 이런 대답을 하곤 한다. 그렇다면 주말은 또 어떨까?

  "주말이요? 모처럼 토요일이지만 어제 마신 술이 덜 깨서 오전 내내 힘들죠. 점심 먹을 때쯤 되면 간신히 일어나죠. 애들은 나가자고 성화인데 돈도 돈이지만 일단 힘이 들어서 외출은 정말 큰마음 먹어야 합니다. 아내는 영화라도 보자고 성화인데 진짜 영화 본 것도 언제인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온 가족이 잠시라도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면 시간은 후딱 지나가 버립니다. 큰마음 먹고 책이라도 한 장 읽으려고 하면 어디 식구들이 그런 저를 그냥 두나요. 아내도 그렇고 애들도 그렇고, 심지어 TV 소리뿐만 아니라, 이럴 때면 집에서 키우는 개까지 짖습니다. 책은 도저히 못 읽어요. 밤늦게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겨우 한숨 돌렸나 싶은데 그때는 책 한 장을 넘기는 순간 이미 곯아떨어져 버리곤 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들까요?"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직장인의 일과가 이렇다. 게다가 직장에서는 직급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신입사원이 업무 도중에 떡 하니 책을 꺼내 놓고 읽는다고 한다면 누구든지 고운 시선으로 보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직장과 사무실 분위기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부서장 정도는 되어야 사무실에서 쉽게 책을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쁘기도 하고 상사 눈치도 보이고. 아~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누구나 다 바쁘다. 안 바쁜 사람이 어디 있고, 한가한 사람은 또 어디 있을까.


  이런 상황에 어떻게 책을 읽으란 말인가?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코 여유 있는 시간이나 주변 분위기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책을 읽고자 하는 나의 마음가짐이다.

  ‘이래서 책을 못 읽고, 저래서 책을 못 읽고, 그러니까 나는 결코 책을 읽을 수 없어.’

  이렇게 생각하는 한 단 1분도 책 읽을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먼저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말해서 책을 읽지 않으면, 일을 못 하게 하고, 밥을 못 먹게 하고, 출근을 못 하게 하든가, 아니면 집에 가지 못하게 하든가, 심지어 잠을 못 자게 한다든가 하는 거다. 누가? 그것을 시키는 사람도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도 바로 나 자신뿐이다. 나 스스로 그런 강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런 생활은 앞으로도 똑같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내가 사용하는 하루의 시간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어디에서 어떤 시간을 만들어 낼 것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단 5분~10분도 빈틈이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도 막상 들여다보면 누구든지 하루 중 자기도 모르게 쓸모없이 보내는 자투리 시간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하루 중 어느 때 시간을 낼 수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선뜻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뻔하다. 머릿속에는 이미 '남는 시간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바로 책을 읽어야만 하는 순간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답이 있다.     

  나는 매일 수시로 책을 읽는다. 말 그대로 시도 때도 없이 읽는다. 그렇다고 해서 읽어야 할 때 안 읽거나 읽지 말아야 할 때 읽는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다. 5분 동안 읽기 적당한 책(글)은 5분의 짬이 나는 순간에 읽고, 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책(글)은 일부러 한 시간을 만들어내서 읽는다.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보통 하루에 2시간은 책 읽는데 할애하고 있다. 이런 습관도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나도 보통 사람이고. 하루에 24시간에 1분이라도 더 더할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떻게 하면 책을 먼저 읽고 나서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까를 남다르게 고민해 보았을 뿐이다.     




  하루의 책 읽기를 이렇게 해 보자.
  책 한 권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속해서 읽는 것도 좋지만 여러 가지 장르의 책들을 하루의 시간대마다 적합한 시간을 골라서 읽는 것이 좋다. 새벽은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이다. 깊은 밤과는 다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다. 나의 과거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앞날은 어떨 것인지,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떤지. 나를 제외한 다른 인격(人格)은 배제된 시간이다. 이때는 역사, 철학, 심리학 등을 읽는 것이 좋다. 머리가 가장 맑은 시간대이기도 하거니와 가장 깊이 있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낮(day)은 지극히 객관적인 시간이다. 굳이 말하자면 낮 동안의 시간은 경제, 경영, 자기 계발 서적이 어울린다. 감정보다는 명확한 결과가 있는 책을 읽는 편이 더 낫다. (그리고 생각해 보자. 직업이 책 읽기를 해야 하는 작가라든가, 출판 관계자, 또는 사장이 아닌 이상 월급쟁이가 대낮에 읽을 수 있는 책의 종류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 않은가?) 업무와 가장 연관이 높은 서적을 틈틈이 보는 것도 그 모습을 보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 책을 읽는다고 뭐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퇴근 후 저녁(자정 전)은 자서전을 읽는 시간이다. 과거 위대한 사람의 결과물. 그들이 어떤 활약을 했는지를 읽는 편이 어울린다. 나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서 한껏 부풀어 오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루 동안 내가 겪었던 직장 생활을 대입해 보면서 비교해 보기도 하고, 그날 하루를 반성해 보는 것이다. 책 속 인물과 나와의 비교. 그 차이 속에서 내일의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깊은 밤(자정 이후)은 소설, 에세이, 인간관계와 관련된 책이 어울린다. 새벽과 다른 것은 이 시간은 나 이외의 사람과 관계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뜻이다. 인간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기에 적합하다. 그것은 남녀 간의 문제일 수도 있고, 부모, 자식과 같은 가족 관계일 수도 있으며, 직장이나 또 다른 조직에서의 인간관계를 말할 수도 있다. 이것이 필요한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즉 '감성이 묻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나만의 생각이다) 이럴 때 적합한 것이 소설이다. 소설은 이야기가 지속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짧은 시간에 나눠 읽다 보면 흥미가 반감된다. 읽었던 부분을 또 읽고, 다시 읽었던 부분을 다시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책 자체가 읽기 싫어지게 마련이다. 깊은 밤에 적당히 읽을 시간을 정한 뒤 마음껏 소설을 읽는 것이다.


  조선 시대 이덕무란 학자가 있다. 그는 서출 출신이었는데 평생 책만 읽었다고 해서 별명이 “간서치(看書痴)”였다고 한다. 이덕무에 관한 책 《책만 보는 바보》에 보면 책 읽기란 어떤 상황에서도 이득이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 굶주린 때에 책을 읽으면, 소리가 훨씬 낭랑해져서 글귀가 잘 다가오고 배고픔도 느끼지 못한다. 둘째, 날씨가 추울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의 기운이 스며들어 떨리는 몸이 진정되고 추위를 잊을 수 있다. 셋째,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눈과 마음이 책에 집중하면서 천만 가지 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넷째, 기침병을 앓을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가 목구멍의 걸림돌을 시원하게 뚫어 괴로운 기침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을 보면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십 년 후에도 여전히 지금과 같이 도저히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불평을 할 것이다. 책은 결코 시간이 나면 읽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책을 읽고 난 후 남는 시간에 나머지 활동을 해야 한다. 책을 읽고 밥을 먹는 것이고, 책을 읽고 일을 하는 것이고, 책을 읽고 가족과의 시간을 갖고, 책을 읽고 나서야 직장에서 회식도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 읽기'를 먼저 생각하고 시간 관리를 하게 되면 지금까지 흐트러졌던 일상이 어느덧 내가 의도하던 대로 정리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 인생을 내가 계획한 대로 살 수 있다는 것. 이보다 더 멋진 인생이 또 있을까? 못 믿겠는가? 일단 해보고 얘기하시라.


  책을 읽고자 생각하는 당신. 시도 때도 없이 일단 책을 펼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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