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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알을 깨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신 것을 축하합니다

'기존의 나'를 깨는 성장통은 당연히 아프지만, 두려워하지 마세요.

by 타스정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트려야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최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인생의 성장과정에서 '기존의 나'를 깨는 일은 스스로에게 가장 상처주는 일임과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어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교훈을 다시금 되새겨봤습니다.

요즘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성장을 경험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알을 깨고 나오는 일에 능숙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을 깨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인지 알면서도, 그것이 본인의 인생에 있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알을 깨는데 능숙한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고, 무엇이 부족한지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집중합니다. 중요한 것은 인정하고 앞으로의 해결책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을 깨는데 힘겨워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알에서 느끼는 포근함을 추구하고, 자신이 알 속의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밖에서 알을 깨뜨리려는 사람을 적으로 간주합니다.

책 데미안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기존에 정의된 질서를 파괴하는 일이 큰 혼돈과 혼란을 불러오지만, 필연적으로 기존에 정의된 질서가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통해 나만의 새로운 정의와 질서를 가지고 삶을 나아가는 사실을 다룹니다.

이는 현재 나의 성향, 경험, 가치관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현재 나의 성향, 경험, 가치관은 과거의 상황적 변화에 따라 만들어진 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장이 요구되는 때는 바로 '환경의 변화'가 일어났을 때입니다. 작게는 독립하여 혼자 사는 일부터 직장 상사가 바뀐 일, 회사의 비즈니스 상황이 변화한 일. 그리고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는 일까지. 성장이 필요한 상황은 반드시 환경적 변화가 일어났을 때 입니다.

일을 할 때, 연인과 사랑할 때, 타인을 대할 때, 삶을 살아갈 때.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이유로 새로운 환경으로부터의 변화를 두려워한 것은 아닐까요? "내가 경험한 분야에서는"이라는 말로,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좌절 시킨 것은 아닐까요? "저 사람은 저럴 거야"라는 두려움으로 시도 조차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유투브를 통해 멋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성경, 불경 뿐 아니라 고대 문화의 모든 경전에 가장 흔하게 반복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말입니다. 고대 문헌에서는 '사랑'과 '두려움'을 반대되는 표현으로 해석합니다.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두려움이 없어야 하고, 사랑하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시도에는 다양한 도움들이 필요합니다. 책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가 알을 깰 수 있도록 도와준 데미안과 같은 인물처럼요. 그러나 알을 깨는 과정의 고통은 온전히 본인의 몫입니다. 그 고통을 이겨내는 것 또한 본인의 몫입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즐기는 사람들은 결국 두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최근 동료와 대화를 나누면서 큰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중요해지려면, 인정받으려면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할 때라고 말입니다. 순간 너무 와 닿는 말이어서 기억해두고 있다가, 데미안을 읽으면서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도 최근 그 알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보고, 흔히 '나를 표현하시오'라는 것의 행동들과는 반대되는 행동들을 해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고,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막연히 생각해왔던 취미활동도 시작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아 실패하면 어쩌지?", "쟤는 잘하는데 나는 못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냥 해보자", "뭐라 하면 뭐라하는거지 뭐", "인생의 과정인데 실패가 어딨어"라는 생각들로 두려움을 떨쳐내다보니, 생각보다 별 거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장통은 참으로 아픈 것 같습니다. 나를 할퀴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갉아먹고. 때론 나 스스로도 원망스럽고, 타인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고통 없는 성장은 없는 것 같습니다. 성장하기를 포기한다면, 당장의 몸과 마음은 평온해지겠지만, 앞으로의 삶에서 평생을 남과 비교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진 않을까요?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성장통을 겪었을 많은 분들께.
오늘도 두려워하지 않고 성장통을 겪었을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오늘 하루도 알을 깨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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