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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hn Yoon Dec 03. 2018

자이언 캐년의 서브웨이

자이언 캐년의 오지를 가다


아무런 선입관없이

서브웨이(subway)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국 사람들과 미국사람들이 

떠올리는 첫 이미지는 각각 다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브웨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지하철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이

서브웨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샌드위치 가게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샌드위치 매장인 서브웨이가

맥도날드 매장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며,


도시에 사는 미국인이라면

지하철을 타지 않는 사람들도


적어도 하루에 한 두 번은 

반드시 서브웨이 매장을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진작가들에게

서브웨이라는 말을 하면


그들은 대부분 

지하철이나 샌드위치 대신에

자이언 캐년의 서브웨이를 먼저 떠 올릴 것입니다. 


자이언 캐년의 서브웨이는

자이언 캐년의 북서쪽에 위치한 

일종의 협곡같은 계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이 서브웨이인 이유는 이곳의 모습이 

마치 지하철의 통로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서브웨이(The Subway)는

내로우, 앤젤스 랜딩과 더불어

자이언 캐년의 3대 트레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엔젤스 랜딩(Angel's Landing)이나

The Narrows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서브웨이(The Subway)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브웨이(The Subway)는

자이언 캐년의 숨은 보석이라고 할 수 있죠.


서브웨이는

지금은 그래도

좀 알려진 편이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의 사진작가들 가운데서도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졌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지도

그리 오래되지는 않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자이언 캐년의 서브웨이를 검색해보면

이곳을 다녀온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구글까지 검색해 보아도

한국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서브웨이를 다녀온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제가 처음 갔던 2011년도까지만 해도

네이버나 다음에 서브웨이에 대한 사진은 아예 없었죠.


자이언 캐년의 숨은 보석,

또는 오지의 숨은 비경이라고 불리워짐에도 불구하고 

서브웨이를 찾는 사진작가들이 많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며,

그 다음 이유는 장비와 거리관계 때문입니다.



서브웨이는

두 군데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와일드 캣(Wild Cat)에서 출발하여

레프트 포크(Left Fork)를 따라 내려오는 길입니다.


이 길은 레펠을 위해 하니스(harness)와

최소한 60ft(약 18m)의 로프를 준비해야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레프트 포크에서 출발하여

다시 레프트 포크로 돌아오는 길입니다.(이하 LF 길)


어느 길에서 출발하든 간에

약 10마일(약 16km) 정도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냥 산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오르락 내리락하는 산길을 걸어야 하고


물이 흐르는 시내를 

여러번 건너야 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바위를 넘어야하며 스크램블링까지 해야 합니다.


갈 때나 올 때 길을 잘못들면

10마일이 넘게 걸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2018년 7월 28일,

어느 그룹이 서브웨이에서 길을 잃고  

열사병으로 지쳐 그 다음날까지 헤매다가 

겨우 구조대에 의해 구조된 적이 있을 정도였죠.

이 이야기는 유타의 여러 지역 신문에 실렸습니다. 


그 다음은 장비의 문제인데

왕복 16km를 걸을 때 필요한 물과

서브웨이에서 먹을 음식과 간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카메라 바디외에도

여러 렌즈와 삼각대가 필요한데


이 정도의 장비만 챙겨도 

최소한 15파운드가 넘습니다.


물에 빠질 것을 대비하여

여분의 양말을 비롯한 이외에도

몇 가지를 더 준비해서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16km를

당일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캠핑할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걸음이 늦는 사람의 경우 

왕복에 12시간 넘게 걸리는데


그럴 경우 돌아올 때 어두워지기 때문에

처음가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길을 잃게 되며

숙련된 경험자라도  GPS 없이는 길을 잃을 정도입니다.  


원래 이곳은 

캐년니어링 장소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Canyoneering 이란

캐녀닝(canyoning)이라고도 하고

우리 말로는 캐녀니어링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자일이나 로프를 이용하여

레펠링(rappel, 현수 하강)하거나


스크램블링과 클라이밍, 점핑

그리고 물길을 헤쳐나가며 하이킹하는

여러 가지가 복합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이언 캐년은

미국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가장 널리 알려진 캐녀니어링 장소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서브웨이는 경치가 가장 뛰어난

캐녀니어링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브웨이를

와일드 캣에서 내려올 경우

어느 정도의 레펠링 실력이 있어야 하고


가슴 높이까지 오는 물을 

여러 번 지나거나 헤엄쳐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와일드 캣에서 내려오는 것은 무리입니다.


반면 레프트 포크에서 출발하여

다시 LF로 나오는 길은 누구나 다녀올 수 있죠.

다만 LF 길도 왕복 10마일이기 때문에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LF 길도

레프트 포크라는

작은 시내를 따라 계속 걷지만

내로우처럼 물속을 따라 걷지는 않습니다.


물론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일부러 물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서브웨이는

인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가려면 웨이브처럼 추첨에 응모해야 합니다.


물론 하루 출입 인원이 80명으로

웨이브보다 당첨되기는 훨씬 쉽지만


휴가철이 시작되는 

6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는

추첨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11월부터 3월까지는

찾는 이가 적어서 추첨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서브웨이에 들어가려면 퍼밋은 받아야 합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단풍이 물드는 가을철에

서브웨이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레프트 포크에서

늦게 출발할 경우(가을 기준)

낮 12시 이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아크 엔젤 폭포에 

빛이 얼룩덜룩하게 들어와서 

폭포촬영에 적합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일찍 출발하면


The Subway에 

빛이 들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지루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서브웨이(The Subway)에서

꼭 촬영해야 것 세 가지가 있는데

아크 엔젤폭포와 에머랄드 풀(Emerald Pool),

그리고 빛이 들어오는 서브웨이(The Subway)입니다.


서브웨이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는 사람은 이 가운데서

한 두 개를 빠뜨리고 서브웨이만 찍는데


나중에 돌아와서는 

“내가 이걸 왜 못찍었지?”라고 

후회하는 사람을 종종 보았습니다.  


2011년 가을, 

70대 어르신 두명과 50대 중반의 여성과 함께 서브웨이의 퍼밋을 받고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70대의 노인이 서브웨이에 도전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죠. 그런데 3분의 1쯤 갔을 때 어르신 한 분이 “아이구 죽겠다” 하시면서 그냥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아직 절반도 못왔는데 돌아갈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죠.  할 수 없이 우리는 잠시 쉰 다음에 제가 그 70대 어르신의 카메라 가방겸 배낭을 대신 들고 갔는데 너무 무거워서 카메라 가방을 열어 보았더니 카메라 바디 두 대에다가(그 중 한대는  마미야 645) 각종 렌즈까지 잔뜩 있어서 배낭 무게만도 30파운드쯤 되어 보였습니다. 그 분 배낭이 저의 것보다 더 무거워서 그 분의 배낭을 제가 어깨에 매고 저의 배낭은 그냥 손으로 들고 갔죠. 


  얼마쯤 더 갔을 때, 이번에는 다른 한 분이 자기도 더 이상 못가겠다며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그 분은 당시 한국 나이로 76세였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그분들이 쉴 동안 저의 가방과 다른 한 분의 배낭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서 카메라 가방을 내려놓은 다음에 다시 일행들이 쉬는 곳으로 와서 또 다른 어르신의 카메라 가방을 들고 갔습니다. 배낭 하나는 메고 나머지 두 카메라 가방을 양손으로 들고 가면 좋았었테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카메라 가방들이 너무 무거웠고, 가는 길 또한 양손에 카메라 가방을 들고 가기에는 쉽지않은  길이었습니다. 제가 왕복으로 왔다 갔다 하는 동안 그분들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 주었죠.


이렇게 그분들이 쉬는 동안 저는 왕복으로 오가면서 정말 힘겹게 겨우 서브웨이에 도착했습니다. 서브웨이를 촬영하고 돌아오는 길도 갈 때와 마찬가지로 제가 어르신들의 배낭을 대신 들어주었죠. 그분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다행히 50대 중반의 젊은 누님은 묵묵히 자기의 배낭을 들고 갔죠. 서브웨이로 가는 길은 처음에 출발할 때는 산 위에서 계곡 아래까지 한참 내려간 다음에 돌아올 때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와야 하는데, 돌아올 때 어르신들의 카메라 가방을 들어주면서 그 오르막길을 왕복으로 오르내리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날 밤 10시가 넘어서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그나마 제가 그분들의 배낭을 들어 주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분들은 큰 어려움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죠. 그런데 두 분 가운데 아무도 저에게 무거운 배낭을 들어주어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더군요. 그 자리에서도 그 후에도...  물론 고맙다는 인사를 들으려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2012년 봄, 

이번에는 등산을 하던 사람을 데리고 갔죠. 서브웨이까지 다녀 오는데  약 7시간 30분 밖에 걸렸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서브웨이 안에서 구경만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 돌아 나왔습니다.  


2012년 가을, 

이번에는 아줌마도 아니고 할머니도 아닌 60대 중반의 약간 나이든 누님, 자칭 젊은 누님 세분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은 전혀 등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출발하기 약 두 달 전부터 그분들에게 무사히 다녀올 수 있도록 운동을 하라고 일러 두었습니다. 출발 한달 전쯤에 다시 만났을 때, 운동을 하지 않으면 엄청나게 힘들 것이란 얘기를 해주면서 다시 한 번 남은 한달 동안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LA에서 자이언 캐년의 입구인 스프리링데일에 도착한 그날 저녁, 나이든 누님들은 미리 준비해간 재료로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며 서브웨이 안에서 4명이 먹을 두끼의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그 다음날, 서브웨이로 내려가는 길은 처음엔 내리막 길이라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내리막길을 다 내려간 다음에 개울가를 건너기 시작할 무렵 저는 이 누님들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세명에게 각자의 카메라 가방과 한끼의 음식과 한 병의 물만 가지고 가게하고 나머지 음식인 저의 것을 포함한 다섯끼의 음식과 과일, 나머지 물과 다른 분의 망원렌즈와 광각렌즈 하나, 그리고 저의 삼각대를 포함한 총 4개의 삼각대를 모두 제가 들고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어떻게 그 먼길을 4개의 삼각대와 나머지 음식을 다 가지고 갈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 분들의 삼각대 또한 가볍고 허접한 것이 아니라 모두 짓조나 맨프로토같은 튼튼한 것들이었습니다. 운동도 하지 않은데다가 이분들의 걸음이 너무 늦어서 일곱 시간 가까이 걸려서 서브웨이에 도착했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나가는 길은 올 때보다 더욱 힘들었죠. 서브웨이를 출발한지 1시간쯤 지났을 때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여섯 시간 이상 걸어갈 일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밤길을 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걸음이 빠르다고 해서 혼자 먼저 가서는 절대 안됩니다. 그럴 경우 나머지 사람들이 자연히 앞사람을 따라 가기 때문에 길을 잘못 들 수도 있고, 또 앞서가는 사람은 뒷사람의 페이스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뒤따라 가는 사람이 빨리 지치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팀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일행 모두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날이 어두워지면 서브웨이에서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왜냐하면 낮에도 트레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찾기가 쉽지 않고, 양쪽이 모두 깊은 계곡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지형도 비슷비슷해서 밤에는 300루멘의 강력한 랜턴으로도 올라가는 길을 찾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지금은 1,000 루멘이 넘는 플래시라이트도 있지만 당시만 해도 300루멘이 가장 밝은 랜턴이었죠. 


2011년에도 서브웨이에서 나갈 때 캄캄한 밤이었지만 GPS 없이도 길을 잃지 않고 곧바로 출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땐 제가 앞장서서 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앞사람 챙기랴 뒷사람 돌보랴 하는 와중에 출구가 정확히 어디쯤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 왔을 때 출구로 나가는 길에 다다랐다는 직감으로 앞서 가던 사람에게 소리를 질러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이 출구같으니 그리로 올라가자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그 길이 출구였고 우린 그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죠. 출구에서 주차장으로 나가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 길이었습니다. 이 세분의 나이든 누님은 제가 작년에 데리고 왔던 세 명을 어떻게 데리고 갔다 왔는지 이미 다른 사람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갔던 사람들과 이들은 모두 서로서로 아는 사이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힘들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세명의 누님들은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주저 앉았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올라가는 길에 제가 작년처럼 한 사람씩 카메라 가방을 들어주었죠. 이 날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다녀온 이들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제가 삼각대와 가방을 들어준 데 대해 늘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그 때 일을 회상하며 그 때가 너무 좋았다고들 말하곤 했습니다.   


2013년 여름, 

저를 포함 3명이 퍼밋을 신청하여 한 명은 떨어지고 두 명이  네 사람씩 들어갈 수 있는 퍼밋을 받았습니다. 서브웨이에 들어가는 날짜는 7월 23일이었습니다. 그런데 7월 21일 밤부터 22일 오전까지 자이언 캐년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비지터 센터에 갔더니 레인저가 말하기를 “서브웨이에 들어가는 것을 말리지는 않겠다.” 고 말하면서 그곳으로 가는 길의 상황이 어떤지 비디오 촬영한 것을 보여주었는데 엄청나게 빠른 급류가 흐르고 있어서 목숨 걸고 가야할 상황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서브웨이 대신에 히든 밸리로 향했습니다.


2013년 가을, 

이번에는 60대 초반의 누님과 50대 초반의 누님, 그리고 저랑 나이가 비슷한 2명의 여자, 이렇게 5명이 서브웨이로 가게 되었습니다. 앞서 두 번이나 서브웨이에서 고생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3개월 전부터 이들과 함께 등산하며 직접 체력 훈련을 시켰습니다. 모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서브웨이로 내려가는 내리막 길을 다 내려간 다음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명이 발에 쥐가 난다며 주저앉았습니다. 그래서 급히 배낭을 내려놓고 종아리를 주물러 쥐가 난 것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한 명도 다리가 아프다고 하길래 할 수 없이 뭉친 근육을 풀어주었습니다. 비록 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한 명이 개울을 건너다 물에 빠지는 바람에 고생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번과 같은 그런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다리가 아프다는 사람들을 몇 번 더 주물러 준 것 외에 별 어려움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서브웨이에 다녀온 후에 네명 다 퍼져서 그 다음날 오르기로  예정된 앤젤스 랜딩은 오를 수 없었습니다. 


2018년 11월 14일  화요일,

 5년 만에 다시 서브웨이를 찾았습니다. 원래 5명이 가기로 했지만 두 명은 개인 사정상 갈 수 없게 되었죠. 한 명은 급한 집안 사정으로, 다른 한 명은 가족의 버지니아 여행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동행하지 못한 두 명 모두 서브웨이를 무지하게 가고 싶어했지만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죠. 예년보다 좀 늦은 시기라서 단풍이 없을 것 같아서 하루 전날 자이언 캐년에 도착하여 퍼밋을 받은 후 서브웨이에서 사용할 단풍을 모았습니다. 원래는 엔젤스 랜딩에 오른 후에 서브웨이로 가기로 했지만 체력이 부담스러워 엔젤스 랜딩은 접었습니다. 서브웨이 촬영을 마치고 돌아올 때 약 두 시간 동안 캄캄한 밤길을 걸었죠. 5년 만에 다시 서브웨이를 찾았지만 밤길을 걷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개울을 건널 즈음에 길이 약간 헷갈렸습니다. 저 개울을 건너야 올라가는 길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른쪽에 잘 닦여진 길이 있어서 잠시 머뭇거린 다음에 개울을 건너는 대신에 오른쪽 길을 택했습니다. 만약 낮이라면 당연히 그 개울을 건넜겠지만 밤에는 개울 이쪽에서 보는 것과 건너편에서 보는 것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으므로 잠시 착각했던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잘 닦여진 길을 1-2분쯤 걸었을 때 그 끝은 낭떠러지였습니다. 그래서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서 처음에 염두에 두었던 그 개울을 건넜습니다. 그 개울을 건너자 곧 산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고 우리는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죠. 마지막에 5분 정도 헤맨 것을 제외하면 별 어려움없이 무사히 서브웨이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올라와서 시간을 계산해보니 사진촬영을 포함하여 약 1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사진과 글: 주안(Juahn Yoon)


더 많은 사진을 보시려면 ⇒ https://blog.naver.com/west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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